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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오연호 대표기자, 김당 정치데스크
정 리 : 이정환 기자
사 진 : 권우성 기자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에 있는 서울시 청사 7층에 자리 잡은 서울시장 응접실에서 만난 오세훈(48) 서울시장은 여유와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시장 취임 세 돌을 맞이한 오세훈 시장은 1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직 시장은 정치로 재선을 하는 게 아니고 업적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천 및 재선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1시간여 동안 계속된 이날 인터뷰의 후반부는 사전예고 없이 '정치인 오세훈'에 대한 문답이 오갔다. 이 대목의 인터뷰에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도 함께 했다.

잿빛 수트에 파란색 줄무늬 셔츠를 받쳐 입은 오 시장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될 자신은 있나"라는 질문에 "올해 말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한강 르네상스 등의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그리고 서울형 복지 정책, 시프트(장기전세주택)나 주거환경개선대책 등 이런 걸 보고 종합적으로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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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부터 서울시장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최근 재선 출마 의사를 밝힌 그는 "왜 대선으로 바로 가지 않고"라는 질문에 웃으며 "분명히 말하고 싶은데, 취임 초부터 서울시장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말해 처음부터 재선이 목표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 출마 질문이 재차 이어지자 "아직은 이르다. 그런 선택은 시장으로서의 업적이나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국민적인 니즈(필요)가 생길 때 검토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서울시장 재선 이후에는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래서인지 오 시장은 '더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덕목'으로 '경험'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서 얻은 경험,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과의 소통과 관련 "시장에게 본질적인 소통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 의견을 얼마나 많이 담아내느냐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현재 서울시의 여러 시스템은 모범적인 소통구조라 본다"고 말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뒤늦게 소통을 강조하는데 이런 변화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세상에 너무 늦은 건 없다"면서 "잘못했다고 이렇게 하면 또 받아주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포용성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4대강 정비사업, 정부안대로 진행해도 큰 무리 없다"

오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에서 서울광장이 봉쇄된 것과 관련, 시장으로서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내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했다"고 전제하고 "(봉쇄는) 실익도 없을 뿐 아니라 차벽 자체가 소통하지 않겠다는 모양으로 비치기 때문에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란 뜻을 계속 전달했다"면서 "정부에 많이 건의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민단체 분들에게 행정안전부 장관과 자리를 만들어 만나게 해드렸다"면서 "그랬더니 (광장 개방을) 행자부에 미뤘다고 (언론이) 쓰더라. 참 많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여 당시 장례위원회(행자부장관)와 시민단체 사이에 낀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 시장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경부대운하에서 비롯된 거부감이 4대강 사업으로 옮겨왔다고 본다"면서 "경부운하가 없었어도 이렇게 (4대강 사업을) 반대했을까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변호사 시절에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2000~2004년)을 지낸 그는 정부안대로 진행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경인운하까지 반대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경인운하는 태생부터 의미, 컨셉 그리고 역사적 배경까지 경부운하와 다 다르다.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소통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다. 최근 <경향신문> 여론조사에서 '불통 1위'는 이명박 대통령, '소통 1위'로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꼽혔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자평하는지?
"소통 종류는 여러 가지다. 시장에게 본질적인 소통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 의견을 얼마나 많이 담아내느냐, 이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서울시는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나 다산콜센터 120 시스템이 있다. 민원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진 걸로 봐서 120 시스템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자평한다. 특히 누구나 시정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할 수 있는 '천만상상 오아시스'로 최근 UN으로부터 공공행정상을 받았다. 모범적인 소통구조라 본다."

-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중도강화론도 제기했다. 우편향적 쏠림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인데, 이런 변화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세상에 너무 늦은 건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적기란 말도 있지 않나. 우리 국민들이 또 너그럽다. 잘못했다고 이렇게 하면 또 받아주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포용성이라고 본다."

-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4대강 정비사업을 놓고 논란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경부대운하에서 비롯된 거부감이 4대강 사업으로 옮겨왔다고 본다. 이렇게 되묻고 싶다. 경부운하가 없었어도 이렇게 (4대강 사업을) 반대했을까 하고 말이다. 특히 경인운하까지 반대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정말 할 말이 없다. 경인운하는 태생부터 의미, 컨셉 그리고 역사적 배경까지 경부운하와 다 다르다.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부안대로 진행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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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들었을 생각 아니겠나."

- 그런데 서울광장이 봉쇄됐다. 시장으로서 답답했는가?
"물론이다."

- 그럼 왜 공개적으로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나.
"내부에서 의견을 통일해서 결론을 내리고 바깥에 내놔야 하는 것이 공공기관장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반(半)정치인이지만, 개인플레이는 난 반대다. 그런 체질이 아니다. 어떤 사안이든 설득해서 함께 만들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일일이 말하긴 뭐하지만, 정부(행자부) 쪽에 계속 이야기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실익도 없을 뿐 아니라 차벽 자체가 소통하지 않겠다는 모양으로 비치기 때문에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란 뜻을 계속 전달했다. 내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명했다."

- 혹시 억울하지는 않았나. 서울광장 문제로 지지도가 주춤했던 것 같다.
"억울하다기보다는 답답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겠다. 조문 기간 동안 막아 놓지 않았나. 조문하고 싶은 분들, 그냥 그렇게 해드리면 되는 거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굳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래서 정부에 많이 건의했다. 그런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

시민단체에서 몇 분이 왔다. 조례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문화행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에 의해 시정을 펼쳐야 하는 시장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드리고 싶어도 못 해드린다고 했다. 다만 비정치적으로 한다고 보장해주면 믿겠다고 했다.

사실 사람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정말 비정치적으로 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추모행사만 하겠다고, 혹시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제어하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 정도면 좋다, 하자고 하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자리를 만들어 만나게 해드렸다. 그랬더니 (광장 개방을) 행자부에 미뤘다고 (언론이) 쓰더라. 참 많이 안타까웠다."

- 서울시장 재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왜 대선으로 바로 가지 않고?
"(웃음) 사람들이 다 정치적인 잣대로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데, 취임 초부터 서울시장을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발언을 확인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도시를 한 번 쭉 봐도, 시장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걸 정상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없다."

-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물러난다면 모를까. 서울 살림살이는 경우에 따라 나라 규모에 해당한다. 아파트 하나 짓고 허무는데도 7~8년인데, 인구 천만 도시 시장을 4년하고 그만둔다면 그게 비정상인 것이지, 한 번 더 하겠다는 게 비정상은 아니다."

- 그래도 서울광장 봉쇄 논란을 겪으면서 내 마음대로 안되네 하는 생각에 화도 났을 텐데(웃음), 최고권력자(대통령)이 되어 나라 전체를 바로 잡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가.
"아직은 이르다. 그런 선택은 시장으로서의 업적이나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국민적인 니즈(필요)가 생길 때 검토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될 자신은 있나.
"그런 판단은 언론이나 객관적인 분들이 하실 일이다. 현직 시장은 정치로 재선을 하는 게 아니다. 업적을 갖고 하는 것이다. 올해 말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한강 르네상스 등의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그리고 서울형 복지 정책, 시프트나 주거환경개선대책 등 이런 걸 보고 종합적으로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판단을 안고 선거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본다."

-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더 큰 지도자가 되기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덕목이라고 할까. 일반적인 이야기라도 좋다.
"경험이다. 다양한 상황에 대응해서 얻은 경험,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일반론으로 봐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비춰봐도 그렇다. 풍부한 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지 않나."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에 마련된 시장실에서 진행된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답변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에 마련된 시장실에서 진행된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답변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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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세훈, #서울시장,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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