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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생뚱맞고, 최근 북미대화 예정과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맞춰 급조된 성격이 강하다.  내용도 기존의 강경한 북핵, 남북관계 기조를 그대로 답습한 측면이 커 북이 호응할 가능성이 전무하다."

 

이계환 <통일뉴스(http://tongilnews.com/)> 대표가 24일 밤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전교조 경기지부 대회의실에서 '6.15, 10.4선언 이행의 길은 열리는가-북의 유화적 조치와 남북관계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뉴욕에서 이른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라며 "북핵폐기 동시에 안전보장, 대북지원" 일괄타결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로 줄곧 북쪽과 갈등해 왔다"면서 "북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고 실천하자고 하는데, 남쪽은 상황에 밀려서 한 번도 진정성있게 대화하지 않고 피해다니기만 했다"고 꼬집으며 이 같이 밝혔다.

 

'10.4선언 발표 2돌 기념'으로 마련된 이날 강연회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수원본부(아래 6.15수원본부, 상임대표 박희영)가 주최했으며, 안동섭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과 정연훈 참교육학부모회 수원지회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엔 북쪽에서 남쪽에 햇볕정책 펴는 상황"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이명박 정권 이후 최근엔 거꾸로 북쪽에서 남쪽에 햇볕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북쪽은 2005년 당시부터 남쪽에 한나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대화를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역설했다.

 

북한의 대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근거로 지난 18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강경한 발언을 했는데도, 북쪽이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 있는 사실을 꼽았다.

 

"유명환 장관은 '북한의 목표는 적화통일이며 그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라 주장했고, 같은 날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이 핵을 사용하기 전 타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이런 정도 얘기가 나왔을 때 북쪽이 당장 강력한 반응, 대화 안 하겠다고 나왔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북쪽의 전략은 북미관계·남북관계 병행 발전 전략"

 

이 대표는 "현재 북쪽이 펴고 전략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병행 발전 전략이다"고 표현한 뒤 "남쪽은 통일만 생각하고, 미국은 평화 문제만 다뤄도 되지만, 북쪽은 통일과 평화 문제를 한꺼번에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문제의 복잡한 성격'을 간단히 설명한 이 대표의 얘길 들어보자.

 

"한반도 문제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우선 계급문제와 민족문제가 얽혀 있다. 계급 문제는 논외로 하고, 민족문제만 봐도 다시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문제와 정전체제에서 평화로 가는 문제가 있다. 이중 통일은 남북이, 정전 문제는 북미가 풀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정책 특별대표인 보즈워스의 방북 이후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곧 북쪽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당히 건강한 상태며, 북한에 대한 통치권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북미대화, 더 나아가 북미정상회담까지 내다본 메시지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 미국 언론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하나의 정설이었는데, 오바마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조만간 대화 파트너로 만나게 될 김 위원장을 염두에 둔 대 언론 정지작업이란 분석이다.

 

 

"이명박 정권은 북과 대화할 실력이 안 돼"

 

이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북과 대화하는 걸 싫어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판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엔 북쪽과 민족문제를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실력이 안 된다. 한마디로 대북 전문가가 없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이나 징조를 보이지 않는다'는 말 정도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남쪽 사회에서 '나름의 통일론을 갖고 북쪽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으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명예대표, 그 외 통일부장관을 했던 사람 정도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남측이 한반도 정세의 급변과 북미대화 진정에 박자를 못 맞출 경우 6자회담에서 일본의 경우처럼 국제적 미아나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역통일운동의 방향과 관련해 "각 지역마다 통일운동을 대중화하고, 핵심을 꾸리는 문제가 제기돼 있다"면서 "6.15공동위가 있어 대중적으로 통일운동을 할 수 있는 지금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운동의 핵심을 꾸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명박, #10.4선언, #오바마, #이계환, #6.15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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