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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지난번에는 차량 600여대에 지역주민포함 구경꾼들이 어림잡아 5000여명이 왔는데 오늘은 약 3000여명 정도 온 것 같네요"

 

25일 오후 5시 한국형 소형위성 발사체(KSLV-1)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화양면 안포리 입구에는 발사 장면을 보러온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백야도의 뷰포인트를 안내하는 이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여수시 관광과 직원인 엄태오씨와 그의 동료들은 "이날 모여든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햇볕가리개용 모자와 안내장이 동이 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문화 관광과 해설사인 조미선씨는 "지난 19일에는 사도에서 발사장면을 보기위해 필리핀에서 온 외국인을 모시고 개인적인 활동을 했는데 오늘은 백야도에서 발사현장을 돕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나로우주발사 최적의 관망 포인트로 떠로른 '백야전망대'

 

전라남도 여수에 위치한 백야도는 나로도와 20km가량 떨어져 있는 거리로 나로우주센타를 정면으로 바로보고 있는 최적의 관망 포인트다. 이날 관광과 직원들과 4명의 문화관광 해설사들의 자원봉사는 여수의 명물로 떠오른 백야도의 우주발사 관망 포인트를 알리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지난번에 이어 다시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오늘 발사에 거는 기대와 열망은 남다르다. 일예로 꼬리에 꼬리를 문 구경꾼들은 마치 귀성행렬을 연상케 했다.

 

여수시 덕충아파트에서 온 홍혜경씨 가족과 그 이웃 주민들은 로켓이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오늘 또다시 백야도를 찾았는데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도로를 2km이상 걸어왔지만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또한 안개 같은 연무가 끼어 발사장이 잘 안보이던 지난 19일과는 달리 오늘은 날씨가 쾌청해 확 트인 바다와 함께 나로우주센타 발사장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발사를 위한 기상조건은 최적이다. 행사장에는 시에서 준비한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생방송으로 TV에서 발사장면을 지켜보 눈으로 직접 우주센타를 확인하니 생동감은 두 배다.

 

대한민국 위성발사체 나로호 성공발사!

 

발사 15분전 방송에서는 자동시퀀스가 작동되어  컴퓨터 계기들에 의해 모든 점검을 순차적으로 마치고 1단로겟이 점화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발사 카운트다운과 함께 하늘로 치솟은 나로호의 화염은 휘황찬란했다. 일순간 숨이 멎고 주위는 고요해졌다.

 

3분 50초 후 페이링의 발사체가 순차적으로 분리되고 이어 2단엔진의 점화도 성공했다.

 

이후 17시 7분 33초 "목표궤도진입 성공"이라는 자막과 함께 흘러나온 아나운서의 음성은 "이제 나라호는 고도 300km를 날아올라 2년동안 임무를 완수한다"며 "발사9분 뒤 3단 배터리 공급이 완료되었다"는 방송이 울려 퍼지자 모든 사람들은 또다시 환호성을 연발했다. 마치 감동의 도가니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발사광경 지켜본 목격자들 "흥분과 환호속 분위기 절정에 달해"

 

이날 나로호 발사장면을 보러온 김문기(여수시 학동)씨는 "여러 번 발사를 연기해서 처음 기대치 보다 실감이 덜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상 첫 발사이고 세계10번째 발사를 하게 되어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가에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해서 선진국만이 아닌 우리도 우주스페이스 클럽에 우뚝 섰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땅만 파고 환경을 해치는 사업만 할 것이 아니라 우주개발 같은 고부가 가치 산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향후 이런 기술 집약적인 3차 산업이 10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또 광양에서 온 서동식(74세)씨는 "나로호 발사가 너무 감동스럽다. 오늘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자부심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난번에는 고흥에 있는 팔영산으로 보러갔다 헛걸음을 했는데 오늘 이곳에 와보니 오히려 시야가 확 트이고 전망이 더 좋다"고 전했다.

 

친구끼리 왔다는 중년주부 김인숙씨와 오정숙씨는 "너무 너무 가슴이 떨리고 기쁘다"며 "오늘을 위해 전념해 주신 우주과학자들에게 고생 많았다"는 노고도 잊지 않았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광경을 목격해 너무 감개무량해 말이 안 나온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목포에서 온 박수영(목포해양대 3학년)씨는 "지난번에 왔을 때 실패해 허탈했는데 이번에는 기대에 보답하듯이 발사가 성공해서 정말 기분이 좋고 우리나라 기술력이 대단한 것 같다"는 소감도 전했다.

 

우주비행사가 꿈인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발사장면을 지켜본 정미경(시전동 우미아파트)씨는 "발사과정이 긴장되고 떨렸는데 오늘 기대이상으로 잘되어 애들한테 소망이 생겨 너무 좋았다"며 "언젠가 나로우주센타에서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가고 싶다는 아들의 꿈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자녀들에게 부푼 꿈을 안겨주고 가는 이들도 있었다.

 

또한 서울 도곡동에서 친구들과 고향을 찾은 박유진(25세 영어교육)씨는 "발사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버스로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 대한민국이 한층 발전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내내 나로호와 함께 우주로 날아가는 기분이 들어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친구 이빈나(25세)씨는 "다음에는 순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쏘아 올렸으면 좋겠다"며 우주기술력 축척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나로호 발사 절반의 성공이 주는 교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이후 행사장에 온 많은 사람들은 성공적인 발사장면을 목격하고 저마다 감동과 희망을 안고 차를 돌려 백야도를 빠져 나왔다.

 

 

이후 기자는 성공적인 발사소식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지만 9시뉴스를 통해 위성이 궤도를 벗어나서 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우주의 미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일순간 그 감동은 아쉬움으로 변했지만 오늘 성공적으로 우주로 날아간 발사 장면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각인되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설마 하던 맘에 현장에서 만난 엔진니어 출신이라는 김문기씨에게 발사 전 물었던 마지막 인터뷰내용으로 위로를 삼고 싶다.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원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것도 기술이다. 실패하면 실패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패의 기술력도 얻어지고 축척되는 소중한 경험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태그:#나로호, #백야도 발사전망대, #우주비행사, #실패의 기술력,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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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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