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상모 행복마을의 전통한옥.
 상모 행복마을의 전통한옥.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한옥(韓屋)은 전통 한국 건축양식을 사용하는 재래식 집을 말한다. 조선집, 한식집이라고도 하며, 양옥의 반대말이다. '한옥'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나오는 것은 융희 2년(1907년) 4월 23일에 쓴 '기사에 관한 조복문서'인데, 돈의문에서 배제학당에 이르는 정동길 주변을 기록한 약도에서 이 말이 쓰였다고 한다.

한옥이란 한국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말한다.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은 다양한 왕조를 거치며 변모해 왔으나, 현재 가장 많이 선호되는 양식은 조선왕조의 양식을 주로 따르며, 부분적으로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따르기도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한옥은 초가집, 너와집, 기와집 등 한국의 전통 건축물을 포괄하여야 하나, 한국에서의 대중적 의미의 한옥은 기와집만을 의미하게 되었다. 한옥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서양식 주택, 아파트 등에 밀리고, 좁고 추워서 살기에 불편하다는 이유 등으로 우리의 주거문화의 중심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그러나 2000년대에 이르러 한옥의 자연친화적 기능과 치유의 효과에 힘입어 서울 북촌과 전주 교동의 한옥마을 등 그동안 소외받고 있던 한옥이 전국 곳곳에서 새롭게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적인 병인 아토피나 천식 등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한옥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도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한옥체험을 하기 위하여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의 한옥 민박집을 찾고 있어 한옥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행복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승옥 과장.
 행복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승옥 과장.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지난 11월 21일, 직장에 다니면서 만학의 캠퍼스에서 만나 인연을 맺고, 년 2회 부부동반으로 모임을 갖고 있는 한벗회 회원들과 함께하는 1박 2일의 모임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서울, 경남 진주, 밀양, 광주, 경기도 과천 등에서 회원 부부 14명이 참석했다.

이번 모임의 성격은 한옥체험으로 장소는 함평 해보면 상모행복마을. 이곳을 추천한 주인공은 전라남도 이승옥 행복마을 과장. 이 과장은 장소 추천은 물론, 1박 2일 동안 가이드 역할을 자청하며, 한옥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의지를 보여 주었다.

오후 4시, 전남도청 8층 행복마을과에 집결하여 이 과장으로부터 행복마을과 1박 2일 동안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행복마을 조성사업은 농촌살리기 사업

전라남도 행복마을 과장 이승옥(53) 서기관은 "행복마을은 낙후되어 있는 농촌마을을 사람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 현 주민들과 후손들이 정착하고, 도시민들이 돌아오는 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전라남도가 2007년부터 도정의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그동안 한옥 신축 자금으로 112억원, 마을 기반 공사비로 54억 원 등 총 166억원의 도비가 투입되어 현재까지 39개 마을 650동의 한옥을 건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1개 마을에서 10가구 이상의 주민들이 한옥 건립을 신청하면, 심사하여 1가구당 도비 2천만원, 군비 2천만원, 은행 융자 3천만을 년 2% 장기 저리로 융자 지원하였으나, 한옥에 대한 신청이 쇄도하여 내년부터는 공모제로 전환하여 500여 가구 정도를 선정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과장은 "한옥 민박, 농촌 체험프로그램, 친환경 농특산물 직거래 등 3가지가 행복마을의 소득 창출방법인데, 이 모두가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돌아오게 하는 흡인력이 있다"며 "도시민들이 이주든, 방문이든 일단 돌아오면, 농촌의 활력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행복마을이야말로 농촌의 활력을 회복하는 성공모델이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한옥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추진에 애로가 있었다"며 "한옥 건립시 보조, 융자를 해줘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전통 한옥의 단점을 개선해 내부를 아파트 구조로 설계한 생활한옥을 보급한 뒤,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전남도청 청사 23층에 마련된 전망대 안 풍경.
 전남도청 청사 23층에 마련된 전망대 안 풍경.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사무실을 나와 이 과장의 안내로 전남도청의 23층에 마련된 전망대로 이동했다. 2005년 10월 전남 무안군 삼향면에 세워진 전남도청은 전남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4년 동안 무려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시내 전역은 물론, 남쪽으로 펼쳐진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행복마을에 대한 홍보 사진 전시, 전라남도의 특산품 소개, 잘 가꾸어진 화단과  아름다운 꽃들, 널부른 영산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망원경, 관광홍보 영상물 방영, 관광안내소 등도 인상적이다.

