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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고혈압 약을 드시지 않겠다는 환자를 설득하느라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힘이 다 빠집니다. 작년까지는 고혈압으로 약을 꾸준히 드시던 환자였는데, 올해부터는 별다른 증상도 없고 바쁘셔서(?) 임의로 약을 중단한 환자였습니다.

사실 환자가 느끼기에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야 제가 말린다고 해도 환자분이 원해서 약을 드시겠지만, 고혈압이라고 하는 놈이 고약하게도 크게 합병증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게 약을 복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닙니다. 또 요즘에는 조금만 치료를 권해드려도 의사가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의사들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 소심해지는 초보 의사입니다.

먼저 고혈압의 정의에 대해서 확실히 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고혈압은 한번 잰 혈압이 높았다고 해서 고혈압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혈압은 하루 중에도 변동이 심하고 - 야간혈압이 주간혈압보다 10-20% 낮습니다 - 활동량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에 의해서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 방문시에는 5분이상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한 뒤에, 2분 이상의 간격으로 2번 이상 잰 혈압의 평균을 가지고 고혈압을 정의하게 됩니다. 이때에도 적어도 30분 전에는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을 제한해야 합니다.

정상혈압과 고혈압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정상과 높은 혈압 사이의 경계선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떤 사람이 심혈관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어떤 사람이 치료를 받으면 분명히 이득을 본다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설정한 기준치 입니다.

정상혈압은 수축기 혈압  < 120 mmHg and 이완기 혈압 < 80 mmHg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 140 mmHg or 이완기 혈압 > 90 mmHg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은 복합적으로 레닌-안지오텐신계, 교감신경계, 국소호르몬계, 음주, 카페인, 칼륨, 칼슘 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그 중에서도 유전적인 소인 과 염분이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중에 고혈압이 있는 경우 가족 전체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비만, 수면무호흡증, 운동부족, 음주, 흡연, 고요산증등이 고혈압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

고혈압은 일반 성인의 15%이상에서 발견되는 질환으로 연령의 증가에 따라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혈압 환자 중에서 50% 만이 자신의 고혈압에 대한 진단을 받게 되고 그렇게 진단을 반은 환자 중에서 또 50% 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개 치료를 받는 다고 해도 적절하게 혈압을 유지하는 경우가 50% 미만이라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결국 우리나라 성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약 12% 내외 일 것으로 추정 됩니다.

즉 아직도 많은 분들이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고혈압이라고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를 받지만 적절하게 혈압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입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고혈압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혈압의 자연경과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혈압이 높은 정도에 추가해서 여러가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그런 예외적인 상황들을 제외하고 고혈압이 있으면서 치료받지 않는 성인의 대부분은 시간이 갈수록 혈압이 더 오르게 됩니다.

심장의 모습
▲ 심장 심장의 모습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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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장을 생각해 보면 혈압이 높아지면 온 몸에 피를 공급해 주는 좌심실에서 많은 힘을 줘야 하기 때문에 좌심실에 부하가 들어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좌심실이 점 점 더 두꺼워지게 되고, 좌심실이 너무 두꺼워지면 결국 좌심실의 이완기능- 늘어나는 정도-이 감소하면서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부전이라는 병에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즉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 겉으로 들어나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을지 몰라도, 몸 속에서는 이미 각 장기들이 조금씩 망가져 가고 있고,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 장기들이 제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연구들을 통해서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 환자의 수명은 보통 죽상경화증의 촉진으로 인해서 10-20년 단축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또, 비교적 혈압이 높지 않은 환자라고 할지라도 치료하지 않고 7-10년 이상 지나게 되면 위중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거의 30% 에서는 죽상경화성 합병증이 동반되고 50% 이상에서는 심비대, 울혈성 심부전, 망막병증, 뇌혈관 사고, 신기능 장애 등을 가지게 됩니다.

고혈압을 고치는 생활습관

고혈압은 나이가 들어서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고혈압 환자는 20-40대에 초기 고혈압 단계를 경험하고  이러한 시기가 약 10년 동안 지속되다가 고혈압이 지속되는 단계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혈압의 초기 단계인 20-40대에 처음 고혈압이 나타났을 때 생활습관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충분히 고혈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을 고치는 생활 습관
 스트레스 완화
 저염식 ;  하루 5g 이하로 감소 하 는 것이 목표
 운동 ; 운동은 체중감소와 별개로 운동자체로 혈압을 감소시킨다
 체중감량 ; 특히 상체비만은 고혈압과 많은 관계가 있다.
                 체중을 1kg 감량하면 혈압이 1.6/1.3 mmHg 감소
 금연 ;  흡연 후에는 15-30분간 혈압이 상당히 증가
 과음은 삼가 ; 소량의 음주는 심혈관 질환을 감소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과량의 음주는 오히려 독으로
                     하루에 맥주 1병이나 소주 2잔 정도가 적당

물론 대개 이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조절되는 경우는 드문 편으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을 사용해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태그:#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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