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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사측의 쌍용자동차 2차 진압작전을 시작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쌍용차 사측 직원들과 노조측 지지자들간의 충돌이 빚어져 노조측 지지자 한 명이 사측 직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다.
 경찰과 사측의 쌍용자동차 2차 진압작전을 시작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쌍용차 사측 직원들과 노조측 지지자들간의 충돌이 빚어져 노조측 지지자 한 명이 사측 직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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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고 원통하죠."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쫓겨난 노조원 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이 본격화한 5일, 공장 안에서 남편들이 경찰과 용역과 대치하는 동안 공장 밖을 지키던 아내들은 한때 남편의 동료였던 이들의 폭력에 몸과 마음을 모두 다쳤다.

이날 오전 8시 30분 공장 밖을 청소하겠다며 뛰어나온 쌍용차 사측 직원 2000여 명은 정문 앞을 지키고 있던 해고자 가족들은 물론 모여있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시민들에게까지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대학생들이 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인도에 설치됐던 농성천막은 철거됐고 해고자 가족들은 있던 사측 직원들의 위협을 피해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도 입었다.

가족들 농성 천막 철거 당해... 경찰은 사측 폭력 묵인

평택역 앞으로 이동해 오후 2시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항의 집회에 참석한 가족들은 "원통하다"고 했다.

노조원 아내 A씨는 "쇠파이프나 각목, 그런 것들을 들고 천막 철거하면서 사람 때리고…, 어떻게 아들 딸 같은 학생들까지 그렇게 폭행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분하고 원통하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때는 같은 직장을 다니던 동료였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다"며 "경찰은 사측 직원들이 그렇게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억울하고 분한 것도 잠시, 가족들은 도장공장 안으로 쫓겨 들어간 남편 걱정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원 아내 B씨는 "어제 남편이 날아온 볼트에 손가락을 맞았다고 들었다"며 "치료를 해야 하는데 치료도 못하고 아직 안에 있다, 안 다쳤으면 그나마 걱정이 덜할 텐데 다쳐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그래도 남편이 끝까지 있을 생각이라고 한다, 나도 애들은 내가 잘 키우고 있을 테니 끝까지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상황을) 잘 모르는데 텔레비전에 아빠 회사가 나오면 경찰 보면서 '나쁜 사람'이라면서 텔레비전을 막 때린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C씨는 "그렇게 강제로 진압하는데 다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누가 얼마나 다쳤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더 마음이 아프다, 제발 다들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근심이 가득했지만 작은 희소식도 있었다. 이날 오후 강희락 경찰청장이 "도장2공장의 경찰 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가족들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4일 오전 10시께, 쌍용자동차 사측 직원들은 평택공장 앞에 설치된 시민사회단체들의 농성천막을 철거했다. 농성 노동자 가족들이 천막을 잡고 울부짖고 있다.
 4일 오전 10시께, 쌍용자동차 사측 직원들은 평택공장 앞에 설치된 시민사회단체들의 농성천막을 철거했다. 농성 노동자 가족들이 천막을 잡고 울부짖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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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종교단체에 도움 요청할 것"

이들은 남편들이 쫓겨가 있는 도장2공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을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야당들과 종교단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신미정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간사는 "야당 의원들과 조계종, 천주교 등 종교인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도움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4일 저녁 공장 안으로 들어가 부상한 노동자들을 치료하고 나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명하 간사는 노동자들 중 부상자가 150여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간사는 "새총으로 발사한 볼트에 맞아 쇄골이 부러지고 살이 찢어진 부상자가 수십 명에 최루액에 화상을 입은 환자들 또한 상당수"라며 "이들은 의사들이 들어가 치료하기 전까지 항생제나 진통제를 먹으며 버텨왔다"고 밝혔다.

그는 "위장병 등 내과 치료가 필요한 이들은 물론 우울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이들도 많다"며 도장2공장 내에 고립된 노동자들의 건강상태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태그:#쌍용차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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