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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을 공부하면 할수록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다른 암들도 다 무섭고 싫지만 그중에서도 폐암은 당연코 가장 무서운 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서운 폐암

먼저 폐암은 발생률만 따지고 보면 암 중에서 2번째로 흔합니다. 흔한 병들은 대개 예후가 좋기 마련인데, 이놈은 암으로 인해서 죽는 분들 중에서 폐암으로 죽는 사람이 가장 많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좀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폐암으로 진단이 되면 5년 이내에 86%가 사망합니다.

그것도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의 의학 기술의 발전이 동반되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높아진 것이지 30년 전에는 5년 생존률이 7%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또, 폐암이 무서운 것은 조기에 폐암이라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흔한 증상이라고 해야 기침이나 흉통이니 기침 날 때마다 폐암을 의심할 수도 없고, 특별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이라도 가볼 텐데, 이놈은 우연히 발견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폐암 환자에게 특별한 증상이 있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만약 폐암 환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변한다든지 음식을 삼키기 힘들다든지 하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때에 병원에 오시면 이미 제대로 치료 받기에는 늦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찍 발견하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그렇다고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오면 이미 다른 장기로 퍼져 있어서 손쓸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고약한 녀석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폐암이 정말로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이 매년 위 내시경으로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라고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암이라도 조기에 발견되어 치료할 수만 있다면 예후를 훨씬 더 좋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한국에서 많이 발생하고 위험한 5대 암의 경우 무료로 조기검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에서 시행하는 5대암 조기검진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폐암은 빠져 있습니다. 왜일까요? 폐암이 중요하지 않아서?

폐암이 조기검진 사업에 빠져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까지 조기검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기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만 있다면 치료도 훨씬 쉽고 예후도 훨씬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폐암의 조기검진에 대해서는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조기검진의 중요성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low-dose spinal  CT는 나름 민감도도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생존률에 향상이 없어서 좀 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담배를 문 해골
▲ 담배를 문 해골 담배를 문 해골
ⓒ 빈센트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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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조기에 발견할 수가 없기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 폐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도 모두 알고 있는 금연입니다!!

간단한 결론을 말하기 위해서 너무 긴 서론을 썼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서운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밖에 없기 때문에 또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입니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는 분들도 폐암에 걸릴 수 있고,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 분들 중에도 건강한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흡연 시 폐암에 걸릴 확률은 13배가 증가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같은 흡연 노출에 대해서 남자보다 1.5배 더 상대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폐암이 흡연과 관련이 있습니다. 흡연이 폐암 발생을 높인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금연하면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나?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제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흡연은 앞서 말한 폐암뿐만 아니라 췌장암, 방광암 등 각종 암의 발생률을 높이고 죽상경화증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도 높이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에 비해 흡연자들의 기대 수명 또한 낮아집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금연에 성공한 경우 얼마나 더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이웃나라 일본에서 약 30만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기대수명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일본에서 1990년대에 각기 다른 세 곳에서 연구된 결과를 모아서 발표한 것으로 40세 이상의 남자 14만명, 여자 15만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흡연에 대한 설문지를 통해서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과 끊은 사람,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이렇게 세 그룹으로 대상군을 나누었고 나이와 성에 따라서 기대수명에 대한 계산은 다르게 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남자의 경우 54.1 ± 9.7, 여자의 경우 54.5 ± 9.8 years 이었고, 남자의 경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1.5-1.8배, 여자는 1.4-2.1배가 더 많았습니다. 평균 9.6 ± 2.3 years 동안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그 사이에 남자는 1만6282명, 여자는 9418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제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남자 40세를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기대수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흡연자(smoker)는 38.5년
피우다 끊었던 사람(ex-smoker)은 40.8 년
한 번도 피우지 않았던 사람(never-smoker)은 42.4년

여자의 경우, 마찬가지로 40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기대수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흡연자(smoker)는 42.4년
피우다 끊었던 사람(ex-smoker)은 42.1년
한 번도 피우지 않았던 사람(never-smoker)은 46.1년

종합해 보면 성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비흡연자들은 현재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흡연자들에 비해서 약 4년을 더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사실은 담배를 피우다가 끊었던 사람들도 남자의 경우 기대수명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늘어난다는 사실입니다.

40세 이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현재 흡연자에 비해 4.8년
50세 이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현재 흡연자에 비해 3.7년
60세 이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현재 흡연자에 비해 1.6년
70세 이후에 담배를 끊은 사람은 현재 흡연자에 비해 0.5년

즉 담배를 한 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이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 비해서 약 4년 정도 더 오래 살 수가 있고, 담배를 피우다가 끊는 사람도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 비해서는 더 오래 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흡연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그 다음으로 현재 흡연하시는 분들도(70대라고 하더라도) 담배를 끊는 것이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물론 개인별로 흡연 이외에 운동이나 생활습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기대수명치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흡연 하나의 요인만 가지고 기대수명 차이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단, 확실히 얼마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흡연자에 비해서 비흡연자가 그리고 금연을 한 경우에 기대수명이 증가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하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합니다. 금연합시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태그:#폐암,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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