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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다가서는 곳, 별마로 천문대

 

 1박 2일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부분은 별마로 천문대에서 촬영된 곳이었다.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재미와 웃음, 감동까지 주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별마로 천문대는 강원도 봉래산의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다. 방송만 보고서 별다른 생각없이 가자고 마음먹었는데 내비게이션에 나타난 높이 856m라는 숫자에 한 번 말을 잃었고 실제로 급경사도로를 올라가면서 두 번 말을 잃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마로 천문대 뒤에서 밑의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세 번 말을 잃었다. 낮에 방문했기 때문에 별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위에서 내려다본 동강과 서강은 그 곳에서 자기를 봐주기 원하는 양 고고하게 빛나고 있었다.

 

별은 볼 수 없었지만 마침 그날 그곳에서 행글라이딩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쉽게 볼 수 없는 기회였기에 찬 바람을 맞으며 정상에 서서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찬 바람을 가르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하늘을 달리는 이카루스가 된 느낌이었다.

 

라디오스타의 감동을 다시, 이색 벽화들과 간판

 

 서울에서는 최근 디자인 수도를 모토로 다양한 재개발과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이것에 대한 평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강원도에 있다.

 

영월은 영화 라디오 스타의 배경이 된 고장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는 것처럼 도시 곳곳에는 라디오 스타 촬영지를 안내하는 간판이 붙어있기도 하고 실제 지나다니면서 낯익은 곳도 보인다. 촬영지 안내 간판은 도시 미관을 헤칠 정도로 커다란 것이 아니라 유심히 거리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면 보이는 크기이기 때문에 쏠쏠한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포스터 속의 두 배우를 벽화로 그려놓아 또 다른 관광 효과를 만들고 있었다.

 

 이 옆 거리로 들어서면 특이한 간판들이 많다. 정말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보여주면서도 디자인의 미학을 잃지 않고 주변과 어울리는 모습이 자연과 주변환경, 그리고 사람이 어울린 진정한 디자인 도시라는 느낌을 주었다.

 

석양과 함께 마무리 한 곳, 청령포

 

 청령포가 방송에서는 청룡포로 표기되어 잠깐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표기는 청령포가 맞다.

 

 강에 떠있는 모래섬이 천연의 유배지를 만들어놓고 비운의 왕 단종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섬은 세상과 떨어져 있었다. 작고 얕아보이지만 섬을 둘러싼 강줄기는 깊고 찼다. 더이상 왕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것같은 강물은 투명하게 밑바닥까지 보이고 있었다.

 

YB팀이 배를 놓쳐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은 선착장에는 이미 석양이 지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숲에 들어서니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가 돌아다니던 숲 속 마을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조용한 숲 속에서 잠시 앉아 손에 쥐고 있던 MP3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있자니 전날까지 기자를 답답하게 했던 것들이 나와는 다른 일인 것 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배를 타고 다시 나오는 길에는 발걸음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짧은 여행이 이렇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해외여행이나 배낭여행처럼 거창하게 짐을 싸고 푸르는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청령포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들었던 My Aunt Marry의 노래 '푸른 양철 스쿠터'의 가사처럼 '시간을 잠시 멈춰 세우고 은빛의 바람 속을 뛰는 가슴 높은 엔진 소리로 멀리 떠나온' 그때 그 영월에서, 혹은 아직 알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곳곳을 돌아보자.

 

 기자는 굳이 먼 곳이 아니더라도 거창하지 않더라도 소소하게 일상을 던지고 떠나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차가 없으면 조금 더 힘이 들겠지만 그 고단함보다 더 많은 빛나는 추억과 기억을 담아올 수 있을 것이다.


태그:#1박2일, #디자인, #영월, #강원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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