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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GM 출발을 앞두고, GM대우 라이선스(지적재산권) 확보와 신차개발 투자 등에 대한 미래 비전이 부재해 GM대우 내부에서 동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1일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GM대우가 뉴GM에 편입돼 향후 경영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그에 따른 정규직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GM대우가 겪고 있는 유동성 자금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을 통한 추가 자금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고, 유동성 자금 지원에 앞서 라이선스 확보 등의 선결 과제가 우선적으로 합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GM의 중국 공장인 상하이GM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GM대우의 기술이 상하이GM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소형차의 경우 생산에 따른 수익성이 중형차량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저가 노동력이 풍부한 상하이GM으로 GM대우의 소형차 생산 기능이 이전될 것이라는 추측이 대내외적으로 나오고 있다.

 

GM대우 사무직노조 "GM대우 비전은 쏙 빠져 있다"

 

전국금속노조 GM대우차 사무지부(유길종 지부장)는 최근 그리말디 사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사전에 기획된 대응 시나리오 중 'GM B Plan - Communications Plan'에 의거한 것으로 4일 간에 걸쳐 시간대별로 정교하게 진행됐다"면서 "내부 직원의 동요를 막고 시장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정작 시장과 내부 직원들이 바라는 GM대우의 비전은 쏙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GM대우차 사무지부는 GM이 대주주로서 실질적 대책은 없이 무책임하게 한국정부의 지원만을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GM의 구조조정 계획을 살펴보면, 북미위주 매각-공장폐쇄-정리해고 등의 계획들이 나와 있지만, 해외계열사에 대한 처리방향이 밝혀진 바는 없다.

 

초국적기업인 GM은 해외공장에 대해서 각국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려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GM은 스웨덴 '사브'의 경우 정부지원이 거부되자 부도 처리하기도 했다.

 

최근 산업은행이 GM대우에 하이브리드 신차기술과 각종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등 중장기 발전의 책임담보를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사무지부는 "엄청난 부채규모(2008년 말 기준 5조8000억원)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에 1조원 대의 자금지원을 요청하면서 나머지 다른 대안을 일체 내놓지 않는 것을 볼 때 '막판 떠넘기기'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서 "원래 헐값 인수였고 그간 단물도 많이 뽑아 먹었기에 부채 규모 대비 투자비용 등을 타산해 보면 손해일 것도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GM대우 직원들은 GM대우의 정상적 운영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재원조달 문제 등의 세부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말디 사장이 생산과 판매, 고용 등을 현재의 수준으로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이를 위해 필수적인 수단과 조건 확보를 위한 세부계획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규직의 정리해고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지만, '현 시점(at this point of time)'이라는 전제를 붙여두고 있어 필요에 따라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등 선행기술 차량을 통한 중장기 발전전망, 차량 판매권, 내수시장의 획기적 확충 방안 등 실질적이고 적극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GM대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길종 사무지부장은 "글로벌 경영을 지향하는 GM은 대내외적 불투명성으로 인한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1000만원 차량을 수출해 50만원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자동차산업에서 300만원의 환헤지 손실을 장기간 입으면 사업 지속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매출축소와 차량 헐값 수출, 엄청난 규모의 환헤지 손실, GM본사 자금유출, 미수금 미회수 등에 대한 의혹도 경영진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무노조, 비정규-생산직 노조에 연석회의 제안

 

GM대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각 당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가운데, GM대우 사무지부와 비정규직지회는 생산직 중심인 전국금속노동조합 GM대우자동차지부가 참여하는 '공동연석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GM대우차지부는 부정적 태도를 보여, 사무지부와 비정규직지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사측은 현재 GM대우차지부와는 대화하고 있지만, 사무지부나 비정규직지회와는 대화하지 않고 있다.

 

사무지부는 지난 11일 "이제부턴 과거처럼 다가올 선거 시기를 의식한 각종 홍보물과 현란한 말잔치가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올 파도에 맞설 실질적 대안과 투쟁대오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에 집중하자"면서 "유사한 상황인식과 공통적 분모를 모아 곧바로 '공동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실질적 단결과 실천적 준비에 즉각 돌입하자"고 공문을 통해 GM대우차지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또한 "생산직, 사무직, 비정규직의 경계를 넘는 총단결로 역량을 결집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스스로 지키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GM대우차지부 관계자는 "노조는 (연석회의를) 고려하지도 않고,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대우 비정규직지회장은 "예전에도 금속노조가 중재를 해서 사무직, 비정규직지회랑 연석회의를 했지만 대우차지부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무노조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교섭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어렵고, 비정규직도 희망퇴직을 해서 동력이 없고, 교섭권은 대우차지부만 갖고 있어 대우차지부가 없는 상황에서는 교섭의 의미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유길종 지부장은 "연석회의는 대우차지부, 비정규직, 사무지부 모두 GM대우 문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면서 "사측과 교섭하고 있는 대우차지부가 연석회의를 거부하는 것은 기득권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GM대우, #유길종, #공동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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