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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직할시 무륭현의 리우치 당서기.
 중국 충칭직할시 무륭현의 리우치 당서기.
ⓒ (주)제이테크컨설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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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가장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 상황에 따라 여행 산업은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현재) 저점을 찍었을 때가 바로 높게 오를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은 경제 위기를 곧 극복하리라고 본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가장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관광 시설과 관련된 조건 등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얻고자 한국에 왔다."

한국경제 불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 플루)로 인해 가중된 여행 업계의 침체 상황임에도 한국을 찾아 여행객 및 투자자 유치에 나선 중국 고위 관리가 밝힌 출사표다.

그가 온 곳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충칭(重慶)직할시 무륭(武隆)현. 중국 서남부 양쯔강 상류에 자리잡은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카르스트(Karst) 지형(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되어서 생성된 지형)으로 생태박물관으로도 불리며, 지난 2007년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서부 내륙의 유일한 직할시이자 중국 3대 국립공원으로 꼽히는 충칭직할시 무륭현은 그동안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리적 요소 때문에 중국 동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때문에 뛰어난 절경과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자연유산을 간직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에 무륭현을 소개하는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는 리우치(劉旗) 무륭현 당서기를 26일 오후 서울 도심 호텔에서 치러진 무륭현 관광설명회 현장에서 만났다. 리우치 당서기와 그의 일행 10여 명은 지난 24일 한국을 찾았으며, 관광설명회에 앞서 전북 부안군을 방문해 상호 교류 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장이머우 감독을 감탄케 한 무륭현, <황후화>에 등장하다

리우치 당서기.
 리우치 당서기.
ⓒ (주)제이테크컨설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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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서기'하면 떠오르는 거대한 몸집에 나이든 인물일 것이란 생각과 달리 젊은 외모의 리유치 당서기는 첫눈에 보기에도 관료란 인상을 전해주는 옷차림에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서 통역을 곁에 두고 마주 앉은 순간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몇 차례 질문이 오간 다음에는 마치 직접 대화하듯이 이야기를 나눴다.

- 충칭하면 영화 <중경삼림>이 떠오르고, 무륭하면 무릉도원이 연상된다.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 무륭인 것 같다. 무륭을 소개해 달라.
"무륭현은 중국 서남부 양쯔강 상류에 있는 곳으로 3200여만 명이 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도시라고 할 수 있으며 130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지역으로 기묘하고 아름답다.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황후화>에 유일한 야외 촬영지이기도 하다.

여름 평균 기온 22℃로 선선하다. 겨울과 여름에 오면 좋다. 무륭은 휴가의 천국이고, 야외레저의 낙원이다. 이곳에서 국제 3대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리며, 오는 9월 19일에도 7번째 대회가 열린다."

-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알려진 것 아닌가.
"오히려 늦게 (알려져서) 개발이 덜된 것이 다행이다. 파괴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 무륭현을 대표하는 당서기로서 생각하는 그동안 무륭현이 개발되지 못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 문제였다. (중국) 서부는 고산지가 많다. 각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를 개통하려면 보통 1억 위안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낙후되고 개발이 안 된 지역이 많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서부 개발의 주요 항목으로 '길'을 꼽고 있다."

오강.
 오강.
ⓒ 무륭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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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륭현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억 위안을 들여 관광지 도로 정비 사업을 벌였다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더욱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준비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오는 9월 17일 인천국제공항과 충칭국제공항을 잇는 직항로가 개통된다. 무엇보다 충칭국제공항에서 바로 무륭현으로 가는 고속도로 또한 오는 10월 1일 정식 개통식을 가질 예정이다.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충칭에서 무륭까지 자동차로 4시간이 넘게 걸렸으나 이젠 1시간 30분이면 공항에서 무륭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설명을 한 리우치 당서기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무륭현이 지정된 것은 결국 국제유네스코의 엄격한 기준에 통과했다는 것"이라며 "세계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시설을 (무륭현이) 갖추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통계를 내봤더니, 무륭현 관광 성장이 113%에 달했다"면서 "숙박시설은 5성급 호텔이 하나, 4성급 호텔이 네 개, 3성-2성급 호텔은 셀 수 없이 많이 있으며 동시에 1만5천 명을 투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한 해만도 500만 명의 관광객이 무륭현을 찾았다. 하지만 이 중 중국 내 관광객과 대만 관광객을 제외한 순수 외국인 관광객은 3%에 불과했다. 그러나 리우치 당서기는 3%란 숫자에 상당히 긍정적이다.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고 찾은 수치치고는 많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길이 열리면서 판도는 바뀔 것으로 보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무륭현은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했다. 바로 무륭현 도로표지판을 전면 교체하고 있는 것. 하늘길이 열리는 9월 17일까지 중국어와 영어로 표기된 도로표지판을 중국어-영어-일본어-한국어 4가지 표기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한국인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세 가지 이벤트... 9월 17일을 잡아라!

