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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린 뒤 마산시내에서 거리행진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린 뒤 마산시내에서 거리행진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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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전국에서 세번째,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전국에서 세번째,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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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실용주의와 친서민론이라는 껍데기뿐인 구호로 깜짝쇼를 하는 가벼운 인간성에서 벗어나 인간이 누려야 할 진정한 존엄성과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도덕 철학 가치관 인격의 성숙도 등 모든 면에서 새롭게 거듭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마음까지도 보살피고 헤아리는 인간적 대통령이 될 수 있길 기도 드려본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천주교 정의구현 마산교구 사제단이 마련한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생명수호를 위한 시국미사"가 6일 저녁 천주교 마산교구 상남성당에서 열렸다. 이날 시국미사는 전국에서 세번째 '사제 시국기도회'로 열렸다.

이날 시국미사가 열린 상남성당 성전에는 "저희는 현 정권과 마산시의 회개를 위하려 기도드립니다"와 "현 정부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라고 쓴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전종훈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신부와 문규현 신부 등 마산창원지역 신부 50여명이 참석했다. 마산 수정만 매립반대와 조선 기자재공장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수정마을 주민들도 머리띠를 두르고 참석했다.

또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과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대표, 고승하 어린이 합창단 '아름나라' 대표, 이종엽 창원시의원 등 마산과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강기갑 대표 "비정규직법 정부 안에 경악"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강의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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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강의를 통해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165일이 지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풍요로움이나 편리함은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 한 수단일 뿐"이라며 "풍요로운데도 우리 사회에는 다툼과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을 함께 사는 삶 자체가 얼마나 이웃과 함께 살아가느냐, 못사느냐에 행복의 척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에 대해, 그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정규직 노동자의 절반 정도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2년 연장하자는 정부의 안에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지만, 정부와 여당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어느 정당이나 정권을 비판하는 차원이 아니라, 어느 것이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들어 나가고, 천주교에서 이야기하는 함께 사는 상생사회가 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정권이 청개구리 행정을 하는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통일이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방향, 평화가 아니라 전쟁을 하자는 위기국면으로 끌어가고 있다"면서 "북쪽에 5대 광물이 있으며, 우리가 외국에서 100조원의 광물을 수입해 쓰는데, 중국은 국제 가격의 1/3로 수입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존공생의 정책을 실천만 한다면, 우리가 북쪽에서 광물질을 수입해 오면 국제시세로 봐도 적어도 60조 이상은 혜택은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4대강정비사업에 대해, 그는 "앞으로 강에서 엄청난 물 문제가 생겨날 것이며, 4대강 유역에 부동산 값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부동산 투기해서 돈 버는 풍토를 더 조장하고 만연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에 대해, 강 대표는 "경찰이 강경진압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법치를 강하게 들고 나오면서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무리한 진압을 한 것"이라며 "철거민들이 맞아 죽었는지 불에 타 죽었는지 모르는 상황이며, 검찰은 수사기록을 다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것은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힘을 믿고 수사 기록을 밝히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용산참사의 배후이며, 이 대통령은 거기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정권 때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은 게 발견되면서 정권을 내놓았고,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도 참사·살인사건을 통해 국민 앞에 마지막 무릎을 꿇고 말았다"면서 "이 정권은 사람을 하나도 아니고 경찰까지 6명을 벌건 대낮에 죽여 놓고, 천인공노할 만행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강기갑 대표는 "국회에 들어가서 노동자, 농어민, 서민들을 위하는 대변자가 되어야겠고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노동자농민과 친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도 어렵고 힘들고 소외받고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 가서 친구로 벗으로 눈물과 한숨을 닦아주고 인류구원의 활동을 해왔던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치는 가장 어렵고 힘 드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면서 "선거 때만 위하겠다고 해놓고 당선되어 국회에 들어가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강원도 포수이듯 재벌만 위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자녀 끌어안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몸부림치지만 우리 정치가 재벌만 위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 우리 국회는 재벌의 곳간만 채우고 이명박 대통령의 입 하나만 보고 가니 전쟁 국회가 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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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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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신부 강론 "철사 둥지"

이날 시국미사는 이상원(마산 삼계성당)·전종훈·황병석(마산 상남성당)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이날 시국미사는 강론을 듣고 찬송가를 부르면서 30여분 가량 진행되었다.

이상원 신부는 강론을 통해 '철사 둥지'를 빗대 이명박정부는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이 신부의 강론 주요 대목이다.

