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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서울 용산참사 수사기록 비공개로 인해 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검찰을 강력히 성토하고 나섰다.

 

수원지역 39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수원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은 2일 오전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용산참사 진실 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용산참사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3000쪽의 수사기록을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검찰이 정치보복과 표적수사로 전직 대통령을 자살이라는 궁지로 몰아넣었고, 국민들은 그의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 아래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검찰은 살기 위해 올라간 망루에서 불타 죽은 철거민들에게 잔혹하기 짝이 없었다"면서 "있지도 않은 테러상황을 거짓 포장한 경찰 발표를 그대로 수사결과에 담았고, 용역들의 폭력과 경찰의 과잉진압은 수사대상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의 짜맞추기식 발표에 의해 피해자는 가해자로 둔갑됐고, 영안실 냉동고에서 차갑게 식은 철거민들은 영면에 들지 못했다"면서 "검찰의 편파수사와 진실 은폐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죽은 철거민들과 유가족 등의 몫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검찰은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고 행동하라"며 "법치를 하겠다면 지금 당장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혀줄 첫 단추인 3000쪽의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박진 집행위원장은 규탄발언에서 "참여정부 초기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과연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용산 철거민 참사사건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검찰은 말도 안 되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법과 질서를 바로세우겠다고 주장했다"면서 "검찰은 이제라도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혀줄 수사기록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은 지난해 촛불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서 그들의 회사와 집을 압수수색하고 구속하는 등 사생활을 파괴했는데, 이는 정권의 입맛에 맞춰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라며 "죽은 권력에는 그토록 잔인하면서 산 권력에는 왜 그리 너그럽냐"고 꼬집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국장도 기자회견문 낭독에 앞서 "검찰이 용산참사 사건을 수사하고도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국민의 알권리와 유족의 권리를 침해하는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병주 경기민언련 활동가는 "용산참사 사망자들은 아직도 냉동고에 누워있는데, 검찰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철거민들만 구속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용산철거민들에 대한 부당한 탄압에 맞서 끝까지 항의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검찰을 상징하는 복장으로 분장한 뒤 '정치검찰, 편파수사' 등의 내용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130여 일이 넘도록 참사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기록 비공개로 인해 현재 재판은 계류 중에 있다.

 

수원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용산참사 변호인단은 지난 5월 1일에 이어 6일 열린 공판에서도 변론을 거부했다. 이는 검찰의 수사기록 비공개와 이에 대한 법원의 미온적인 조처로 인해 더 이상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원시민대책회의 관계자는 "검찰은 불리한 수사기록 3000쪽을 은닉하는 등 노골적으로 재판을 방해하고 있고, 공명정대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재판부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법정의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검찰은 당장 수사기록 일체를 용산참사 변호인단에 제공하고, 재판부는 검찰이 수사기록을 제공할 때까지 공판절차를 중지하거나 압수영장을 발부해 해당기록을 압수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용산참사, #정치검찰, #수원시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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