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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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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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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을 할 줄 아는가? 요리를 잘하거나, 의상을 만들거나, 공예 예술가이거나, 또는 초콜릿이나 케이크를 좋아하고 잘 만든다면? 사진가이어도 좋고 가구 디자이너이어도 좋다. 그리고 동시에 커피광이기도 하다면? 이런 분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바로 내가 일하는 곳과 커피를 파는 곳을 동시에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작업실 겸 카페'다.

지난 10월 출간된 <작업실+카페 만들기>는 이러한 작은 작업실 겸 카페 25곳을 소개하고 있다. 당신의 커피와 당신의 작품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수시로 찾아온다는 것, 이것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작업실 겸 카페와 하자센터를 합친 개념으로 공공이 지원하는 형태도 가능하지 않을까?

여기에 나온 곳들은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고 주인 혼자 모든 것을 맡아 바쁘게 일한다. 또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대부분 큰 길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카페들이 있는 지역은 주로 부암동, 홍대, 통인동, 효자동,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다.

새로 나온 책 <작업실+카페 만들기>의 저자 이민정씨와 24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 했다. 그는 "'카페를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작업실에 초점을 맞춰서, 집과 가까운 곳에 조금 멋진 공간을 만들어 작업을 하고, 사람들이 오면 커피를 판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카페와 작업실의 만남, '작업실 겸 카페'

<작업실+카페만들기> 겉그림. 사람들이 찾아와 커피를 마시며 당신의 작품을 보고 감탄할 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작업실+카페만들기> 겉그림. 사람들이 찾아와 커피를 마시며 당신의 작품을 보고 감탄할 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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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 겸 카페는 어떤 곳인가요?
"제가 잡지 편집자로 일하면서 손으로 작업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 중에는 자기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아, 나도 카페 하면서 옆에서 내 작업 하면 좋겠다 라는 것이지요. 작업실 겸 카페에 가면 카페 테이블 옆에 작업실이 있는 거예요. 의상, 공예, 가구 등의 디자인을 한다든가, 초콜릿을 만드는 분, 케이크를 만드는 분 등등이지요. 그래서 카페 주인이 그곳에서 단순하게 노트북 하나 갖다 놓고 작업 하더라도 작업실이 되고요. 예를 들면 일러스트나 그래픽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지요."

- 카페에 작업실이 같이 있는 것인가요?
"디자인 상품도 있고, 커피 마시면서 둘러보면 호기심 있는 공간이 돼요. 한쪽에 보면 주인이 뭐 만들고 있고요. 예술가들에게는 멋진 공간이지만 또한 굉장히 바쁜 공간이지요. 바느질로 된 제품들로 장식된 곳을 구경도 하고요. 요리연구가는 요리 교실과 같이 하시고요. 대부분 인테리어 측면에서 손맛이 강하게 묻어나고, 주인이 개성이 담겨있어요."

- 주인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신기했던 것은 제가 만난 스물 다섯 분들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이었어요. 회사 다니는 사람들 중에 삶에 만족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일은 일이니까 돈벌기 위해 하는 것이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현대인의 모습이지요. 회사가 일하는 것에 비해 보수가 많지 않고요. 굉장히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시간이 지나다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거든요. 작업실 겸 카페는 인생을 즐긴다는 면에서 금상첨화예요."

- 마이크로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마이크로 트렌드라고 해서 작은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카페 책과 다르게 한가지 더 추가해보자 라고 생각해서 작업실 겸 카페를 구상했어요. 카페 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경험자로써 해줄 수 있는 조언과 실용적인 정보 전달에 노력했어요. 성공한 카페, 너무 큰 돈을 들이지 않은 카페 위주로 골랐어요. 카페에 가보면 자유롭게 사는 게 부럽기도 하고, 저게 유지가 될까 하기도 했어요. 어릴 때 꿈은 음식평론가였고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아 요리도 배웠어요. 이 책 보고 "아, 나 카페 차릴수 있어"는 절대 아니에요. 본인이 발로 뛰어야 하고 그럴 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정도죠."

사진가서부터 디자이너까지, 주인장 직업도 다양

- 카페 차린 사람들 중에 사진 작가도 계신가요?
"예, 사진 배우러 유학 떠났다가 공부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왔는데, 사진을 계속 하려고 했지만, 문화와 시스템이 맞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그런데 그 분은 커피 맛을 고르는 데에 선수거든요. 그럼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커피 둘 다 해보자 라고 생각하셨죠. 아침에 가보면 그 안에서 사진 찍고 계시고, 사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친절히 가르쳐주시고 너무 좋아하고 계세요."

