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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평 유권자는 부자만을 위한 감세 정책과 서민 경제 파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명박 정부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해 회초리를 들었다."

"인천 경제의 중심인 GM대우 회생을 정치 이슈로 들고 나왔지만, 부평 유권자는 오만한 정부와 여당에 따끔한 중간 심판을 했다."

 

민주당 홍영표(53) 후보가 4.29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율로 당선됐다. 부평 유권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따끔한 회초리를 든 셈이다.

홍영표 당선자는 3만 667표(49.3%)를 획득해 2만 4199표(39.9%)를 얻는 데 그친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를 10%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예상보다 큰 표차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 중간 평가를 희석시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경제 전문가를 낙하산 공천했지만, 부평 유권자들은 견제세력에게 힘을 보태 주었다.

 

홍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 대해 "무능하고 오만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심판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대안 야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건전한 견제 세력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상 뛰어넘는 투표 참여, 압도적 지지로 이어져

 

27일 실시한 <부평신문> 여론조사에서 홍 당선자는 지지율 37.9%로 이재훈 후보(35.1%)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지지율은 <부평신문>이 앞서 2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차이를 그대로 유지한 결과였다.

 

1차 여론조사에서 홍 당선자는 이 후보를 4% 차이로 앞섰으며, 2차 조사에서도 3.7% 정도 리드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차 부동층은 27.6% 15.9%로 줄어들었지만, 1,2위의 지지율은 3-4%에서 고정적으로 유지됐다. 민주당 중앙당, 홍영표 당선자 측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이 후보를 3~5%의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보다 큰 차이로 홍 당선자가 이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런 지지율 차는 당초 20%로 예상했던 투표율이 오후에 깨지면서 벌어진 일.

 

실제 30~40대 젊은 층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은 아침 9시까지 투표율과 퇴근 후 투표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오후 들어서도 투표율이 정체를 깨고,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런 투표율은 당초 20% 내외로 예상됐던 투표율을 깨고 29.1%로 나타났다.

 

또한 투표날이 GM대우가 휴일인 점도 투표율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높은 투표 참여율은 18대 총선 당시 부평을 지역 투표율이 42%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일반 선거로 치면 60%를 넘는 투표율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투표율은 정부 여당 후보인 이 후보와 박희태 대표 등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GM대우를 위한 각 종 공약을 쏟아 냈음에도 불구, 거대 여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도저식 국정 운영에 대한 견제 심리로 해석된다.

 

민주당 거의 전 지역에서 강세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구본철 후보는 부평을 지역에서 삼산1동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홍영표 후보를 이겼다. 하지만 4.29 부평을 재선거에서 홍 당선자는 부재자 투표와 산곡4동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재훈 후보를 이겼다. <부평신문>이 4월 재선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던 부재자 투표와 산곡4동 표심의 경우도 홍 당선자가 각 18표, 7표 차이로 석패했을 뿐이다.

 

산곡4동이 경우 18대 총선에서 홍 당선자가 무려 1086표 패배했던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이번 재선거에서는 주안장로교회의 표심이 홍 당선자에게 일부 선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홍 당선자 측은 "부개 3동의 경우 조직 선거가 예상되는 재선거에서 조진형 의원의 조직이 가동돼 당초 예측 불허의 대결이 예상됐지만, 부동층이 막판에 주요하게 우리(민주당)에게 지지를 바꿔 큰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4월 재ㆍ보궐 선거에서 전패를 했다. 부평을과 함께 경제 전문가를 투입한 울산에서도 패배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까지 투입한 경주 선거에서도 친박 후보임을 내세운 정수성 당선자에게도 큰 표차이로 패배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심의 '바로 미터'인 수도권 유일 재선거 지역인 부평을에서 당 대표를 비롯한 거물 정치인을 대거 투입했음에도 패해함으로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는 살리겠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는데, 현재 이명박 정부식의 경제 살리기는 문제가 있다고 민심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높은 투표율, 야당 지지는 그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전주 2곳의 투표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았고, 경주와 울산의 투표율이 상당히 높은 점 등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동영 당선자 등은 모두 심사숙고해야 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처장도 "한나라당이 어려움에 놓여 있는 GM대우 지원책을 남발했지만, 부평유권자는 선심성 공약에 맘을 주기 보다는 거만한 정부 여당에 대한 견세 세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도 "이명박 1년 동안 한국 민주주의는 후퇴해, 인권과 표현의 자유 등이 침해 받고 있고, 경제도 일부 부자만을 위한 감세정책과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으로 중소기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재선거 결과가 이명박 정부와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게 민심이 이반된 결과인 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평을 재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한나라당 인천시당 홍일표 위원장은 30일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부평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했고, 부평시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받들지 못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패배와 관계없이 이번 선거기간동안 저희 한나라당과 이재훈 후보가 제시한

지역발전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재선거, #중간심판, #홍영표, #이재훈, #이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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