천주고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으며, 이날 각종 구호를 적은 피켓이 성당에 놓여 있었다.
 천주고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으며, 이날 각종 구호를 적은 피켓이 성당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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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에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철사로 둥지를 튼 비둘기를 본 적이 있었다. 둥지를 만들 지푸라기를 구하지 못해 공사장 철사를 모아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았더라. 철사로 지은 둥지에서는 알이 부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철사 둥지 안에 솜을 넣어주었다. 그래서 생명의 자연적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그야말로 초현대판 세상에 이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철사로 둥지를 튼 비둘기를 바로 이 시대의 징표로 보아야 한다. 오늘날 만연된 배금주의와 물질적 가치관을 따라 MB정권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철사로 만든 새둥지일 것이다. 힘도 이유도 없이 이리저리 채이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형편과 처지가 이유도 본질도 모른 채 어쩔 수 없이 싸느랗고 날카로운 철사로 둥지를 틀어야 하는 비둘기처럼 보인다.
튼튼하고 품질좋은 철사로 지은 초현대판 인더스트리아의 둥지지만 죽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생명과 자연의 기본적인 섭리와 순환이 실종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복과 존엄성, 인간성에 대한 진정한 존중과 배려가 권력자의 이기적 욕망과 개발논리에 의해 무시되고 있는 이 시대 이 땅이다. 사람들이 철사 둥지에 넣어 준 솜처럼 진정한 민주주의의 힘과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오늘의 많은 일들이 철사로 새둥지를 짓는 억지처럼 보인다. 펌프와 수돗물로 돌리는 청계천, 미국산 소고기 굴욕 협상, 대운하 계획, 영어몰입교육, 의료보험 민영화, 부자감세 서민증세, 사이버 모욕죄, 각종 방송사 사장 교체와 해임과 사퇴종용, 광우병보도 PD수첩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에 대한 검찰의 억지 수사, 집시법 개정, 용산철거민 살해, 검찰의 과잉수사와 전지 대통령의 자살, 대운하가 변신한 허울 좋은 4대강 살리기, 재벌들이 써먹기 좋은 비정규직법과 방송법, 시국선언 전교조 박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다양한 이 사건들은, 마치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하는 듯 일목요연한 관점과 기획의도에 따라서 한 사람이나 소수의 이득과 욕망을 수호하며 민주주의의 본질과 국민대중의 인권과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인더스트리아의 철하줄들이 분명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을 짓밟고, 미사가 봉헌되는 중에 난입하여 미사를 중단시켜 교회의 신성한 성사를 파괴하고, 연로한 신부님의 배 위에 올라 타는 작태는, 철사로 지은 둥지라는 이 시대에 대한 비유마저도 너무 고급스러운 표현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 몰상식하고 소인배적 모습에 몸서리를 금할 길이 없다.

…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대통령도 가수 김세환이 불렀던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를 지그시 눈 감고 부르면서 가슴으로부터 뭔가 뜨거운 것을 느껴본 적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곧 썩어 없어질 것들에 민감하고 참으로 소중한 것에는 눈 감고 문외한인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깨닫고 인정하길 기도드린다. 중도실용주의와 친서민론이라는 껍데기뿐인 구호로 깜짝쇼를 하는 가벼운 인간성에서 벗어나 인간이 누려야 할 진정한 존엄성과 행복이 어떤 것인지 깨닫고, 도덕 철학 가치관 인격의 성숙도 등 모든 면에서 새롭게 거듭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마음까지도 보살피고 헤아리는 인간적 대통령이 될 수 있길 기도 드려본다.

모래 위에 집을 짓지 말고 반석 위에 지어라. 환상적인 인더스트리아의 꿈을 향해 구호정치, 현혹정치, 패거리정치, 무지정치로 일관하는 무리들은 바로 자신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그 꿈의 희생자가 될 것임을 반드시 알아들어야 할 것이다. 근사하게 보이는 철사둥지에서 폼나게 살 것처럼 기대하지만 실은 삐뚤어진 욕망과 명예의 철사 줄에 휘감기고 찔려 스스로 비참해진 자신들의 모습과 인격을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6일 저녁 마산 상남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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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마산에서 열린 시국미사에 참석한 문규현 신부가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하고 있다.
 6일 저녁 마산에서 열린 시국미사에 참석한 문규현 신부가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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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훈 신부는 "이런 시국미사를 해야 되는 이 시대가 참으로 불행한 것 같다"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기도회를 통해서 우리들의 마음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미사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육호광장-3․15의거기념탑을 돌아 2.5km 거리를 행진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오는 13일 수원교구, 20일 전주교구, 27일 광주교구에서 각각 시국미사를 연다.


태그:#시국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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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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