전남도청을 나와 목포 유달산 근처 한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회원 간 정담을 나누고, 유달산 노적봉에서 목포의 야경을 구경하고, 행복마을로 이동했다. 상모 행복마을은 목포에서는 약 50분, 광주에서는 약 40분 거리에 있었다. 산속 깊은 오지로의 여행, 그 황홀한 느낌이었다.

유달산 노적봉에서 한컷.
 유달산 노적봉에서 한컷.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행복마을에서 추억의 고향을 만나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 상모 행복마을에 도착하니, 그동안 이곳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총 지휘했다는 윤석률 추진위원장, 윤길수 이장, 이명숙 사무장 등 동네사람들이 나와 우리 일행들을 따뜻하게 반긴다. 숙박 장소는 윤석률 위원장 댁.

며칠 전에 집이 완공되어 우리 일행들이 처음으로 민박 손님으로 마수한다는 이집은 30여평의 한옥집으로 방이 3개, 화장실이 2개, 부엌, 거실, 마루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랑채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 아파트 생활의 편리한 시설도 다 갖추고 있었다. 민박료는 2인 1실 기준 하룻밤에 6만원, 단체로 집 전체(방 3칸 및 거실)를 사용하면 20만원. 식사포함.

이집은 집 앞으로 널부른 개천이 자리 잡고 있고, 옆으로 녹차밭과 물레방아가, 뒤로 우거진 삼림이 병풍림처럼 에둘러쳐 있어 환경이 매우 좋다. 한지와 목재, 기와, 구들장, 황토 등이 추억의 고향 냄새를 한껏 느끼게 한다.

우리 일행이 묵은 윤석률씨 댁 한옥집.
 우리 일행이 묵은 윤석률씨 댁 한옥집.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자리에 앉자마자, 집주인 윤석률씨가 환영의 인사말과 함께 과일과 음료수, 이곳 녹차나무로 빚었다는 녹차, 복분자 술 등 넉넉한 시골 인심을 베풀면서 동네 자랑과 함께 이곳 한옥 행복마을의 조성 경위 및 현황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윤 위원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을은 겨우 50여 가구 130여명이 쌀농사로 연명하는 평범한 농촌마을이었다. 그러나 전라남도의 행복마을 조성사업으로 2007년부터 2009년 11월 현재까지 12채의 한옥집을 완공함으로써 이제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특별한 농촌마을로 변신하였다"며 "초기에는 한옥이 비싸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력이 약한 농촌 사람들에게 한옥은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라남도와 함평군의 지원, 이승옥 행복마을과장의 남다른 한옥에 대한 열정과 도움(전국 최초로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예산을 타내 행복마을 사무장 36명을 17곳 마을에 배치하여 행복마을 조성사업의 실무지원과 찾아오는 방문객 등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 등을 지원),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사랑이 큰 힘이 되어 행복마을로 재탄생되었다"고 말했다.

집주인 윤석률씨로부터 상모마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우리 회원들.
 집주인 윤석률씨로부터 상모마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우리 회원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이어 "내년에도 추가로 5채의 한옥 집을 지을 계획이다"라며" 한옥집이 좋은 점은 황토에서 원적외선이 나오고, 나무에서 피톤치드가 나와 건강에 좋고, 공기가 잘 유통되어 인체에 좋고, 전통미가 있어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함평(咸平)은 조선 태종 9년(1409)에 함풍현과 모평현을 합치면서 함풍에서 '咸'자를, 모평에서 '平'자를 따와 붙여진 이름이다. 이 때문에 모평마을은 함평군의 모태가 되는 마을인 셈이다.

남도지방 고유의 모양새를 갖춘 반가(班家)의 고택과 정원, 누각, 정자, 원두막, 물레방아, 돌담, 샘이 정겹게 남아 있는 모평마을은 최초 함평 모씨(牟氏)가 개촌(開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460년께 윤길(尹吉)이 90세의 나이에 제주도로 귀양 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곳의 산수에 반해 정착하면서 파평 윤씨의 집성촌이 됐다.

모평의 파평 윤씨 입향조인 윤길은 당시 '골짜기에 끼는 구름이 신선도를 보는 듯 천하일품의 경관'이라고 감탄해 마을이름을 '운곡(雲谷)'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고택은 대부분 인적이 뜸한 곳에 터를 잡기 마련.

