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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시 강남구는 농업기술센터 옛부지에 뮤지컬 전용극장과 실내 골프연습장, 헬스장 등을 갖춘 855억 원짜리 명품(?) 주민센터를 짓기로 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강부자 천국' 강남구에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설비를 갖춘 6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 문화센터를 짓는데 들어가는 건축비는, 올해 2월 지하1층, 지상13층 규모로 개청한 울산광역시 신청사의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강남구에도 점심을 굶는 결식아동들이 있고 저소득층도 상당한데 구에서 '럭셔리 주민센터'로 위화감과 사회적 차별을 조장하다는 비판-지탄이 일자, 결국 도곡1동 주민센터는 뮤지컬전용극장보다 규모가 작은 심포니홀을 갖춘 복합건물로 건립키로 했다. 그래도 주민센터 하나에 무려 525억원이다.

 

더불어 경기도 성남시도 초호화 '아방궁' '펜트하우스' 청사 논란으로 전국적인 비난을 받았다. 울산시가 리모델링 등으로 적은 비용(732억원)으로 효율성을 높인 것에 비해, 성남시는 무려 3222억원이란 혈세를 신청사에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특히 호화 청사 논란의 중심인 성남시장실은 주민들은 물론 직원들도 찾아가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는데 비해, 규모가 지나치게 컸고 집무실 내실에는 침대까지 놓여있고 시장실 전용 엘리베이터 또한 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샀다. 

 

 

인천 남구 '1동 1도서관 조성' 계획으로 도서문화 확산기여

 

이렇게 지자체들이 예산낭비-전시행정이란 지적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호화 청사를 지은 게 이번 기회로 제동이 걸리자, 경기도도 신청사 건립에 눈치를 보고 있다 한다.

 

관련해 '정신나간' 지자체들에게 모범-모델이 될만한 주민센터가 있어 소개코자 한다. 인천시 남동구 학익2동 주민센터가 바로 그곳인데, 주민센터 윗층에는 지혜로운 학나래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1층은 주민센터가 사용하고 2,3층은 어린이 열람실, 아기천사방 등 어린이 전용공간과 종합자료실, 일반열람실, 정기간행물실, 디지털자료실, 미니음악홀로 꾸며져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으며, 도서대출도 가능하다. 인천 서구 석남동의 어린이도서관과 닮은 꼴인데, 학나래도서관은 특이하게도 주민센터와 공생하고 있다.

 

공간 효율성과 이용자 편의성, 소외된 계층의 문화생활을 고려한 '주민센터+도서관'이다. 인천 남구는 실제 '1동 1도서관 조성'을 계획하고 숭의2동, 주안1동, 주안5동 등 7개 동에 어린이 도서관을 마련한 상태다. 그 첫번째가 바로 2007년 2월 개관한 학나래 도서관이다.

 

이후 독정골 어린이도서관, 복사꽃 어린이도서관, 석바위 어린이도서관, 관교-숭의-쑥골 어린이도서관 등이 잇따라 개관해 어린이도서관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 서구도 어린이도서관을 심곡동에 건립할 계획이다. 시민없는 초호화 청사보다 지역민과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한 주민센터와 도서관의 만남이 참 반갑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학익2동주민센터, #성남시, #시청사, #학나래도서관, #초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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