부용강.
 부용강.
ⓒ 무륭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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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에 오르는 이런 준비된 상황에서 한국을 찾을 때, 그냥 오지 않았다. 한국 관광객과 투자자를 불러모을 조건을 준비했다."

낮고 굵은 저음의 음성으로 차분히 무륭현에 대한 설명을 하고 무엇인가 준비했다는 그의 말에서 자신에 찬 신념이 전해졌다. 과연 그가 준비한 것은 무엇일까. 

- 무엇을 준비했다는 것인가.
"무륭현은 한국 관광객과 여행사, 투자기업을 위한 정책 3가지를 마련했다. 우선 한국 관광객들을 위해 오는 9월 17일(목) 처음 취항하는 아시아나 항공 인천-충칭 노선 첫 비행기를 타고 와서 무륭현을 찾은 모든 관광객에게 무료로 관광 교통편과 먹고 자는 숙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충칭국제공항에서 무릉현까지 오는 길도 오는 10월 1일 개통 예정인 고속도로로 미리 모시고 오겠다. 한국인 여행객의 모든 일정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니 비행기 티켓만 본인이 지불하면 된다.

두 번째 이벤트는 첫 비행기로 와서 무륭현에 오신 분들 중 9명을 뽑아 인천-중칭 무료 항공권을 세금 포함해 제공하겠다. 세 번째 이벤트는 9월 17일부터 올 연말까지 무륭현을 찾는 한국 국적을 가진 관광객들에게 모든 명승지 입장료를 무료로 해줄 것이다.

다음은 여행사 유치를 위한 정책으로 한국 여행사 중 무륭현을 대상으로 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마련한다면 무륭현에 전담 부서를 마련해 돕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사업투자자를 위한 정책으로 무륭현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을 위해 일정 구역의 토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특히 무륭현의 발전 방향에 부합되는 기업이 투자를 한다면 무료로 땅을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덧붙여 리우치 당서기는 "무륭현은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산수가 빼어난 자연 경관이 풍부하다"면서 "자연산업 외에 농업산업에도 투자 유치할 계획이고, 기계와 전자, IT 쪽의 고부가가치 높은 산업과 관련한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전북 부안군을 방문해 상호 우호 관계를 맺었다"면서 "한국에 아주 좋은 투자조건을 제시하려고 한다"고만 언급했다. 구체적인 사항은 직접 논의해서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적극적인 관광객 모집과 투자자 유치로 얼마의 수익을 기대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예상 밖이었다.

"(무륭현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관광 설명회와 투자 설명회를 준비하지 않았다. 나라(중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한국과 우호 관계를 맺기 위함이다. 한국에 오면서 이익 창출 계획은 생각에 없었다. 앞서 여행사 관계자들이 무륭현 관광상품을 개발하면 자신들에게 돌아올 인센티브에 관심을 나타냈는데, 무륭현에 투자하는 여행사에게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지만 이를 통해 무륭현에 돌아올 수입은 전혀 생각지도 기대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무륭현의 발전과 개발이 보다 잘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무륭현에 와선 천생삼교를 보고, 오감어를 먹어라"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천예 비경 천생삼교.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천예 비경 천생삼교.
ⓒ 무륭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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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자연유산으로 무륭현의 구천갱, 천생삼교, 부용동 세 곳이 등록돼 있다. 구천갱은 지하수가 석회암층을 용식한 결과 상부가 붕괴되어 만들어진 큰공간이며, 천생삼교는 용식으로 형성된 3개의 천연 거대 다리다. 부용동은 총 길이 약 2800미터의 석회동굴로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무륭현의 대표인 리우치 당서기에게 물었다. 무륭현에 와서 이곳만은 꼭 봐야 하는 곳과 여행 가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음식에 대해.

