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최근 기자회견과 방송 토론프로그램에서 잇따라 '도 폐지'를 주장해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경기도청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김 시장은 21일 성남·광주시와 행정구역 통합 건의서를 경기도에 제출하기에 앞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체제를 개편해 통합광역시를 만들면 도는 폐지해도 된다"는 논리를 폈다.  

 

김 시장은 "예전 도의 역할은 중간입장으로서 정부 지시를 전달하고, 통계내고 통치행위를 위한 수단이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교통·통신 등 환경이 바뀌어 경기도를 6~8개 광역시로 묶는다면 중간단계인 도는 없어져도 괜찮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시계획에 대한 행정처리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하남시가 도시계획승인안을 올리면 경기도시계획위원회에서 또다시 거르고, 그 다음 중앙도시계획위원회로 올라가다보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2~3년 또는 4~5년 걸리는 병폐도 있다"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행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도는 필요 없는 걸로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시장은 지난 19일 밤 KBS 1TV <심야토론>에 출연해 "도의 존재는 통치행위를 위해 중앙부처의 지시를 시·군에 전하는 '전언통신문' 전달자"라며 "민선 지방자치 이후에도 시·군이 도의 견제를 받고 있다"고 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김 시장의 발언내용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경기도청공무원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김황식 하남시장의 도 폐지를 주장한 발언에 대해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하남시장은 도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도의 존재를 단지 중앙부처의 지시를 시군에 전달하는 '전언 통신문'이라고 비하한 것은 도의 역사를 부정하고, 도 행정을 모르는 무식의 소치에서 비롯됐다"며 "이는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정치권의 잘못된 이해득실과 당리당략을 떠나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가며 아울러 지방자치의 고유목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홈페이지에도 공무원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비판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성남·하남시와 통합하는 것이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라면 이에 맞는 논리를 개발해야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남의 존재를 죽이고 내 살길을 가겠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 시장은 이날 경기도청을 방문해 성남·광주시와 통합 건의서를 제출했다. 하남시는 지난 14~18일 10개 동을 순회하며 주민설명회를 갖고 참석한 시민 10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83%가 통합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시와 성남시는 지난달 19일 행정구역 통합을 전격 선언했으며, 뒤이어 광주시가 통합에 동참하면서 현재 3개 시 통합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합에 따른 장·단점을 면밀히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태그:#김황식 하남시장, #도 폐지 발언, #행정구역 통합, #경기도청공무원노조, #성명 발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원을 비롯해 경기지역 뉴스를 취재합니다. 제보 환영.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