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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전 충남도지사가 세종시 논란과 관련 '원안추진'을 강조하며 갈등 해소를 위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 전 지사는 15일 오후 2시 충남도청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세종시 문제에 대한 접근은 일방적"이라며 "정부가 국가와 충청을 위해 국민 갈등과 혼란을 통합하는데 지혜를 모으자는 제안을 해온다면 자연인 신분으로 충청민의 염원과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사직 사퇴 선언 이후 처음으로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지사는 이후 행보에 대해 "호시우행(虎視牛行) 하면서 도민들의 상처와 박탈감을 보듬어 도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호시우행은 '호랑이처럼 예리한 눈으로 보되, 행보는 소처럼 끈기 있게 하겠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논란에 대한 해법과 관련 "설득과 대안보다는 우선 마음이 상해 있는 충청인의 마음을 갈아 앉히는 게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총리가 방문한 들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진단했다.

 

"'원안추진'이 최선"

 

그러면서도 정부가 마련 중인 세종시 수정대안에 대해 "섣부른 대안은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전 지사는 우선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 따른 인센티브가 강할수록 기업도시나 혁신 도시, 경제자유구역을 추진 중인 다른 지역의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정대안이 마련되더라도 2월 국회통과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재정적으로도 2011년 예산에 반영할 만한 국가재정력 여유가 없다"며 "법적, 재정적인 실행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좋은 대안이 나올 것 같지 않고 따라서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원안추진'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정운찬 총리의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착공과 일부 완공' 약속에 대해서도 "설령 2011년에 예산을 반영하더라도 도시계획 변경 등 절차를 밟아 2012년 사이에 착공, 완공하기는 힘들다"며 "이는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의 얘기로 결국 대통령에게 부담되는 (지키지 못할) 말씀"이라고 혹평했다.   

 

한나라당 지키면서 세종시도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전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남아서 싸웠어야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종시 수정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국가라 할 수 있느냐"며 "'원안추진'에 대한 정치적 의사표시로 사퇴를 절박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 남아 세종시 원안사수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해 나가돼 정부와 지역민의 갈등을 통합, 조정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부가 마련 중인 세종시 수정대안에 대해서는 법적, 재정적 담보력이 취약하다고 밝힌 만큼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역할론의 시기는 정부 대안이 나온 이후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자연인 신분으로 게다가 '한나라당'을 지키면서 세종시 원안사수를 위해 그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이 전 지사 또한 세종시 사수를 위한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화 도지사직무대행(행정부지사)과 도본청 전 실국장들은 이날 중앙현관으로 나가 이 전 지사를 마중했다. 14일 자로 지사직 신분을 잃은 이 전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 직후 각 실과를 돌며 공무원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는 것으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태그:#이완구 전 지사 , #세종시, #행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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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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