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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헤이리의 이정호 이사장을 비롯한 주민 몇 분과 제종길박사와 민병근 교수 등 생태전문가를 동반하고 이시카와, 도야마, 후쿠이, 기후, 시가 그리고 오사카를 여행했습니다. 잘 보호된 자연과 공원, 자연과의 공생을 실천하는 생태마을, 버려진 공장과 헐린 학교 부지를 창작공간과 미술관으로 만들어 도시를 리모델링하는 현장을 답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일전에 뵌 유한대학의 김영호 총장님께서는 제게 앞으로는 '그리움의 시대'가 될 것임을 예견하였습니다. 'GREE+UM'을 말한 것입니다. 자연과 생태를 상징하는 'Green'과 문화와 예술을 상징하는 'Museum'을 의미한 것입니다. 우리의 이번 일본행은 바로 '그리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그 현장들을 몇 차례로 나누어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시카와현 고마츠시의 고마츠공항까지는 비행시간 1시간미만의 거리입니다. 거충거충 넘긴 신문의 한 부도 채 다 보기 전에 혼슈의 동쪽 해안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해발 3000m에 달하는 고봉과 능선들이 동해로 면한 북동쪽 열도를 따라 뻗어있습니다. 히다산맥(飛騨山脈 비탄산맥)입니다. 우리들에게는 '북北알프스'라는 이름으로 친숙합니다. 영국의 가우란트 경이 이 산맥이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5km 쯤의 너비에 100km가 넘는 길이입니다.

고젠가미네(御前峰)를 중심으로 한 하쿠산(白山)이 흰 눈을 듬뿍 이고 있습니다. 비행기는 북알프스의 흰 눈을 왼쪽으로 두고 동해 위를 한 참 비행한 후 고마츠공항에 내렸습니다.

눈 덮인 북알프스 연봉連峰
 눈 덮인 북알프스 연봉連峰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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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북알프스 연봉連峰을 배경으로한 이시카와현의 현청소재지인 가나자와시
 눈 덮인 북알프스 연봉連峰을 배경으로한 이시카와현의 현청소재지인 가나자와시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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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에는 한겨울의 설국으로 날아드는 듯한 비행기에서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가을이었습니다. 마중을 나온 이시가와현 의회의원인 이시자카 슈이치(石坂修一)의원께서 말했습니다.

"이 고장의 속담 중에 '벤또(辨當 도시락)는 잊어버려도 우산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렇듯 이시카와는 맑은 날을 보기가 힘들만큼 연중 비나 눈이 많은 고장입니다."

이시카와현 소개자료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주신 이시자카 슈이치(石坂修一)의원과 민병근교수 및 제종길박사(시계반대 방향으로)
 이시카와현 소개자료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주신 이시자카 슈이치(石坂修一)의원과 민병근교수 및 제종길박사(시계반대 방향으로)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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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金澤)의 겐로쿠엔(兼六園 겸육원)에는 눈 많은 이 고장의 명물인 유키츠리 (雪吊り가지에 쌓인 눈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나무의 중심에 큰 나무 기둥을 세우고 기둥의 끝에서 로프를 내려 각각의 나무가지에 묶은 나무보호 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11월 초에 설치하고 3월 말에 제거하게 됩니다.

겐로쿠엔의 유키츠리 설치작업 현장
 겐로쿠엔의 유키츠리 설치작업 현장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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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츠리 설치작업은 많은 품이 들지만 나무 가지를 보호하면서 이 고장의 명물을 만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유키츠리 설치작업은 많은 품이 들지만 나무 가지를 보호하면서 이 고장의 명물을 만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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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야마(岡山)의 고라쿠엔(後樂園)과 이바라키(茨城) 미토(水戶)의 가이라쿠엔(偕樂園)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중의 하나인 겐로쿠엔의 유키츠리는 원뿔 모양으로 드리워진 수많은 로프들이 만들어내는 조형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풍경입니다.

정원 가운데 자리한 연못 가스미가이케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에 설치중인 유키츠리
 정원 가운데 자리한 연못 가스미가이케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에 설치중인 유키츠리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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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츠리는 눈이 오지 않은 때에도 뛰어난 조형미가 있습니다.
 유키츠리는 눈이 오지 않은 때에도 뛰어난 조형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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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에서 북알프스를 동서로 관통해서 기후현의 시라가와고의 합장촌으로 가고자했던 계획은 하룻밤 사이에 무산되었습니다. 지난밤 하쿠산 일대에 폭설이 내려 북알프스의 자연림과 산세를 탐방하며 달리고자했던 33km의 스파린도(ス-パ-林道)가 폐쇄되었다는 것입니다.

폭설을 피해 돌아서 도착한 시라가와고(白川鄕)에는 단풍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겨울의 폭설에 대비해 지붕을 마치 합장合掌을 한 손처럼 가파르게 한 합장촌의 정원과 거리뿐만 아니라 수로와 지붕에도 가을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시라가와고의 가을
 시라가와고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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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가와고의 가을
 시라가와고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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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가와고의 가을
 시라가와고의 가을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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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지붕 너머, 먼 산에는 흰 눈을 그득하게 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을을 거니는 것은 주위에 온통 흰 눈이 쌓인 야외 온천장에서 더운 온천물에 몸을 이완시킬 때만큼이나 대비되는 아름다움과 감정을 정화淨化하는 힘이 있습니다.

시라가와고에서 본 가을과 겨울사이
 시라가와고에서 본 가을과 겨울사이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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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을을 만나면 가을의 화려함이 제일 좋은 듯했습니다. 다시 겨울을 만나면 그 겨울의 적막과 단순함이 제일 좋게 느껴졌습니다.

겐로쿠엔의 가을
 겐로쿠엔의 가을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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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겐로쿠엔의 유키츠리가 설치되는 모습을 보면서 또한 시라가와고에서 단풍잎 너머의 눈 덮인 고봉들을 보면서 또다시 '가을과 겨울사이'의 낀 계절이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자연의 운행은 매순간 저를 변덕쟁이로 만드는 경이의 연속입니다. 저는 온전한 자연만이 우리의 미래임을 증언하기위해 일본에 왔습니다.

공중에서 본 이시카와의 산자락 골프장과 산중턱의 스키장. 사람의 유희를 위해 대지는 몸을 앓습니다.
 공중에서 본 이시카와의 산자락 골프장과 산중턱의 스키장. 사람의 유희를 위해 대지는 몸을 앓습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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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이시카와, #일본, #겐로쿠엔, #시라가와고, #북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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