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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전거
 전기 자전거
ⓒ 진영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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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가다가 높은 언덕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낑낑 거리며 페달을 밟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끌고 올라간다. 그러면서 '언덕길 올라갈 때 누가 뒤에서 밀어주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주)진영전공 김택진(46) 사장은 '이젠 언덕길을 만나도 절대 자전거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저 자전거 손잡이를 한 바퀴 돌리기만 하면 된다. 단, 김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전기 자전거가 있어야 한다.

김 사장이 전기 자전거를 만든 계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사업 다변화를 꾀하다가  눈에 띈 것이 전기 자전거일 뿐이다.

"화석 에너지가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생각이 들자 자전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 했어요. 유럽에서는 전기 제품 대기 전력(전원을 끄고 있을 때 전력)이 1w 이상이면 아예 통과도 안됩니다. 그만큼 엄격하죠. 현재 국가별 어젠더가 환경과 에너지 절약 정책입니다. 즉 자전거가 미래 산업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김 사장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24년간 줄곧 전자 계통 일만 해온 일편단심(?) '전자맨'이다. 그가 운영하는 진영전공(http://jyec.net/)은 전자부품(트랜스)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사업 다변화를 꾀하다가 모터에 손을 댔고 점점 사업을 확장하다가 결국 전기 자전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자전거는 미래 산업, 친 환경 에너지 절약...

김택진 사장
 김택진 사장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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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이 만든 자전거는 한마디로 친절한 가격인 100만원대 전기 자전거다. 100만원이 어째서 친절한 가격이냐고 반문 하시는 분이 있을 터, 그런 분들은 집 근처에 있는 MTB(산악용 자전거) 대리점에 한번 가보실 것을 권한다.

100만 원짜리 자전거는 고급 자전거 축에도 끼지 못 한다는 것을 금세 알 게 될 것이다. 놀라지 마시라 10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자전거도 즐비하다.

현재 우리나라 에서 판매 되고 있는 전기 자전거(일제) 가격은 대부분 200만 원 선이다. 10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산 전기 자전거도 있지만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이 만든 자전거는 100만 원대 제품이지만 성능이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저가대 전기 자전거 수입해서 판매한 분들은 대부분 다 망했습니다. 성능이 떨어지고 서비스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 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저도 물론 망할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신경 쓴 것이 성능과 서비스 체계입니다. 그래서 고치기 편하게 모두 일반 자전거에 들어가는 부품을 썼습니다. 현재 서비스와 판매 체계를 갖추지 못해서 판매를 못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영업이 좀..."

김 사장 말대로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는 못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다보니 만드는 것은 자신 있지만 영업에는 '젬병'이다. 김 사장은 현재 영업을 도맡아서 해 줄 사람을 찾고 있다. 판매 회사를 설립해서 대리점 체계와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전기 자전거를 신명나게 팔아 줄 능력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한 형편이다.

기술자 출신 이다보니 '판매'가 문제...어디 판매 전문가 없나요?

전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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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중국에서 만들어서 한국에도 들여오고 외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몆 년 전 중국 천진이란 곳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놓았다고 한다. 김 사장 말대로라면 진영전공에서 만드는 전기 자전거는 중국 제품이다. 제품에도 분명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찍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국회사 진영전공에서 만든 한국 제품이라 강변(?)한다.

"조립라인에는 중국 사람이 앉아 있지만 기술자는 한국 사람들입니다. 한국에서는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어요. 자전거를 만들 만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부품 만드는 회사가 없기 때문에 완제품을 뽑아 낼 수가 없어요. 중국은 자전거 산업이 굉장히 발달돼 있어요. 그래서 자전거 만들기가 쉽죠."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 김 사장은 만약 한국에서 자전거 붐이 일어나서 자전거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실업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자전거 조립은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많은 직원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자전거가 많은 나라 중국에서는 벌써 전기 자전거 붐이 일어났다고 한다. 김 사장은 "이제 일반 자전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전기 자전거가 많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호기심단계'라고 한다. 김 사장은 앞으로 2년 정도 지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앞다투어 전기 자전거를 구매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누군가 타고 다니는 것을 보아야 구매욕이 생깁니다. 그 단계까지 가려면 2년 정도는 고생해야 할 듯합니다. 그 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도로 문제와 제도 문제입니다."

도로문제 해결, 자전거 관련법 만드는 일이 시급

전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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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영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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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전기 자전거를 오토바이로 볼 것인지 자전거로 볼 것인지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전기 자전거 관련 법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부터 하루 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전기 자전거를 자전거로 분류하고 있다.

또 도로 문제도 지적했다. 김 사장은 자전거 도로를 좀 더 정리하고 나아가 차도를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도로 일부를 막아서 자전거가 편하게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인터뷰가 거의 끝날 때쯤, 전기 자전거를 타면 좋은 점 한 가지만 얘기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기 자전거는 굉장히 경제적인 제품입니다. 물론 처음 구입할 때는 목돈이 들어 가지만... 배터리 완 충전 하면 30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완전히 충전하는데 드는 전기세가 얼만지 아세요? 겨우 50원입니다. 버스 요금보다도 훨씬 싸지요?"라고 대답했다.

김 사장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는 9월3일, 진영전공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전기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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