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재·보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할 의사를 밝힌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때가 되면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출마 전엔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시기는 못박지 않았다.

"대표직 연연 안해... 때가 되면 결단"

박 대표는 12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좀 (시간이) 지나면 결단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당) 일부에서는 제가 당대표직을 가지고 출마해야 한다고 강한 기류가 있으나 저는 절대로 당대표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 과감하고 의연하게 결단을 내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재·보선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전날(11일) 있었던 당·청회동에서도 박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의견을 전했으리라는 관측이다.

박 대표는 그러나 사퇴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당 주류인 '친이' 일각이나 박 대표의 주변에선 '9월말 사퇴'를 점친다. 이렇게 되면 친이 소장파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9월 조기전당대회'는 불가능해진다. 대신 전대 후순위 득점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인터뷰에서 '대표직을 그만두면 정 최고위원이 승계한다든지 (보궐선거로)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안 등이 얘기됐다는 보도가 있는데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그만 두면 당헌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누가 승계한다, 이게 다 정해져 있다. 이를 새삼스럽게 이야기 나눌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출마선언 시기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박 대표는 "선거가 두 달 반이나 남았다"며 "적당한 시기에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출마) 결심은 했다. (그러나) 이걸 공식화 시키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