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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겸면천 뚝방길을 따라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다.
 곡성 겸면천 뚝방길을 따라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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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섬진강변을 떠올렸다. 이맘 때 섬진강변은 코스모스와 억새가 무리지어 피어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겼었다. 은어와 쏘가리를 낚는 강태공과 은빛 물속에서 다슬기와 참게를 잡는 노부부의 모습도 가을의 풍경이 됐다.

이뿐인가.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물을 바라보며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 갈대숲 위로 먹이를 찾아 유유히 노니는 백로와 왜가리들, 막바지 친환경 벼농사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을 들녘의 우렁이들까지...

겸면목화공원에 있는 조롱박터널. 조롱박과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렸다.
 겸면목화공원에 있는 조롱박터널. 조롱박과 수세미가 주렁주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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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면천 뚝방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겸면천 뚝방길.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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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섬진강변으로 간다. 가을하늘이 드높다. 한낮의 햇살이 조금은 뜨겁지만 드라이브하기엔 딱 좋다. 가로수 은행나무 잎들이 어느새 가을색으로 변신하고 있다. 들판의 색깔도 누렇게 물들고 있다. 가슴 가득 가을이 들어온다.

국도를 따라가다 만난 코스모스 길이 멋스럽다. 코스모스에서 묻어나는 향도 코끝을 간질인다. 그냥 '쌩'하고 달릴 길이 아니다. 차를 멈추고 코스모스와 눈을 맞춰본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마음속까지 가을바람을 불어넣는다.

목화와 어우러진 메밀꽃밭. 예슬이와 슬비가 활짝 핀 메밀꽃의 생김새를 살피고 있다.
 목화와 어우러진 메밀꽃밭. 예슬이와 슬비가 활짝 핀 메밀꽃의 생김새를 살피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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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듯 뱅뱅 도는 잠자리 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모습이 귀엽고 예쁘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천변 물길도 여유롭다. 그 길을 걷는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갑니다.' 콧노래가 절로 터진다.

이맘 때 남도 길목 어디를 가나 마주치는 게 코스모스다. 하지만 이곳, 전라남도 곡성군 겸면천 뚝방길에서 만나는 코스모스는 다르다. 시원한 냇가바람과 원두막의 정취가 있어서 더 특별하다. 가끔 지나가는 경운기 소리까지도 정겹다.

겸면목화공원에 우뚝 선 대형 지게.
 겸면목화공원에 우뚝 선 대형 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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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겸면에 있는 목화밭. 요즘 보기 드문 추억의 공간이다.
 곡성 겸면에 있는 목화밭. 요즘 보기 드문 추억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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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길을 따라 간다. 저만치 우뚝 솟은 무언가가 보인다. 목화공원 쯤이다. 저게 뭘까,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 형체를 따라 넋 놓고 계속 걷는다. 조금 더 다가가 보니 대형 지게다. 옛날 필수적인 농사도구였던 지게가 공원의 일주문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높이가 대략 10여 미터는 거뜬해 보인다. 아이들도 신기한 듯 바라본다. 쩍- 벌어진 기둥 사이로 자동차가 지나간다. 아마도 목화축제 때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 같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축제를 취소한 허전함을 대신 달래주는 것만 같다.

붉은 이파리를 달고 있는 목화다래. 솜꽃을 가득 머금고 있다.
 붉은 이파리를 달고 있는 목화다래. 솜꽃을 가득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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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방글 피어난 목화솜꽃.
 방글방글 피어난 목화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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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옆으로는 목화가 지천이다. 추억의 목화밭이다. 미백색의 꽃도 있고, 분홍색 꽃도 보인다. 다래도 지천이다. 붉은 이파리를 달고 있는 열매의 색깔이 불그스레하다. 벌써 어릴 적 했던 군것질 단계가 지났다.

솜꽃도 흐드러졌다. 다 익은 다래가 네 갈래로 벌어지고 있다. 이미 벌어진 다래에선 솜꽃이 방글방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제 막 벌어지는 것에서부터 다 벌어진 것까지 모두 있다. 목화꽃과 다래, 솜꽃 세 가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드문 광경이다.

군데군데 원두막도 정겹다. 목화밭과 어우러진 메밀꽃도 예쁘다. 조롱박터널에는 여러 가지 박과 수세미, 작두콩이 늘어져 있다. 행복에 겨운 발걸음이지만 잠시 원두막에서 쉬어본다. 천변 물결이 코스모스를 따라 하늘거리고 있다. 그 냇물이 섬진강물 같다. 내 마음속에도 어느새 잔잔한 강물이 흐른다.

곡성 겸면천 뚝방에 있는 목화밭. 요즘 목화와 다래, 솜꽃을 모두 볼 수 있다.
 곡성 겸면천 뚝방에 있는 목화밭. 요즘 목화와 다래, 솜꽃을 모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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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면천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징검다리. 추억의 목화를 만나러가는 길에 놓인 추억 속의 길이다.
 겸면천을 가로질러 놓여있는 징검다리. 추억의 목화를 만나러가는 길에 놓인 추억 속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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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뚝방길에 활짝 핀 코스모스와 목화밭을 만날 수 있는 겸면목화공원은 호남고속국도 옥과나들목에서 3킬로미터 거리에 있다. 옥과나들목으로 들어가서 좌회전, 곡성읍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조금 가다보면 순창과 곡성 방면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곡성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오른쪽 저만치 보이는 곳이 겸면천이다.



태그:#목화밭, #코스모스, #겸면목화공원,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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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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