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갯벌의 개들을 먹고 살며, 다리를 떼어내고 몸통막 먹는다.
▲ 마도요 갯벌의 개들을 먹고 살며, 다리를 떼어내고 몸통막 먹는다.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검은색 갯벌! 이 갯벌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바위에서 싸움을 벌이는 농개이야기, 농개 다리를 떼고 몸통만 먹고 사는 마도요 이야기, 갯지렁이 조개를 캐는 사람 이야기! 갯벌에 사는 생명과 갯벌을 터전으로 한 사람들 이야기는 너무나 다양해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은 갯벌의 무한한 생명력과 다양성 때문입니다.

갯벌을 혹자는 '어머니의 자궁'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들이 소생하는 보금자리 갯벌은 실로 어머니 자궁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많은 유기물들을 정화해 바닷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는 갯벌! 정말 나무랄 데 없는 천혜의 자연 보고이고 신이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갯벌을 메워 산업단지를 세우고 농경지를 만드는 일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갯벌매립(간척)='경제발전'이라는 등식개념을 통해 우리나라 많은 갯벌들이 매립되었습니다. 전세계 5대 갯벌중 하나인 우리나라 서해는 이미 갯벌매립을 통해 위용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3년전 새만금이 막히던 날! 많은 시민들은 갯벌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 멀어서 보이지는 않는군요.
▲ 먹이 사냥중인 매 너무 멀어서 보이지는 않는군요.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갯벌에 사는 짱뚱어. 귀엽네요.
▲ 짱뚱어 갯벌에 사는 짱뚱어. 귀엽네요.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사람에 의해 말라가는 새만금을 생각하며 좌절도 맛보고 분노했고, 아픈 가슴을 쓸어야 했습니다. 아픈 가슴을 달래는 것도 잠시, 지난해 람사총회를 개최하면서 습지와 갯벌에 대한 보전정책을 강화하겠다던 정부는 연안개발특별법을 통과시켜, 갯벌매립을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습지총량제 등을 통해 갯벌매립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갯벌 매립을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대적인 간척사업을 반대하고 갯벌을 지켜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갯벌습지보호지역이자 갯벌습지로는 두 번째로 람사르 습지에 등록된 무안갯벌을 지킨 사람들입니다. 1950~60년대 벼농사를 짓기 위해 둑을 쌓아 갯벌을 메우던 도중 둑이 무너지자 낙지와 석화가 죽는다며 무안사람들은 그 둑을 다시 쌓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정부가 1992년 영산강 간척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주민들이 막아내어 간척사업을 취소시켰다고 합니다.

TV를 통해 방영된 다큐에서 무안사람들은 갯벌을 선택했습니다. 무안 사람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얼마전 대전환경운동연합이 대학생 습지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 무안 갯벌을 찾았습니다. 처음 해제면 무안갯벌에 도착했을때 넓은 갯벌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아늑한 어촌 마을의 갯벌에서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이 온몸으로 느껴졌습니다.

대학생 습지아카데미 참가자
▲ 함께 한 대학생 습지아카데미 대학생 습지아카데미 참가자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무안갯벌의 작은 콩개
▲ 콩개(?) 무안갯벌의 작은 콩개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무안 갯벌에는 역시 많은 생명들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인기척에 놀라 굴 속으로 숨어버리는 작은 콩개와 농개들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갯벌의 주인인 양 성큼성큼 걸으며 먹이를 찾는 수천마리 도요새들은 아직 남쪽으로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무안갯벌이 주는 풍요로움이 도요새들을 조금 더 머물게 한 것 같았습니다. 천연기념물 323호인 매는 위풍당당하게 하늘을 비행하며, 자기의 텃새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소라개와 고둥은 갯벌에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갯벌과 모래톱에 자란 이름 모를 염생식물등도 갯벌의 또다른 주인이겠지요. 밀물 때라 갯벌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던 주민들은 농사를 짓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갯벌에서 생산되는 풍요로움을 느끼던 어민들은 1년을 기다려야 수확할 수 있는 농사와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갯벌을 이용하는 어민들은 갯벌을 떠날 수 없는 것이지요. 물때에 따라 농개를 줍고 낙지를 잡는 어민들은 갯벌의 풍요로움으로 살아가고 갯벌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도요새와 농개와 콩개가 그렇듯이….

함평만에 위치한 무안갯벌은 갯지렁이를 비롯한 작은 생명까지 무안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자연의 보고입니다. 이를 잠시라도 뺏으려 했던 인간의 욕심에 한없이 무안해집니다. 새만금이 메워져 많은 생명들이 사라지고 지역 주민들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런 불행한 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낸 무안 사람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갯벌 마을주민들을 새만금 주민처럼 새만금의 생명처럼 사라지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구름에 가려진 햇빛을 받은 무안갯벌
▲ 무안갯벌 전경 구름에 가려진 햇빛을 받은 무안갯벌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태그:#무안갯벌, #습지탐사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