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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맞이하는 여름철의 아침은 언제나 세계의 탄생과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여름철의 저녁은 언제나 세계의 종말과 같은 장엄한 표정을 짓는다'고 '카뮈'는 그의 '유고에서' 적고 있다.
 

여명이 움트는 새벽 바다는 '세계의 탄생'처럼 그야말로 한 권의 바다 경전 같다. 동백섬에서 도보로 출발하여 달맞이 언덕 해월정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말이 필요 없는 침묵의 경전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해운대 달맞이 언덕, 이곳에서는 일출과 월출을 함께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바다를 장엄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은 계절따라 차이가 난다. 여름철에는 다섯 시에서 다섯 시 반 사이가 좋다. 겨울에는 일곱 시 가까운 시각이라야, 장관의 일출을 볼 수 있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일출과 월출의 경관은 차이가 많다 하겠다. 이곳에는 많은 문화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달빛어울마당', '달빛 산책로','사색의 오솔길' 등이다. 이 길은 '삼포'길, 파도소리 따라 구덕포까지 이어진다.
 

바다에 무슨 경계가 있을까 마는 해운대 백사장의 바다와 달맞이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와우산 자락 끝에 있는 청사포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각각 다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바다는 오륙도 섬을 낭만처럼 품은 바다이다. 청사포 바다는 어부들의 바다이다.
 

 

이곳에 오면 새벽 출항을 떠나는 크고 작은 어선들이 바다를 가르는 항적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가 엽서처럼 아름답다. 방파제에는 밤을 샌 낚시군들이 늘 파도와 싸우며 고기 잡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벽 바다가 열어주는 시간의 틈 사이로 물새떼들이 날아오른다. 마치 에게해처럼 푸른 쪽빛 바다빛깔에 마음도 쪽빛으로 물드는 시원한 여름바다 위에 떠 있는 부표 등대의 알록달록한 빛깔과 광활한 바다의 시원함이 비어있는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떠도는 유년의 바다에서
바람 소리 들리고
라흐마니로프의 교향곡을 듣는다
은빛 갈매기들이 나르는
빛나는 우유빛 아침에
시간의 바다로 간다
 
건강한 어부들의 손 끝으로
아득한 원시림이 무너지고
일제히 마스터 위로 날아오느는 활선어들
바다에 오면
이 세상의 슬픔과 눈물이 깨끗해진다.
<바다를 위한 소네트>-'권태원'
 

동해남부선 두 가닥 철길이 달리는 청사포 해안길의 바다는 마치 어머니의 품속과 같다. 무한대의 자비 그것이다. 아득한 시원의 시간의 바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바다, 무엇을 삼킬지라도 토할 줄 모르는 바다'이다.  
 
바닷가를 그리워하는 소나무에
석양이 마구 내리쬔다.
바닷가는 더욱 허망하고
아득하고 남쪽으로 먼 나라여
<헤매는 나에게>-'S.콰지모도'

태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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