"정말 볼거리가 많다. 정말 딱 하나만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천생삼교'를 추천한다. 설명이 필요 없다. 보면 알 것이다. 추천 음식은 생선 요리가 있는데, 절경인 오강에서 잡은 자연산 생선으로 요리한 '오감어'란 음식이다. 꼭 한 번 드셔보기 바란다."

얼마 전 국내 언론보도에도 소개될 정도로 충칭직할시는 '범죄와의 전쟁'이 한창이라고 한다. 충칭은 조직폭력배의 온상이라고 할 정도로 좀 험악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안전할까?

"최근 충칭시와 공안 합작으로 조직폭력배 1500여 명을 잡아들였다. 솔직히 충칭은 예전부터 유명했다. 하지만 이젠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무륭현은 폭력배가 없다. 시골이기 때문이다. 안전하다."

세계적으로 신종 플루가 여행을 계획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대해 리우치 당서기는 "현재 무륭현엔 신종 플루 감염자가 없다"며 "여행객은 공항에서부터 바로 진단을 받고 오도록 대책을 세웠고, 버스로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모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신종 플루 감염 위험이 높은데, 무륭현은 시골이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고 무엇보다 자연 보호가 잘 돼 있어 공기 좋고 깨끗한 곳이라 걱정 없다"면서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옮길 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잘 마련해 두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리우치 당서기에게 물었다. 자연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파괴'를 전제로 한다. 더군다나 종합 레저 관광을 또 하나의 여행 포인트로 내세운 무륭현은 내년 8월까지 골프장 11개가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자연유산을 개발로 인해 오히려 파괴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를 전했다. 그의 답변은?

"당연히 자연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것이 개발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연 보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지역에 살고 있는 5천 호의 인구를 다른 거주지로 옮겨 생활토록 했다. 또 자동차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보호지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지정된 장소에 주차시킨 후 관광 전용 친환경차를 이용해 관광하도록 할 계획이다.

자연을 보존하려고 권장하지만, 아름다운 환경을 잘 가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개발로 인해 천혜 자연환경이 파괴된다면,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한 유네스코에서 지정을 취소할 것이다."

ⓒ 무륭현 제공

"무륭현은 하늘이 준 자연 선물"
숨은 비경에 높은 관심... 사업설명회에 150여 명 참석
리우치 당서기.
 리우치 당서기.
ⓒ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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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직할시 무륭현의 리우치 당서기 등 관리 10여 명은 26일 서울 소공동 L호텔에서 관광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내 여행사 관계자와 관련 기관의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무륭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인사말을 한 이영일 한중문화협회 총재는 "무륭현은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비경"이라며 "장가계는 위에서 아래로 절경을 구경하는 곳이고, 무륭현은 아래에서 위로 절경을 구경하는 곳으로 무릉도원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충칭에서 4시간을 차로 달리면서 보면, 정말 멋있는 굴들이 땅을 뚫고 나온 것을 보는 것이 한층 더 낭만적이다"면서 "앞으로 1시간 30분으로 단축된다고 하니 더 쉽게 무륭을 찾을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륭현은 1주일 정도 봐야 겨우 윤곽을 봤다고 할 정도"라며 "하늘이 준 자연 선물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부럽다"고 덧붙였다.

하송우 한중문화협회 이사는 "자연이 주는 감동을 무륭현에서 얻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리우치 무륭현 당서기는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에 우호가 영원히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진심으로 한국 친구들이 중국 무륭을 방문해 독특한 산수를 경험하고, 동시에 각계 단체에서 무륭을 탐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러 오기 바라며, 가장 뛰어난 정책으로 한국 관광객을 편안하게, 안심하고 즐겁게 여행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태그:#무륭현, #유기, #세계자연유산, #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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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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