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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인이 말리고 있는 생선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파리쫓는 기계가 발명돼 요즘 수산물시장에서는 상인들이 파리를 쫓는 광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 수산물시장의 파리쫓는 기계 한 상인이 말리고 있는 생선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파리쫓는 기계가 발명돼 요즘 수산물시장에서는 상인들이 파리를 쫓는 광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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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수산물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바로 상인들이, 먹잇감을 노리고 겁 없이 달려들던 파리를 쫓는 모습이었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것을 일컬어 흔히 '파리가 날린다'고 하듯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파리가 날아다닌다는 것은 자신의 가게에 손님이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기에 상인들은 수시로 파리를 쫓으며 수산물을 싱싱하게 유지하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파리를 쫓는 모습도 다양했다. '이놈의 파리××'하고 소리치고는 손을 휘저으며 파리를 날려 보내는 모습에서부터 부채, 파리채 등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간에 들고가서 파리를 쫓는 모습 등 상인들은 답답하겠지만 수산물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 또한 시장의 한 단상이었다.

파리쫓는 기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이 기계가 발명됨으로써 파리로 인해 곤욕을 겪었던 상인들의 고충도 한시름 덜게 되었고, 소비자도 더욱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 싱싱한 수산물 파리쫓는 기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이 기계가 발명됨으로써 파리로 인해 곤욕을 겪었던 상인들의 고충도 한시름 덜게 되었고, 소비자도 더욱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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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즈음은 이러한 모습 조차 보기 어려워졌다. 수산물 시장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이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파리쫓는 일(?)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낡은 선풍기의 모터를 이용해 프로펠러 대신 노끈을 늘어뜨린 막대를 달아 회전을 시키며 파리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놓았다.

이 기계에는 막대에 끈을 매달아 생선에 스치듯 회전하기 때문에 파리의 접근이 어렵다.
 이 기계에는 막대에 끈을 매달아 생선에 스치듯 회전하기 때문에 파리의 접근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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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선풍기 모터를 그대로 사용해 모터가 밖으로 노출되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이를 가리기 위해 작은 모터함을 제작해 설치함으로써 신기한 발명품으로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강렬한 햇볕에 말려지고 있는 생선을 스치듯 회전하는 이 기계 덕에 감히 접근하는 파리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생선에 겁 없이 달려들던 파리로 인해 비위생적인 생선을 먹었던 예전과는 달리 바닷바람을 맞으며 점점 포(脯)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생선은 신선해 보이기까지 했다.

신기한 모습에 한참을 빠져 지켜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파리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수산물 시장 상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가 기막힌 발명품 하나를 만들어낸 것 같아 점점 진화(?)해가고 있는 인간의 능력에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쫓는 기계'가 비록 수산물 상인들의 편의를 위한 발명품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더 신선한 생선을 제공해 주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많은 소비자들이 수산물 시장을 찾아 이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 중도일보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신진도, #수산시장,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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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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