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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천시는 2006년 11월 시작했던 굴포천 복원사업 6.2km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공사를 끝냈다. 공장-주택이 밀집한 부평일대를 가로지르는 굴포천은, 그간 오폐수 유입으로 '거대한 하수구'라 불릴만큼 오염과 악취가 심했다.

 

이에 굴포천 복원사업으로 오염원을 차단하고 자연형하천(?)으로 되살려 놓았지만, '녹색치적' 쌓기에 혈안이 된 인천시는 굴포천이 자연적인 자정능력을 갖고 본래 하천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데 시간을 주지 않았다.

 

지난 1월 그러니까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이 끝난 지 6개월도 안 돼, 굴포천 주변에 난데없이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며 자연석을 들춰내고 하천변을 파괴했다. 굴포천에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한 물고기와 철새들의 서식처를 위협해, 결국 청계천과 다름없는 인공수로로 전락시키려 해 문제가 되었다.

 

 

 

 

또한 2년여간 390억원을 들여 조성한 도심 생태하천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예산마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굴포천을 흐르는 물은 한강원수로 사용료가 무려 10억원이나 된다 한다.

 

이에 인천시는 굴포천 유지용수를 한강원수 대신 굴포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활용하기 위해 65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키로 했는데, 이 시설의 유지관리비로 연간 4억4100만원이 들어갈 것이라 한다.

 

굴포천은 인천시와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형하천이 아니라, 혈세-에너지를 먹는 거대한 인공수로란 말이다. 이 가운데 만월산 칠성약수터에서 시작해 부천시를 거쳐 김포 고촌면 태리에서 한강과 합류하는 굴포천을 경인운하와 함께 개발하겠다는 엉뚱한 소리도 있었다.

 

 

 

 

지난 8월 서부수도권행정협의회에서 부천시장은 '경인운하를 부천시 상동영상문화단지까지 연결해 굴포천 수질개선과 동시에 문화-레저 복합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부천운하 건설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천시가 밝힌 부천운하는, 굴포천 총 8km 중 굴포천 방수로부터 오정물류단지에 이르는 1구간인 5.3km는 폭 60-80m 수심 6.3m로, 2구간인 오정물류단지에서 영상문화단지 상동유수지까지 약 2.7m는 폭 40-60m 수심 6.3m이다.

 

이에 지난 3월 부천시 시민단체들이 '부천운하 건설사업은 어이없는 발상' '행정력 낭비말고 친환경 생태하천 조성부터 하라'며 반대 성명을 내자, 부천시는 반대 성명에 참여한 시민단체 2곳에 대한 보조금을 보류시키기도 했다.

 

관련해 자전거를 타고 언제 부천운하로 둔갑할지 모르는 굴포천을 찾았다. 굴포천 복원사업으로도 수질은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운하를 만들겠다고 해서 말이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굴포천, #경인운하, #부천운하, #생태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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