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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제 이른 저녁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 분향소로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오늘은 엄마 아빠만 다녀올게. 너희들은 내일 가자."

"예.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나빠요."

"왜에?"

"살아서 뜻을 이뤄야지, 국민들에게 슬픔을 남기고 돌아가셨잖아요."

 

가슴에 묻었던 말이 되돌아왔습니다. 철렁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이명박 대통령은 더 나빠요. 왜 사람을 못살게 구는 거예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말하지 않아도 아는구나 싶었습니다.

 

"분향소에서 경찰에게 맞지 말고 오세요!"

 

분향소로 가던 중 뒤늦게 집에 온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빠. 어디 가세요?"

"응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가는 중이야."

"이런 말이 맞는지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요. 분향소에 가서 경찰에게 맞지 말고 오세요."

"그래, 그럴게."

 

딸아이의 말에 비수 같은 뼈가 들어 있었습니다. 어쩌다 아이들이 분향소에 가는 부모를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아이도 화를 자초하는 서울 경찰을 보면서 느꼈던 게 있었나 봅니다. 서글픈 현실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왜 국민을 두려워하는 걸까?

 

여수 분향소에는 많은 인파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서울 같이 분향소 주변을 철벽같이 가로막은 전경 버스와 전경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순조로운 분향을 위해 교통정리 중인 경찰과 전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임에도 분향소를 지키는(?) 경찰 모습이 너무나 달랐습니다.

 

분향을 마치고 집에 왔더니 아이들이 물었습니다.

 

"경찰 많이 있었어요?"

 

대답 대신 리본을 달아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조문가는 어른 걱정하는 나라. 기가 찰 노릇이었습니다. 이런 우스꽝스런 모습이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지…. 나 원 참!

 

경찰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 그들은 왜 국민을 두려워하는 걸까?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고 노무현 전대통령님, #추모,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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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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