윤관장군의 영정을 모신 마을입구에 있는 사당 수벽사.
 윤관장군의 영정을 모신 마을입구에 있는 사당 수벽사.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이곳 한옥집은 마치 고향 집에 온 것 같이 편안하고 아늑하다. 건물 하나와 소품 등이 모두 고풍스러워 옛 추억과 전통의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특히 구들장은 어렸을 때 아궁이에 장작을 태워 아랫목을 데워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던 가난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파노라마처럼 회상케 한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사방을 둘러보면 짙푸른 산야에 눈이 열리고 집 앞 개울물 소리가 정겹게 다가오던, 밤이 깊어 아랫목 구들장에 몸을 맡기면 문살 사이로 스며드는 은은한 달빛에 취해 이내 단잠에 빠져들곤 했던 고향의 추억... 절로 생각난다.

우리들은 한옥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로운 공간속에서 건강과 가정행복 등의 정담을 나누며,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뜨끈뜨끈한 구들장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마을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충노 도생비.
 마을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충노 도생비.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마을 구석구석이 보물인 상모마을

다음 날 아침, 한층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회원들과 함께 동네를 구석구석 산책했다. 감 홍시보다 더 붉은 아침 햇살이 환한 웃음으로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황홀한 자연의 속살로 인도하며 충만한 행복감을 안겨준다.

먼저 윤씨 제각 뒤편, 좌측 돌계단을 따라 오르니, 참나무와 상수리 잎들이 수북이 바닥에 누워 지나가는 길손들의 마음에 사랑의 오작교를 놓는다. 왼편 논두렁을 마주하고 황토 기와집이 줄줄이 보인다. 야생녹차밭, 오죽(烏竹), 편백나무, 삼나무, 육송이 숲을 이룬 길이 산책로를 이루고 있다. 이 마을의 숨은 관광자원이요, 소중한 보물이다.

중간쯤에서 좌측으로 빠지니, 고려 문숙공 윤관장군의 영정을 봉안한 수벽사 지붕과 임곡정이 기다리고 있고, 마을 끝트머리에는 우측 산비탈에 고즈넉이 자리한 고택 '영양재'가 발길를 멈추게 한다. 과거 윤상용이 사용했다는 '영양재'는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웅장하기보다는 옛 선비의 검소함과 풍류가 느껴지는 아담한 건물이다.

수령이 수백년 된 해보천의 능수버들.
 수령이 수백년 된 해보천의 능수버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마을 중간쯤 솟을대문 사이로 '귀령재'라는 편액이 눈길을 끈다. 1855년 이조정랑, 사간언정언, 사헌부대사 등을 거친 윤자화의 휴식처란다. 그 옛날 부모의 3년상을 치르기 위해 '귀령재'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외에 조선시대 천석꾼이 사용했던 김오열 가옥과 파평 윤씨의 제실인 임천정사, '모평헌'이라는 민박집도 멋스러운 고택의 풍미를 그대로 내보인다. 천년고찰 용천사, 원산마을로 가는 송산유원지 길목에 있는 칡넝쿨, 싸리, 자귀나무꽃길을 헤집고 가는 4㎞ 거리의 트레킹 코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다. 과거 관아의 우물로 사용됐던 '안샘'은 마을 천년역사의 상징. 지난 천년 동안 마를 날 없이 솟는 샘물은 아직도 먹는 물로 사용할 만큼 맑고 깨끗하다.

마을 뒷편에 자리잡고 있는 녹차, 대나무, 편백나무 숲길 임천산 산책로.
 마을 뒷편에 자리잡고 있는 녹차, 대나무, 편백나무 숲길 임천산 산책로.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천년동안 같은 양의 맑은 약수를 콸콸 쏟아내고 있는 안샘

모평마을은 고려시대 모평현 소재지로써 고을관아가 자리했던 곳으로 고풍스런 한옥이 아름다운 마을이며, 함평군이란 지명도 모평마을에서 유래가 되었다.

