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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린다. 신난다. 갈기를 휘날리며 백마와 적마, 흑마가 해운대 모래사장을 신나게 달린다. 이보다 더 한 경주가 있을까? 이보다 더한 시원함이 있을까? 7월의 시작을 알리는 첫날, 해운대 해수욕장에 때 아닌 말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부산경남 마사회의 초일류 말들이 혼신을 다해 달리던 날, 구경나온 시민들은 저마다 손에 땀을 쥐어야 했다. 아마도 바다에서 열리는 경마는 이것이 처음일 것이다. 짧지만 강렬한 경주, 감청색 바다를 배경으로 열심히 달리는 말들. 허허, 이게 바로 해변의 경주란다!

 

 저 멀리, 시원한 바닷가에선 때이른 처녀들의 수영이 보인다. 뭘 저리 성급할까? 보기에도 시원한 패션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배경 삼아 신나는 놀이를 즐기는 처녀들. 그 미소만으로 정겹고, 그 웃음만으로 눈가에 미소가 핀다.

 

  차렷, 열중 쉬어. 잔뜩 군기가 들어간 전경들. 이른바 바다의 파수꾼들. 젊은 청춘들은 이 여름의 해운대를 책임지겠다면 노란색 티에 청춘을 물들인다. 보기에도 긴장이 역력한 모습들. 눈 부릅뜨고 해운대 바다를 책임지겠노라며 마음 속 작은 다짐을 한다.

 

  둥둥둥. 신나는 사물놀이 아줌마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소방정의 시원한 물줄기. 해양 구조 헬리콥터는 프로펠러 소리 날카롭게 하늘로 멀리 날아가는구나. 

 

 해운대의 여름은 짙어만 간다. 해운대의 여름은 농염하게 익어간다. 이 여름의 신사, 해운대를 즐겁게 맞이하라.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함


태그:#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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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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