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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공주대학교(총장 김재현)가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수정을 전제로 설문조사를 벌여 비난을 사고 있다.

 

공주대학교 세종시캠퍼스추진팀은 현재 교직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세종시 교육 ․ 청사진에 대한 의견수렴'이라는 제목의 설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두 6문항의 설문은 첫 문항부터 세종시 원안수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공주대 세종시 캠퍼스 추진팀은 '세종시 조성 키워드 3개를 선택하라'는 문항에서 예시로 ① 융복합도시 조성 ② 녹색성장도시 조성 ③ 글로벌 교육도시 조성 ④ 첨단과학도시 조성 ⑤ 문화중심도시 조성 ⑥ 산업도시 조성 ⑦ 기타 등을 제시했다.

 

이는 모두 정부가 세종시 수정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공주 연기지역 주민을 비롯 지방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세종시 원안 조성' 안은 온데간데없다.  

 

공주대학교는 나머지 문항도 세종시의 교육기능 중요도와 교육 사업 아이디어, 세종시에 들어섰으면 하는 고등교육기관이나 대학을 묻는 설문으로 채워 넣었다.

 

선택 문항에 정부 수정대안 만... 세종시 원안 왜 없나? 

 

이에 대해 강신천 공주대 세종시캠퍼스추진팀장은 "대학 기획처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순수하게 세종시에 공주대 캠퍼스 조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내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일 뿐 세종시 원안수정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주대 내부 구성원들의 시각은 다르다. 공주대 한 관계자는 "설문에는 공주대의 세종시 이전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은 단 하나도 없고 세종시에 들어서야 할 교육기관만을 묻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공주대 세종시 캠퍼스 조성에 대한 의견수렴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정부가 대안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는 교육도시 조성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역 내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 대안으로 제시하는 교육도시 조성이나 국립대 캠퍼스 조성안의 경우 "재정권이 없는 대학 캠퍼스를 통한 교육도시 성공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행정중심이 빠진 상태에서 교육도시나 국립대 캠퍼스 이전 안 등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설문이 지난 6일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주대 총장 및 일부 보직교수들이 만난 이후 대학본부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의혹을 크게 하고 있다.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충청권을 방문해 공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충청권 국립대 총장들과 만나 세종시 대학 캠퍼스 구축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대의 경우 이 자리에 총장을 비롯 일부 보직교수들도 함께 참여했다. 공주대는 오는 16일에는 세종시 관련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충청권 국립대 총장 만남 이후가 수상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성명을 통해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행정도시 백지화를 위한 여론몰이용 수단으로 의견수렴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공주대가 정부의 행정도시 백지화 여론몰이에 앞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행정도시 사수를 염원하는 지역민과 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이름으로 공주대를 규탄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강신천 공주대 세종시캠퍼스추진팀장은 "세종시 캠퍼스 추진에 대한 내부 학교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차원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의견수렴 결과가 나오더라도 대외적으로 발표하거나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태그:#공주대, #세종시, #원안사수, #원안수정, #행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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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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