한국전쟁의 치열한 격전지였던 이곳 옛 동헌터와 객사터 등 관아 건축물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동헌터에 위치한 안샘만은 천년의 세월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동헌의 내아터에 위치했다 하여 안샘이라 불리우는 이 샘은 뒷산 임천산의 왕대나무와 야생녹차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는 군락지 덕분에 물맛이 상큼하고 뒷맛이 깔끔하며 연중 13도시를 유지하여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덕분에 천년 동안 마을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천년동안 같은 양의 맑은 약수가 나온다는 안샘.
 천년동안 같은 양의 맑은 약수가 나온다는 안샘.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이 마을에는 다섯 군데의 샘이 있다. 안샘은 원님들의 전용 샘이었다. 동네사람들은 싱건지, 간장, 술, 된장을 담글 때 안샘의 물을 사용했다. 안샘 물의 양은 신기하게도 가뭄이나 홍수에도 변함없이 일정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안샘은 정유재란 당시 윤회라는 이 마을의 장군과 그 부인이 일본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이 집의 노비 사월과 그의 남편 도생이 윤회의 3살 난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이 안샘에서 새벽에 정안수를 떠다가 치성을 드린 덕분에 참의공이라는 벼슬길에 오르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 샘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노비 사월과 그의 남편 도생의 충절을 기리는 충노 도생비가 마을 입구에 설치되어 있어 그때의 전설이 역사적인 사실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함평 제일의 민박촌 상모행복마을.
 함평 제일의 민박촌 상모행복마을.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아이들에게는 산교육장,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농촌체험

마을을 한바퀴 돌아 다시 시작점에 이르니, 신천강씨 열녀각과 충노 도생비, 임곡정, 해보천의 느티나무 숲이 소중한 역사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풍광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해보천을 따라 조성된 숲은 세찬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인공방풍림. 느티나무 30그루와 팽나무 12그루,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중 500살 먹은 높이 25m, 둘레 5m의 느티나무는 '마을나무'로 지정됐다.

영화 민박집.
 영화 민박집.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시간이 멈춰선 듯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모평마을의 멋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하룻밤 묵어가는 게 좋다. 고택체험은 호텔이나 리조트에 묵는 즐거움을 초월한다. 아이들에게는 산교육이자 어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농촌체험도 다양하다.

모평권역  농촌종합개발사업운영회 이명숙 사무장은 "이곳에 오시면, 누구나 임천산 녹차체취 체험과 녹차떡케이크 만들기, 고택에서 과거시험보기, 물레방아 찧기, 오디따기, 이른 아침에 처음으로 안샘에서 온 정안수와 임천산의 야생녹차를 이용한 녹차시루떡을 만드는 체험, 숲 해설을 곁들인 용천사 자연탐방, 갯벌체험 등은 물론, 아궁이에 장작을 지펴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으며, 산내리 원산마을의 누에체험, 상곡리 운곡마을의 물고기잡이, 산내리 잠월미술관의 도예와 천연염색, 수묵화그리기 등의 다양한 체험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곳 마을에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여치, 반딧불이, 백로, 황새 등의 동식물과 동네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 등 채소, 쌀, 곡식, 녹차 등 친환경농산물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푸짐한 아침 식탁.
 푸짐한 아침 식탁.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직접 심은 콩과 물맛이 좋은 장을 넣어 만든 청국장

아침 식사를 영화민박집에서 우리네 백반으로 했다. 식탁은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싱싱한 채소와 곡식, 재료들로 만들어진 웰빙식탁이다. 밭에서 갓 뽑은 배추와 상추, 깻잎과 겨우내 말려뒀던 시래기, 산나물, 들나물 등이 밥상을 가득 메워 자연 그대로의 음식맛을 느끼게 한다. 특히 청국장은 그 맛이 최고다.

3년 전부터 민박을 시작했다는 이곳 민박집의 주인이며, 전라남도 문화관광해설가이기도 한 윤영씨는 "기존의 한옥집을 리모델링하여 민박을 시작하여 지금은 전남 민박집 검색 순위 2위로서 년간 약 1천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면서

'모평헌' 민박집 대문의 편액이 인상적이다.
 '모평헌' 민박집 대문의 편액이 인상적이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우리 집 식탁에는 손수 재배한 무공해 배추와 저농약, 무농약, 우렁이 농법 등으로 생산한 쌀, 3년 동안 땅속에 묻어 둔 묵은 지와 신건지, 새우에 매실을 넣은 젓갈, 마을에서 직접 심은 콩으로 구들장 방에다가 청국장(메주)를 띄워 물맛이 좋은 장을 넣어 만든 청국장 등건강 식품만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홍순자 할머니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아 3대째 대를 잇고 있다"며" 민박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청국장을 사가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33인의 정신을 새겨 만들었다는 33개의 돌계단과 사랑채, 잔디 마당, 아기자기한 소품, 돌담길 같은 흙담, 잘 지어진 한옥집의 풍채 등 이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한옥집의 또 다른 향기와 매력에 우리 일행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탄성을 질렀다.

