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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수년 동안 주민 간 내홍을 겪어온 인천 부평구 부평3동 신촌구역이 또 다시 재개발 추진을 놓고 주민들 사이 충돌이 일어났다.

 

부평구가 지난 달 31일 신촌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을 위한 공람 공고를 실시하자, '신촌 문화마을 조성 추진위원회'는 문화마을 조성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구청장실 앞에서 11일 동안 철야 농성과 함께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부평구가 공람한 정비구역(안)에 문화마을 예정부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신촌지역에 사는 예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화마을추진위는 2006년부터 문화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인천 부평 신촌 문화마을 추진위원회는 '신촌 문화마을 조성'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면서, 문화를 재개발이라는 재산 증식 과정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반발수위를 높였다.

 

문화마을 추진위는 단식 농성을 풀면서 13일 "<문화부평>을 지향하는 부평구가 문화마을을 조성하겠다는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재개발 추진위원회'의 개발안에 문화마을 조성 예정지를 포함시켜 지구지정 공람 안을 발표했다"면서,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 구역 지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부평구는 지구지정 공람 전 문화마을을 조성하겠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으며, 실제 문화마을 조성 지역의 특수성이나 진상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재개발 추진위의 입장에서 날치기로 행정처리 하다 보니 지구지정 면적 또한 틀리게 공고했다"고 밝혔다.

 

문화마을 추진위는 부평 신촌지역은 일제 시대 조병창과 미군기지 등 도시가 형성돼 성장한 역사성과 함께 지역 내 갤러리, 도예 공방, 악기공방, 작가들 화실, 작업실 등 많은 문화생성요소를 갖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을 문화 마을로 지정해 조성하자고 주장하며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들은 문화부 장관 접견 신청 등 각종 행정기관 방문과 민원 절차는 물론, 문화예술분야에서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연대해 의견을 모으고 전문가들 조언도 받아, '부평신촌문화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40여년 째 이곳에 살고 있다는 송 아무개(72·여)씨가 토지 등 자신의 재산 절반을 문화마을 조성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재개발 추진위원회 주민 50명은 이날 구청으로 몰려와 욕설과 함께 "너희가 우리들 집 사서 문화 마을 조성해라, 너희가 신촌을 뭐 아냐. 여기는 양갈보 촌이다"며 재개발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너희가 먹고 산다고 이러면 안 된다"는 등 문화마을 추진위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와 관련 신촌재개발 추진위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 중 일부가 문화마을을 만든다며 최근 그 곳에 빌딩을 지어 임대를 놓으려고 하는데 과연 이 빌딩이 문화를 위한 것인지 부동산 임대업을 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재개발을 찬성하는 다수 주민들에게 오히려 재산상의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재개발 추진위는 주민공람이 끝나면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재개발로 인해 주민 사이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촌 문화마을 추진위원회, #재개발, #부평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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