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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7일 지방언론사 간부들과 오찬에서 세종시 수정·4대강 추진 등에 비판적인 언론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지방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초청 오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세종시와 4대강 등) 국가백년대계에 관련된 것은 감성적으로 대해서는 아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최근 들어 '세종시 수정' 등 이명박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가 많은 지방언론사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는데, 대통령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장지태 <부산일보> 편집국장이 "앞으로 남은 임기 3년 동안 지역균형발전이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시선이 많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지방지 보도가 선정적·감성적"이라는 비판으로 받아쳤다.

 

"특히 언론에서는 또 지방지에 있어서는 그 지역에 따라서 어쩌면 지역 사람들이 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선정적으로, 감성적으로 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제가 보면서 걱정스럽게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이것이 옳은 길인가,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중략) 왜냐하면 이 위기를 넘기면서 세계 모든 언론들이 자국에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언론 보도의 경향을 보면 나는 많은 것을 배울 것이 있다, 저는 이렇게도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정말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고 있는 지역 언론이 있다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이제까지 (세종시 계획이) 두세 차례 바뀐 과정은 정치적이었지만 지금부터 추진하려는 세종시 계획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것이고, 충청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입을 타격을 걱정한 나머지 정치권 일각에서 '세종시 수정 후퇴론'도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의 기조에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을 꺼낼 시점을 내달로 미뤄놓은 상황에서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섬진강에 추가로 예산이 들어갔는데 호남에 시도지사, 지방자치단체장, 의회 의장 모두 섬진강도 좀 영산강과 같이 해줘야 한다는 제안 때문에 사실 추가로 넣게 됐다"고 말했다.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발원해서 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광양시 경계를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데, 4대강 다음으로 큰 강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섬진강을 강조함으로써 4대강 예산의 적잖은 부분이 호남 지역에 지원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4대강 예산을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호남의 일부 단체장들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또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를 많은 분이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4대강 반대여론을 맞받아쳤다. 지난달 27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반대하는 분들도 (상황을) 상당히 알고 있으면서도 반대한다"고 비꼬았던 것을 생각하면, 대통령의 뜻도 별로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태그:#세종시,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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