- 가구 디자이너가 하시는 곳도 있나요?
"예, 그 분은 건물을 지어 가구 전시장 겸 카페를 열었는데, 소비자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커피도 마시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지요."

- 신사동 가로수길과 홍대, 각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물리적인 나이는 많지만 아직도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열정적인 동네예요. 골목마다 작업실, 화랑, 먹을 곳, 살 곳, 구경할 곳으로 늘 활기찬 동네이지요. 여기 사람들은 정감 있고 그런 공간을 원해서 거대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홍대는 살짝 미친 짓을 해도 눈감아주는 곳이고 청춘들의 꿈이 있는 곳이에요."

- 부암동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부암동은 인왕산 같은 산이 다 보이고 그래서 공기가 맑을 수밖에 없고, 한적한 골목길이 좋아요. 종로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 별세상 같이 느껴지고, 가까운 곳에 산이 있는 것이 매력이지요. 여기에는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분들이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강남으로 이사 간다던가 하는 분들은 아니거든요. 늘 앉아있는 할아버지는 거기 늘 앉아있을 것 같고, 쌀집 하는 할아버지는 늘 쌀집 하실 것 같은 곳이에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꿈이 있잖아요. 그런 동네이고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부암동의 몇 곳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어떤 곳은 다락방 같은 곳이 있어요. 커피 뿐 아니라 밥과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고요. 또한, 스칸디나비아의 그릇을 볼 수도 있고 살 수도 있어요. 주인이 여행 다니면서 늘 그릇을 사오고 모아서 판매해요. 오래된 가구와 재밌는 볼것들이 있고, 도시락이 맛있고 정성스럽게 나오는 곳도 있어요. 바느질 공방과 카페를 겸한 곳도 있는데, 바느질로 만든 멋진 인형들이 있고요, 남자들과 아이들도 많이 와요."

- 책에는 없지만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부암동사무소 옆에 있는 노란집이 좋아요. 테이블이 하나 두개 밖에 없고 간판도 없고, 그냥 노란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노란집이라고 해요. 작업실은 아니고 카페만 있는데, 주인이 음악 좋아하시고 선곡이 탁월해요."

평일엔 동네 주민, 주말엔 연인들이 찾는 곳

<작업실+카페 만들기> 중.
 <작업실+카페 만들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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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어떤 사람들이 카페에 오나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와요. 동네에 카페들이 많은데, 효자동과 연희동 같은 경우 동
네 사람들이 많아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슬렁 가다가 '여기 뭐야, 나 커피 한 잔 줘'라고 하시며 들어오시는 정다운 곳이에요. 평일은 동네 상대고 주말에는 데이트하고 카메라 들고 사진 촬영하는 분들이 많이 와요."

- 장사가 되는지 궁금할 것 같은데요?
"카페 하시는 분들이 정말 열심히 하시거든요. 카페 한다고 해서 한탕 했다든가 대박은 아니에요. 돈이 너무 많아 취미로 하는 분들은 아니고요, 똑같이 생계가 필요하고 유지하는 분들이에요. 노력과 준비를 많이 하시지요. 열심히 하는 만큼 나온다고 얘기하세요."

- 자금은 주로 어떻게 마련하나요?
"회사를 다녀 어느 정도의 돈이 조금 모아서 하시는 경우가 많고요. 처음하시는 분들은 대개 두세명이 모아서 하세요. 만약 1억이 든다면 내가 오천 있으면 오천 있는 사람과 같이 동업을 하는 것이지요. 동업이 깨지지 않고 사이가 좋으세요, 신기하게도요."

- 서울이 아닌 외곽, 분당, 수원, 시골에도 이런 곳이 하면 될 수 있을까요?
"분당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색다르고 독특하게 한다면 멋질 것 같아요. 서울에서만 잘되고 지방에서는 안되고 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수원에 산다면 서울까지 나오고 싶지 않을 때, 카페를 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라는 생각보다, 작업실에 촛점을 맞춰서, 집 가까운 곳에 조금 멋진 공간을 만들고, 내가 작업하고 사람들 오면 커피 판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이 책을 읽는 독자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요?
"이 책은 카페 겸 작업실에 관심 있는 분들이 주로 사실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가 정말로 꼭 하고 싶으면 했으면 좋겠어'라는 거예요."


작업실 + 카페 만들기 - 지금은 작은 것이 경쟁력 있는 시대! 인생 즐기며 살 수 있는 2030 생존 전략

이민정 지음, 동아일보사(2009)


태그:#작업실 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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