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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세종시 수정과 관련한 당내 논의의 비민주성을 지적하며 당 제1사무부총장직을 사퇴한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대문갑)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것이 국가의 백년대계에 이익이 안되므로 선거를 다시 하자' 이렇게 하면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정부여당에서는 금기사항인 이 대통령의 '퇴진'까지 거론하며 세종시 수정론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의 발언은 세종시 논란을 계기로 조성된 여권 주류에 대한 친박 진영의 사실상 전면전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백년대계' 논리를 내세워 세종시 원안 수정 불가피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사퇴 성명 발표 직후 <오마이뉴스>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세종시는 이미 여야가 진통 끝에 합의해서 법을 만들어 법에 의해 집행이 되고 있는 일인데 효율성 등등의 얘기로 뒤집으려고 한다면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세종시 원안 수정 논의를 비판했다.

 

친박계 핵심의원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이것은 친박과 친이의 문제가 아니라 공당으로서, 집권 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한 악속을 지키느냐의 못 지키느냐의 문제이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며 "내가 사퇴한 것은 당에서 바른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바른 목소리가 나오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28 재보선 결과에 대해 여권에서 '2 대 3으로 졌지만 득표수는 더 많았다', '여당이 분발하라는 국민의 뜻이다'라는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여권 지도부가) 수도권 2군데와 충청 지역은 물론, 경상도에서 고전했다는 사실에서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 정몽준 대표가 대통령과 한 단독 회담에서 세종시에 대한 당내 논의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당직 사퇴부터 한 것은 성급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 전혀 논의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대통령이 임명한 정운찬 총리가 나와서 세종시 원안을 바꾸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원안을 고수한다고 말을 하면서도 계속 수정 얘기가 나왔던 것이 아닌가. 당 내에서 한번이라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당 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었던가."

 

- 그러면 앞으로 세종시와 관련한 당내 논의는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앞으로 논의가 될지, 청와대 지침을 받고 형식만 밟을 것인지,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알 수 없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서 처리한 일을,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 한 사람이 하겠다, 안하겠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당직에서) 사퇴한 것은 당에서 바른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바른 목소리가 나오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 세종시 문제와 관련 친박 진영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는가.

"이것은 친박과 친이의 문제가 아니라 공당으로서,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에게 한 악속을 지키느냐의 못지키느냐의 문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돼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것이 국가의 백년대계에 이익이 안되므로 선거를 다시 하자' 이렇게 하면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건가?

 

세종시는 이미 여야가 진통 끝에 합의해서 법을 만들어 법에 의해 집행이 되고 있는 일인데, 효율성 등등의 얘기로 뒤집으려고 한다면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 10·28 재보선 결과에 대해 여권에서 '2 대 3으로 졌지만 득표수는 더 많았다' '여당이 분발하라는 국민의 뜻이다'라는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권 지도부에서 '졌지만 지지 않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도 민심의 결정에 있어서 여당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한 결정과 여당을 외면하는 결정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면 결국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수도권 두 군데와 충청 지역은 물론, 경상도에서 고전했다는 사실에서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사퇴한 것도) 이런 식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내에 있는 사람들이 볼멘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태그:#이성헌, #사무부총장, #당직사퇴,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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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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