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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청 은행나무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화순군청 은행나무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 화순군청 윤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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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서식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는 들었지만 좀 의아하고 황당했죠. 반갑기도 하구요."

화순군청 청사 광장에는 수령 600여년 정도 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두달 전 쯤에 이 은행나무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1쌍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화순군이 농촌지역이라고는 하지만 군청인근은 화순교육청과 한전화순지사, 화순초교 등의 공공기관과 상가, 주택 등이 밀집돼 있어 화순군에서는 도심에 속한다.

황조롱이
 황조롱이
ⓒ 화순군청 윤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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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를 처음 발견한 이는 화순군청 문화관광과에 근무하는 윤광영씨.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는 윤씨는 두어달전 우연히 황조롱이를 발견했다. 황조롱이를 발견한 후 윤광영씨는 출근하면 밤새 황조롱이가 잘 있었는지 확인한 후 본격적인 일과를 시작한다.

윤씨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은 군청 본관 4층. 은행나무보다 조금 낮은 위치다. 은행나무에는 평소 3~4쌍의 까치가 서식하고 있어 윤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까치들의 생태를 눈여겨봐 왔다.

그러던 어느날 까치둥지에 다른 새가 서식하고 있는 장면을 보게 됐고 자료를 뒤적이던 중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저 지금 식사 중인데요"
 "저 지금 식사 중인데요"
ⓒ 화순군청 윤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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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 서식하는 황조롱이는 아마 기존에 서식하던 까치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듯하다고.  황조롱이에게 둥지를 빼앗긴 까치는 현재 군청 인근의 나무로 이동, 새로운 둥지를 틀고 생활하고 있다.

윤광영씨는 "처음 은행나무에 서너쌍의 까치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황조롱이가 오면서 대부분 군청인근으로 둥지를 옮기고 지금은 까치 1쌍과 황조롱이 1쌍이 같이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른 아침이면 황조롱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암컷이 거의 대부분 둥지를 지키고 있지만, 수컷이 군청 신청사 옥상에서 둥지를 지켜보다가 암컷이 자리를 비우면 둥지를 비워두지 않고 지키는 것으로 보아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 눈 감으로세요, 저 지금 실례중이예요"
 "어, 눈 감으로세요, 저 지금 실례중이예요"
ⓒ 화순군청 윤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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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주로 생활하는 화순군청 신청사 바닥에는 수컷 황조롱의 배설물이나 먹다 남긴 쥐 등 먹이의 잔해가 곧잘 발견된다. 둥지에서 먹이를 먹는 암컷의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황조롱이가 은행나무 가지 끝부분에 둥지를 틀고 있는데다 윤씨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둥지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 새끼들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편 황조롱이는 1982년 천연기념물 323-8호로 지정됐으며 건물이나 산지에서 번식하는 텃새로 산지에서 번식한 개체가 평지로 내려와 도심 한가운데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모습이 가끔 관찰되기도 한다.

황조롱이는 자신이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새들이 지은 둥지나 하천의 흙벽, 암벽의 오목한 곳에 번식하며 4~6개의 알을 낳는다.

매과에 속하는 황조롱이는 시야거리가 넓고 경계도 심하다. 화순군청을 상징하고 화순군의 군목(郡木)인 군청 은행나무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는 하지만 지나친 관심으로 황조롱이가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순군청 본관 앞에 심겨진 수령 600여년 정도 된 은행나무.
 화순군청 본관 앞에 심겨진 수령 600여년 정도 된 은행나무.
ⓒ 화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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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 화순뉴스와 sbs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황조롱이, #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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