이곳에는 기존의 한옥 집을 리모델링한 영화민박과 한림민박이 3년 전부터 민박을 시작하였고,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해에 내려와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와 민박을 시작한 '모평헌'의 이수옥씨 집이 올 7월부터, 이번에 완공된 15채의 집들이 며칠 전부터 하나 둘씩 민박을 시작하고 있다.

'모평헌'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이수옥씨 집 - 7년간 담그고, 15년 동안 햇볕에 말린 목재로 지은 한옥집이어서 목재의 색감이 유난히 붉다.
 '모평헌'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이수옥씨 집 - 7년간 담그고, 15년 동안 햇볕에 말린 목재로 지은 한옥집이어서 목재의 색감이 유난히 붉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우리 일행은 이 마을에서 특별히 붉은 색 목재로 지어진 아름다운 한옥집 이수옥씨(55) 의 사랑채에서 허브차와 과일, 과자 등의 훈훈한 시골인심과 정을 대접받으면서 꿀맛 같은 망중한의 시간을 즐겼다. 이집은 냉장고, 싱크대, 화장실 등 편리한 시설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어 민박집으로도 최상이었다.

이수옥씨는 "오랜 기간 빈집으로 방치된, 잡초 우거진 한옥 고택을 수리하고, 문간채를 새로 지어 민박을 시작하게 됐다"며 "관광객들이나 외지인들이 고향의 정취를 맛보고, 외가 집 찾아가는 기분으로 이곳을 찾아와 편안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옥 집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마을에 대한 역사와 전설 등에 대해 이야기 듣고, 동네의 구석구석을 산책하고, 살펴보면서 너무나 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집의 목재기둥이나 서까래 등이 유난히 붉고 소나무 나이테가 선명한 이유에 대해 이수옥씨는 "우리 집의 목재는 바닷물에서 7년간 담그고, 15년 동안 햇볕에 말린 목재로 지어진 한옥집이어서 붉은 색감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기와지붕 벽채에 십이지신상을 조각한 시설물이 새겨져 있어 다른 집의 한옥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옥씨가 우리 일행들에게 농촌인심을 베풀고 있다.
 이수옥씨가 우리 일행들에게 농촌인심을 베풀고 있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생활여건이 개선되고, 한옥이 한 채 두 채 늘면서 모평권역(상모, 하모, 운곡, 원산)에서 제일 먼저 행복마을로 조성된 상모행복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을 인구의 증가와 출향인사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는 것.

벌써 4가구 10여명이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며, 서울 등 도시에서 살고 있는 자녀들이 가족들과 함께 자주 찾아와 여름휴가 등을 즐기고 있다. 이곳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의 수요 증가로 땅값이 많이 오르고 있는 것도 큰 특징.

농촌체험은 시골마을의 정겨움을 안겨주고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한옥 고택의 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여기에 넉넉한 시골인심까지 더해지니 하룻밤 묵어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다스려 볼 만하다.

아내와 함께한 상모 행복마을에서의 한옥체험. 한마디로 은혜 충만, 감사 충만, 자연 충만의 행복여행이었다. 무더운 여름, 가족들과 다시 한번 꼭 와 보고 싶다.

마을 입구 해보천에 있는 임곡정 연못 정자로 가는 관찰로 - 여름에는 수련꽃이 만개하여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마을 입구 해보천에 있는 임곡정 연못 정자로 가는 관찰로 - 여름에는 수련꽃이 만개하여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 오승준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 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장성IC→24번 국도→문장사거리→22번 국도 분기점에서 함평읍 방면→운곡지석묘 표지판→모평마을 ▲주변볼거리 : 용천사, 자연생태공원, 생활유물전시관, 잠월미술관, 고막천석교, 불갑사, 돌머리해수욕장, 대동 팽나무숲, 솟대장승공원 등 ▲특산품&맛집 : 함평천지 한우, 손불뻘낙지, 나비쌀, 복분자와인 등 ▲숙박 : 한림민박(016-9252-0219), 영화 황토민박(061-323-0300) 등 15가구, 운곡마을 자연생태학습장(010-6614-0977). ▲민박 등 문의 : 모평마을농촌종합개발사업운영회(061-323-8288).



태그:#행복마을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