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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애 아나운서 강연시간에 모인 예비 언론인들, 참석자 중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 방송인의 특강이란? 이지애 아나운서 강연시간에 모인 예비 언론인들, 참석자 중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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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지애', '진지 종명' 이 두 사람은 누굴까? 바로 26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방송엔터테이먼트 박람회' 취업특강에 연사로 참석한 이지애 KBS 아나운서와 왕종명 MBC 기자다.

이 강연회를 주최한 회사는 '미디어잡'. 대학생뿐만 아니라, 언론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트다. 즉 미디어를 전문으로 하는 취업 전문 사이트인 셈이다.

최근 방송계는 어떤 인재를 원할까? 방송에서만 지켜봤던 이 둘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어떤 강연스타일로 참석자들을 맞이할까? 이 세 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코엑스 컨벤션홀에 찾아갔다.

'방긋' 이지애 아나운서 "포기하지 않아야"

이지애 KBS 아나운서가 예비 언론인들을 위한 특강을 하고 있다
▲ 이지애 아나운서의 강연이란? 이지애 KBS 아나운서가 예비 언론인들을 위한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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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취업특강이라 강의가 재미없을 수 있는데…."

초반에 이지애 아나운서는 강연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듯했다. 강연장에 나타났을 때 밝은 얼굴로 화답했지만, 긴장한 것 같았다.

2006년 KBS 32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그녀의 강연은 참석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었다. 질문을 먼저 받을지, 준비한 내용을 먼저 할지에 대해서 참석자들과 의견을 맞췄다.

총 9가지의 질문이 나왔다. 아카데미를 다녔는지, 준비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 또 채용 계획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녀는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하게 답했다. 단답형으로 마무리 짓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설명했다. 간혹 그녀가 대답하기 힘들 것 같은 질문도 있었다. 재벌2세와 결혼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다. 그녀는 당황하기 보다는 '방긋' 웃으며 "재벌2세가 만나자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때가 아닌 거 같다"고 솔직히 답했다.

내가 봐왔던 이지애 아나운서의 모습은 이 모습이 아니었다. TV에서는 단아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출연하는 <상상+>를 보면, 항상 얌전하고 차분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녀는 솔직담백했고 털털했다.

"사람들이 저를 <상상+>를 보면, 단아한 모습이 커보일 것으로 보세요. 하지만 저는 실제로 털털한 성격이에요. 제가 진행하는 <6시 내고향>에서의 역할이 있고, <상상+>에서는 요구하는 역할대로 맞추는 것 뿐이죠. 보기보다 솔직한 모습도 있답니다."

전체적으로 그녀는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기 보다,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자신이 "타 방송사에서 여러 번 떨어질 때 같이 있었던 사람들과 친해졌다. 그 중 하나가 오정연 아나운서"라고 말해 낙방의 경험을 토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진지' 왕종명 MBC 기자 "나약한 20대들 많이 봐 와"

왕종명 MBC기자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진지한 왕기자의 '포스' 왕종명 MBC기자가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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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화창한 모습의 이지애 아나운서였다면, 왕종명 MBC 기자는 진지하고 솔직했다. 그는 신문기자에서 방송기자로 전업한 사람이다. 이직이 활발한 언론계에서 거의 성공적인 이직을 한 셈이다.

현재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왕종명 기자, 처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인 그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아주 젊어보이는 기자가 뉴스데스크 앵커를 차지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알고보니 그는 1973년생. 웬만한 사회 생활을 충분히 겪은 나이다. 동안외모다.

그의 강연은 이지애 아나운서의 강연이 끝나고 2시간 후인 3시부터 시작됐다. 이번엔 좀 더 그의 강연에 집중하기 위해 의자에 착석하기 보다 바닥에 앉았다. 그가 말하는 기자의 세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는 전직이었던 신문기자에 13번 시험을 끝으로 합격했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그 12번의 낙방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시험 때마다 탈락 걱정보다는, 된다는 신념을 가졌기 때문이다.

왕 기자는, "지금까지 언론인이 되고 싶은 20대들을 많이 봤다. 다른 강연장에서 학벌도 안좋은데 기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 막연한 걱정만 하고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나약한 20대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참석자들도 그의 말에 뜨끔했다. 한마디로 자신감 없이는 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자신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겸손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중저음이라 가끔 마음에 안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문순 전 사장님이 저에게 주말 아침뉴스를 진행하라고 했죠. 저는 그 때 입사한 지도 얼마 안됐고 황당했어요. 왜 제가 해야 하느냐고 했더니 연습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들었어요. 지금도 앵커를 하고 있지만, 저는 항상 제 목소리의 단점을 없애기 위해 연습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강렬했다. 20대들의 생각이 잘못되면 비판 능력도 가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비판 정신이 항상 물들어야 하는 기자다운 모습을 강연회장에서도 연출했다.

27일 <무한도전> 김태호 PD 강연 예정... 시끄러운 강연회장 '눈살'

27일까지 이어지는 이 박람회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왕종명 기자는 김 PD에 대해 "한편으로 노홍철 같은, '돌+아이' 같은 친구다. 나와 입사 동기다"라고 소개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강연회는 박람회 메인무대의 소음과 시설 문제가 심각했다. 수백 명의 신청자를 기록한 강연회 치고는 시설이 좁았다. 특히 방음벽 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메인무대의 공연소음과 인근 박람회장의 소음이 강연회장을 덮었다. 스피커도 하나밖에 설치되지 않아 뒷자리에 앉은 참석자들은 불편을 겪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지애, #왕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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