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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저어새네트워크(카페 http://cafe.daum.net/spoonbill-island)에 있는 저어새의 위풍당당한 모습. 사진 속 저어새는 2009년 4월 강화도에서 박경석씨가 촬영해 인천저어새네트워크에 올린 사진이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카페 http://cafe.daum.net/spoonbill-island)에 있는 저어새의 위풍당당한 모습. 사진 속 저어새는 2009년 4월 강화도에서 박경석씨가 촬영해 인천저어새네트워크에 올린 사진이다.
ⓒ 인천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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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가 2009년 3월 송도갯벌(송도11공구 예정지) 인근 남동유수지에 둥지를 틀었다. 일명 저어새섬으로 불리는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둥지를 튼 저어새 무리는 5월 12일 새끼들이 부화를 시작해 현재 8마리가 태어났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도 그 개체수가 2100여 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종으로 한국에서는 1968년 5월 30일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됐다. 저어새는 홍콩과 대만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 뒤 새끼를 낳기 위해 한국으로 날아오는 여름 철새다.

그동안 저어새는 주로 강화도 인근 무인도 일대에 둥지를 틀고 그 근방에서 서식했다. 간혹 먹잇감을 구하는 모습이 송도갯벌과 시화호 인근에서 발견된 적은 있어도 둥지가 송도갯벌 인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둥지를 마련하지 못하던 저어새 무리는 지난 4월 송도갯벌 인근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간신히 8개의 둥지를 틀었고 현재는 새끼들이 모두 부화한 상태다. 저어새 어미들은 송도갯벌에 나가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나르며 새끼들에게 먹이고 있다.

"심한 스트레스 받아... 생명마저 위태위태"

2009년 4월 강화도에서 저어새가 큰 붕어 사냥에 성공해 먹는 모습이 박경석씨의 카메라에 담겼다. 저어새의 특징 중 하나인 머리 뒤편에 나있는 깃이 멋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깃은 번식기가 되면 더욱 또렷해지고 노란색을 띈다.
 2009년 4월 강화도에서 저어새가 큰 붕어 사냥에 성공해 먹는 모습이 박경석씨의 카메라에 담겼다. 저어새의 특징 중 하나인 머리 뒤편에 나있는 깃이 멋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깃은 번식기가 되면 더욱 또렷해지고 노란색을 띈다.
ⓒ 인천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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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인천습지위원회는 "송도갯벌에 날아든 저어새는 알을 낳기 위해 남동유수지 인공섬에 4월부터 날아 오기 시작했다"며 "과거 강화도와 인근 무인도에 둥지를 틀고 강화남단 갯벌에서 먹이를 구했으나 서식환경이 나빠져 도저히 둥지를 틀 수 없게 되자 과거에는 그냥 지나쳐버렸던 이곳 남동유수지의 인공섬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처장은 "저어새섬은 공사현장과 바로 인접해 있어 자동차 소리, 도로공사 소리 등으로 (새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제 새끼를 낳기 위해 재갈매기의 둥지를 빼앗아 둥지를 마련했을까"라며 "송도갯벌은 오랫동안 이곳의 많은 생물들에게 산란처이자 서식처로 이용됐다. 하지만 개발로 백합, 동죽, 범게, 갯지렁이 등 많던 개체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저어새의 생명마저 위태위태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천환경운동연합과 가톨릭환경연대 등 7개 환경단체는 지난 5월 인천습지위원회와 인천저어새네트워크를 발족한 뒤 저어새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는 한편 관계기관인 인천시와 국토해양부, 환경부, 문화재청,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저어새 보호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마지막 남은 인천의 갯벌이자 저어새 먹이활동의 주된 공간인 송도갯벌을 보존하기 위해 송도11공구 매립 중단과 사전환경성검토 재실시를 요구하는 공문을 제출했다.

"환경보전하자면서 송도갯벌과 계양산은 개발하자고... 엄청난 모순"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7개 환경단체로 구성 된 인천습지위원회는 4일 오전 10시 남동유수지 앞에서 가자회견을 갖고 인천시와 환경부에 저어새 보호대책 수립과 송도갯벌 매립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제막 부화한 저어새 새끼를 위해 이날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 뒤로 멀리 저어새 섬이 희미하게 보인다.
▲ 인천습지위원회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7개 환경단체로 구성 된 인천습지위원회는 4일 오전 10시 남동유수지 앞에서 가자회견을 갖고 인천시와 환경부에 저어새 보호대책 수립과 송도갯벌 매립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제막 부화한 저어새 새끼를 위해 이날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 뒤로 멀리 저어새 섬이 희미하게 보인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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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달 25일 송도갯벌 중 마지막으로 남은 송도11공구 공유수면매립사업의 사전환경성검토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환경영향평가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인천환경단체들은 지난 4일 남동유수지 인근에서 '송도갯벌 매립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천막농성 돌입에 앞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는 저어새의 번식지인 남동유수지와 먹이터인 송도 갯벌에 대한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더 이상 송도갯벌을 매립하지 말고 예정된 송도11공구 매립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시는 환경단체가 천막농성에 들어간 다음날 환경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는 기념행사를 열어 환경보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표창하고 사진전과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펼쳤다.

