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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에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소식이 안타까운 요즘입니다. 장마철이니 그러려니 생각해보지만 날씨도 세상소식도 우울하기만 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뒷동산에 올라보면 아주 특이한 모양의 꽃들이 피어나 눈길을 붙잡습니다.

 

어찌 보면 공작이 날개를 펼친 것 같기도 하고, 빨아놓은 붓 솔에 고운 물감이라도 들인 것처럼 하늘하늘 고운 모습이 공연스레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입니다. 바로 자귀나무 꽃입니다. 모양도 빛깔도 아주 특별한 꽃이지요.

 

 

그런데 이 꽃을 보고 있노라면 왜 가슴이 설렐까요?  자귀나무 꽃의 꽃말이 그래서 '환희' '가슴이 두근거림'인지도 모르겠네요. 꽃말을 지은 사람도 이 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었었나 봅니다.

 

자귀나무 꽃엔 전설도 많습니다. 결혼하기 전 한 마을 처자에게 날마다 이 꽃을 꺾어다 바치며 사랑을 고백했던 총각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결혼하여 살던 중 어느 날 읍내 술집 기생에게 반하여 그만 아내에게서 멀어지고 말았지요.

 

 

고심하던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귀나무 꽃을 꺾어다 방안에 꽂아 놓았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자귀나무 꽃을 보고 옛날 자신이 이 꽃을 꺾어 바치며 사랑을 고백했던 일이 생각나 다시 아내에게로 마음을 돌렸다는 얘기지요.

 

다른 전설도 있습니다. 옛날 중국 어느 지방에 두양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 조씨는 매년 5월 단오에는 어김없이 자귀나무 꽃을 따다가 말려 베개 속에 숨겨놓곤 했답니다.

 

 

그리곤 남편이 우울해 하거나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여 낙심할 때면 베개 속에 숨겨 두었던 자귀나무 꽃을 조금씩 술에 타 남편이 마시게 했다는군요. 그런데 그 술을 마신 남편 두양은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다시 명랑해졌답니다.

 

이런 전설 때문인지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자식이 결혼하면 신방 앞뜰에 자귀나무를 심었답니다. 금슬 좋게 잘 살라는 기원이 담긴 거지요. 자귀나무는 참 특이한 특성이 있답니다. 낮에는 활짝 펼쳐져 있던 잎이 밤이면 바짝 오므리거든요.

 

 

잎들이 밤이면 꼭 오므려 붙어 있답니다. 그러니 금슬 좋은 나뭇잎이라고나 할까요? 자귀나무는 꽃뿐만 아니라 잎까지 부부 사이의 금슬을 북돋우는 역할을 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자귀나무를 어느 지방에서는 '금슬나무'라고도 한답니다.

 

또 아주 특별한 이름으로는 소가 자귀나무 잎을 좋아하여 '소쌀나무'라는 재미있는 이름도 갖고 있지요. 무더위와 짜증나는 장마 속에서 사람들의 마을을 설레게 하는 자귀나무 꽃, 전설만큼이나 예쁘고 정겨운 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귀나무 꽃, #전설, #금슬, #이승철,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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