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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봄이 활짝 피었지만, 불황으로 계절을 느낄 새도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팍팍한 생활이라고 찌푸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 유독 국경일이나 공휴일이 휴일과 겹친 올해, 모처럼 황금연휴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노동절인 5월 1일부터 어린이날인 5일까지, 샌드위치로 끼인 4일만 확실히 제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5일간의 황금연휴가 펼쳐질 테다.

확 떠나볼까. 저렴한 금액으로 지친 심신을 편히 누일 공간을 찾을 수만 있다면 가족들과 함께 현실을 뒤로 하고 떠나봄직하다. 여기 그 후보지들을 소개한다. [편집자말]
따뜻한 봄날 특히 5월 연휴, 시원한 계곡 가에서 즐기는 오토캠핑의 맛은 달고 시원하다. 다른 때 보다는 좀 더 여유 있게 일정을 잡아 평소 찾고 싶었던 곳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콘도나 펜션은 이제 좀 식상하다. 위치한 곳만 다를 뿐이지 침대, 욕실, 싱크대, TV 등이 있는데, 집 안에서 노는 것과 무엇이 차이가 있을까.

ⓒ 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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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호텔이나 콘도를 예약하느라 발을 동동 구르기보다 우리 가족만의 호텔인 텐트와 아웃도어 리빙 세트를 준비해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캠핑을 떠나는 건 어떨까. 번거롭고 초라해 보인다고? 천만의 말씀. 안 해본 사람은 모르는,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물론 오토캠핑 장비가 결코 값싼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잘 선택하면 거의 평생 쓸 수 있는 매우 경제적인 도구다.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쓸 수 있는 것도 꽤 된다.

올해는 정말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이름 없는 자연인으로 살아보길 권한다. 텐트 지붕에 젖은 옷을 말리고 식탁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풀로 울타리도 엮어 보자. 시멘트 건물과 자동차 매연에 찌든 자기 자신과 아이들이 애처롭지 않은가. 텐트 안에는 행복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으면 소쩍새 소리도 외롭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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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가족이란 단어가 왜 가족(家族)인 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가서 무얼 어떻게 해먹느냐고? 아직 모르시는 말씀이다. 그림 같은 계곡이 휘돌아 가는 캠핑장에서는 보리밥에 푸성귀만 비벼 먹어도 맛있다는 사실을. 거기다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아이들의 얼굴은 달빛에 더욱 빛날 것이고, 우리 가족은 왕족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어린이날 입장료 무료인 캠핑장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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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대공원 자연 캠프장(수도권)
과천 국립현대 미술관 옆에 있다. 아늑한 분위기에 바비큐 시설과 캠핑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텐트를 가지고 가지 않아도 캠핑이 가능하다. 가족 바비큐 파티를 하며 캠핑하기 딱 좋다. 1만원이면 5인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바비큐 장비(숯·석쇠 포함)를 대여할 수 있다.

주차비 무료. 휴일이면 대공원에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오전 9시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구내 매점에서 고기·채소 등을 바로 구입할 수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자연캠프장 방문자 센터 02-500-7870. 사전 예약 필수.

2. 산음 자연휴양림(경기도 가평군)
수도권 주변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캠핑 장소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소나무 숲에서 가족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가 잘 구비돼 있고, 산림 휴양관 앞에 바비큐 통이 모여 있는데 선착순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매점이 없어 석쇠와 숯 등은 휴양림 입구인 단월면 소재지에서 준비해 가야 한다. 석쇠 3000원, 숯 5000원 선. 어린이날에 한해 어린이 동반가족은 입장료를 안 받는다. 종일 주차료 3000원. 산음 자연휴양림 031-774-8133.

3. 화양동 캠핑장(충북 괴산군)
속리산 국립공원과 달천이 인접해 있는 경계 지역으로 화양구곡과 달천의 그림 같은 경치를 바라보며 캠핑을 만끽할 수 있다. 캠핑장 주변에서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호젓하게 견지낚시를 즐길 수 있다. 괴산군 청천면 소재지에서 32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가다 보면 나타난다. 화양동 입구 간판이 보이면 왼편으로 가야 야영장이 나온다. 대전과 청주에서 모두 1시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하다. 국립공원 속리산 화양지구 043-832-4347, 청천면 사무소 043-830-3607.

우리나라 명당 캠핑장, 고급 펜션이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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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리산 달궁 오토캠프장(전라권)
지리산의 가장 깊은 골짜기 중 하나인 달궁 계곡에 그림 같은 캠프장이 있다. 다름 아닌 달궁 자동차야영장.

주변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삼한시대 마한의 왕궁터로 알려진 곳으로, 신라시대에는 화랑도의 훈련장이기도 했단다. 그만큼 탁 트인 경치가 일품이란 얘기다.

그런 곳에 위치해 있는 덕에 주변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계곡과 인접해 한여름에도 더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하다.

차량 300여 대를 수용하는 넓은 주차장, 1만여 평 규모의 넓은 부지에는 야영장, 취사장, 급수시설, 샤워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가히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하는 명당 캠핑장이라 할 수 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 IC에서 내려 인월과 산내를 거쳐 861번 지방도를 타고 가면 닿을 수 있다. 뱀사골 입구에서 계곡 전진하여 구례, 남원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주변에 다른 시설이 없고 안내판이 잘 돼 있어 찾기 매우 쉽다. 지리산 북부관리 사무소 : 063-625-8910

계곡에 발 담그고, 아내와 와인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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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문경 선유동 대정숲(경상권)
문경시 가은읍의 한 쪽에 위치한 선유동 계곡은 산 좋고 물 맑고, 교통편한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이다.

주변에 천년고찰인 봉암사와 우리나라에서 최초인 진남역의 레일바이크, 유서 깊은 방짜 유기촌, 문경 석탄박물관 등이 위치해 있어 볼거리도 매우 많다.

이틀 일정으로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나라에 단일 읍에서 이렇게 많은 볼거리와 안락한 캠핑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이 곳 뿐이라고 생각한다.

속리산에서 흘러오는 시원한 산바람을 느끼며, 선유동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감겨지고, 가족이 함께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것 같다.

아내와 함께 준비한 '빠알간' 와인이 곁들여 진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는 바닥에 누워 고등학교 때 배운 별자리 모습을 생각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향해 손가락질 해 가며 이야기 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

45번 중부 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IC에서 내려 3번 국도를 타고 점촌 방면으로 가다가 진남 휴게소 바로 전에서 901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가은읍 소재지 까지 간다. 이곳에서 922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선유동 방면으로 가면 된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 : 054-552-3210

덧붙이는 글 | 한형석 기자는 아웃도어 플래너로 <웰컴 투 마이 텐트> 저자입니다.



태그:#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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