시 관계자는 "올 환경의 날은 '지구에겐 당신이 필요합니다. 하나 되어 기후변화를 막아요!'라는 주제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성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생명을 꿈꾸는 인천하천', 'CO2 줄이기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했다"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환경보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처장은 "말로는 환경보전하자면서 인천에서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가장 높은 송도갯벌과 계양산은 개발하자고 한다. 엄청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만에선 저어새를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저어새를 대만의 생태관광자원으로 디자인한 미국 유씨버클리대학 렌달프 교수는 "송도 저어새는 대만의 저어새보다 자원가치가 더 높다"면서 "저어새 보호가 오히려 관광산업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어새 한 마리가 남동유수지 내 인공 섬에 둥지를 마련하기 위해 갈매기의 둥지를 빼앗고 그 안에 자신의 알을 낳았다. 화가 난 갈매기가 저어새를 내 쫓는 사이 다른 저어새가 금새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저어새 한 마리가 남동유수지 내 인공 섬에 둥지를 마련하기 위해 갈매기의 둥지를 빼앗고 그 안에 자신의 알을 낳았다. 화가 난 갈매기가 저어새를 내 쫓는 사이 다른 저어새가 금새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 인천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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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초등학교 박성준 학생이 그린 저어새 그림과 저어새에게 보내는 편지다. "만일 내가 새가 된다면 너 처럼 멋진 부리를 가진 저어새가 되고 싶어 너를 위해 갯벌을 지켜줄께"라는 말에 초등학생의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청량초등학교 박성준 학생이 그린 저어새 그림과 저어새에게 보내는 편지다. "만일 내가 새가 된다면 너 처럼 멋진 부리를 가진 저어새가 되고 싶어 너를 위해 갯벌을 지켜줄께"라는 말에 초등학생의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 인천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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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갯벌 저어새 관련 일지
- 2003. 8   재정경제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지정
- 2006.11  해양수산부, 매립타당성부족으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에 미반영
- 2007. 5   송도갯벌을지키는시민모임 송도조류모니터링시작
- 2008.12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11공구사전환경성검토서 작성
   1) 송도지구를 동북아 비즈니스 및 물류중심도시로 육성
   2) 인접5,7공구와 연계하여 첨단산업클러스터로 조성
   3) 외국대학, 연구소, 유수기업유치를 위한 부지확보
   4) 검은머리갈매기 등 야생조류의 안정적 서식지확보를 위한 대체서식지조성
- 2008.12~09.1 환경부, 송도11공구사전환경성검토 자문협의회 개최(2회)
- 2009.3.12  인천환경단체, 송도갯벌매립반대 기자회견과 퍼포먼스
- 2009.3.18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반영
             715만6천㎡매립 + 대체서식지300만㎡
- 2009.3.25  송도11공구예정지에서 2009년 처음으로 저어새확인
- 2009.4.22  송도갯벌을지키는시민모임,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저어새번식확인(현재 총8둥지)
- 2009.5. 8  인천환경단체, 송도저어새보호대책수립요구 기자회견과 퍼포먼스 진행
             ( 철새파트너쉽 유치기념 국제철새심포지엄 / 갯벌타워)
- 2009.5. 9  국토해양부, 환경부, 문화재청,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저어새보호대책수립과 사전환경성검토 재실시요구 공문접수
- 2009.5.11 인천습지위원회와 인천저어새네트워크발족
            (가톨릭환경연대/송도갯벌을지키는시민모임/인천녹색연합/인천환경운동연합
             한국야생조류협회인천지회/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 2009.5.12  남동유수지 인공섬의 저어새 새끼 부화시작. 현재 8마리가 태어남
- 2009.5.25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11공구 공유수면매립사업
             환경영향평가용역업체와 계약체결
- 2009.6 4  송도갯벌매립계획전면재검토요구 천막농성시작
- 2009.7 ~   환경영향평가초안 제출예정
- 2010. 5월초  환경영향평가 완료예정

* 남동유수지의 저어새번식과 송도11공구에 대한 저어새모니터링내용은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카페 http://cafe.daum.net/spoonbill-island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저어새, #송도갯벌, #인천경제자유구역, #남동유수지, #인천습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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