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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특별세미나
 14일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특별세미나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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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는 90만 명이던 치매환자가 벌써 2백만 명을 넘어섰다. 치매 환자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전염병보다도 더 빨리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난민'이란 표현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지금 일본에서는 굉장히 큰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경제대국 일본이 '치매'로 비틀거리고 있는가. 한국이 일본과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 일본인에 의해 제기됐다.

14일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우리들의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란 제목의 실버건강 특별세미나에서 오가와 신세이 게고루 라이프 대표는 "일본을 의료대국이라 하고 그에 따른 예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 현실은 굉장히 어렵다"면서 "지금의 일본이 되지 않으려면 한국이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금 굉장히 큰 비극" "상황 호전 기미 보이지 않아"

오가와 신세이 대표
 오가와 신세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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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령자들을 위한 각종 정책과 제도를 입안한 바 있는 오가와 신세이(68·일본 심신기능활성요법지도자회 이사장) 대표는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환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일본 치매 환자 숫자는 전체 고령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한국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하면, 치매 환자가 백만 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가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별로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치매 환자가 한 명이 생기면 4명이 도와줘야 하고, 그 증상이 심각해지면 대응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에 따라 사회적 비용도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라고 소개했다.

오가와 대표는 "그러다 보니 치매 환자에 대한 학대가 일어나고 이로 인한 자살 인구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금 굉장히 큰 비극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개호(옆에서 돌봐 줌)만 한다는 생각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가와 대표는 "이처럼 치매 환자를 돌보는 시설과 개호 인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한국이 일본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 등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는 것 못지 않게 처음부터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수지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의 '아름다운 노후 생애 설계와 건강관리' 주제 발표도 이뤄졌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 원장 양병무)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오마이뉴스·대한노인회·노년시대신문·서울사이버대학교·북리슨 등이 후원했다.

다음은 특강 중 '노년 관리'와 관련한 주요 발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오가와 대표의 지도에 따라 생활운동을 배우고 있는 참석자들
 오가와 대표의 지도에 따라 생활운동을 배우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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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예방 제1원칙 "안 좋은 생활 습관을 바꿔라"
오가와 신세이 일본 게고루 라이프 대표

"왜 치매 상태에 이르는지 알게 되면 절대 무서워할 필요 없다. 우선 성인병, '생활 습관병'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대부분 치매가 나타난다. 그 다음, 운동이 부족한 경우에 치매가 나타난다.

일본에서는 당뇨병을 '운동부족병'이라 부르기도 한다. 운동을 하라. 절대 3일을 쉬지 말라. 그러면 다시 3개월을 계속 운동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3개월을 하지 않으면, 그게 또 3년이 된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짜서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또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다. 불면은 혈액순환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럼 잠이 안 올 때 어떻게 하나. 혹시 수면제를 먹나. 그러면 안 된다. 수면제는 굉장히 나쁘다. 뇌파 리듬이 깨진다. 좋은 음악을 들었다거나 할 때 나오는, 굉장히 쾌적한 상태에서 나오는 알파파가 나오지 않게 된다.

생활습관을 바꿔라. 그러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이것은 명확하다. 이렇게 원인을 알면서도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 것은 치매에 걸리려고 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나이 든다고 신체 기능이 꼭 퇴화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잘 지키면 오히려 좋아지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근육이, 뼈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가 퇴화한다."

김수지 서울 사이버대학교 총장 '아름다운 노후 설계'
"부부가 자식보다 우선이란 마음 중요"

김수지 서울사이버대 총장
 김수지 서울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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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은데, 나이 듦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것이자, 또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기도 하다. 늙어 감을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단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중년기부터 준비해야 할 '과업'은 바로 부부생활이다. 부부간에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거나 감사의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옆에 있어 준 것만 감사하다는, 그런 말 한마디로 생기는 감사의 마음이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남자 분들, 바깥 사람 이야기는 잘 경청하면서도 집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아내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

노후에 자녀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우리 부부가 우선이라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 부부가 우선이고, 그 다음에 자녀다. 부부보다 자녀가 먼저인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특별히 노후에 부부간에 문제를 많이 야기한다. 그래야 경제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준비 또한 미리 할 수 있다.

그리고 친구는 꼭 있어야 한다. 오래 알아 온 친구와 잘 지내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 허물없이 이야기할 사람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나를 잘 알지 못해도 내 이야기를 허물없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역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지역적인 거리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김수지 총장 "9988234를 이루려면"

2035년 치매환자가 445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일본 후생성 발표를 실은 일본 신문
 2035년 치매환자가 445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일본 후생성 발표를 실은 일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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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234란 말 아는가. 99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 가면 얼마나 좋겠나.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 9988위해 몸 건강을 유지하자. 이를 위해 고혈압이나 당뇨 등 함께 살아온 질병을 더 악화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치하자.

더 나빠지지 않도록 끈기 있게 노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미 있는 병이 뿔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규칙적인 치아 관리도 중요한데, '이미 다 나빠졌는데'하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허나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의미 있는 소일거리도 찾자. 자신이 하던 일을 갑자기 멈출 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노화현상이 가장 심하게 온다. 하루하루 바쁘게 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일과가 있어야 한다. 우리 몸 관절이 2백개가 넘는데, 힘이 닿는 한 움직여야 한다. 가장 간단한 것은 걷기다. 제일 좋은 운동이 걷기다.

건강한 식생활, 뭐니뭐니 해도 잘 먹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삼세' 운동 알 것이다. 먹세, 자세, 싸세. 요즘은 사실 잘 먹기도 정말 힘들지 않나. 육식은 가능하면 피하자.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소식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소식을 위해서는 과일, 채소, 곡류, 생선 등 양질의 간식이 필요하다."


태그:#치매, #실버, #오가와, #김수지,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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