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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와 함께 4년째 인천지역 주요 환경현안으로 중대 기로에 선 계양산 롯데골프장.

초기 롯데건설과 인천시, 계양구의 터무니없는 골프장 개발을 위한 밀실-특혜행정을 지적하고 인천시민들에게 골프장 문제를 알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전 인천녹색연합 한승우 처장을 지난 주말 하느재고개에서 만났다.

 

농부처럼 밀집모자가 잘 어울리는 그는 현재 전주에 내려가 전북녹색연합을 준비 중에 있다. 롯데골프장 싸움을 이끌어 오던 그가 오랜동안 준비해왔던 지역운동을 위해 지난해 전주로 내려간 뒤, 잠시 골프장 대응활동의 맥이 끊기기도 했다. 그는 나에게 살기 좋은(?) 전주에 내려와 함께 지역에서 운동을 하자고 권하고 있다.

 

 

골프장 반대 단식농성 위해 전주에서 올라온 계양산 지킴이

 

계양산 골프장 싸움의 중심에서 멀어진 그가 지난 주말 '계양산 골프장 반대 2차 릴레이 단식농성' 42일째 되는 날,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난생 처음"이라는 단식농성을 전교조 안봉한님과 함께 이어갔다. "끝까지 책임 못지고 내려간 원죄"라며 지역에서도 계양산 골프장 문제를 놓치않고 지켜보던, 그는 전날 전주에서 인천으로 가족과 함께 올라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리고 그간 싸움을 함께 해온 사람들을 만나러 찾아왔다.

 

봄 날씨 같지 않게 더운 주말 계양산을 찾은 등산객과 상춘객으로 고갯길은 분주했고, 농성자리를 편 그늘진 쉼터 아래를 오가는 사람들은 골프장 반대서명에 줄이어 동참했다. 따가운 봄볕이 머리위로 치솟은 점심 때가 지난 뒤에는, 한승우 처장이 인천에서 활동할 당시 소나무 위에 올라 계양산을 지키겠다며 고공시위를 벌인 이젠 2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된 신정은님도 찾아왔다.

 

 

아이를 업고 남편과 함께 하느재고개에 올라와 한승우 처장을 응원한 신정은님은 결혼과 출산, 육아로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다시 인천녹색연합으로 복귀할 예정이라 한다.

 

보채는 아이를 달래고 숨을 고르고 신정은님이 다시 고개를 내려간 뒤, 전날 일도 있고 해서 속 편한 얼굴이 아닌 한승우 처장에게 오랜만에 올라온 계양산에 앉아 있는 소감에 대해 물었다.

 

특히 그간 인천시민 대다수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롯데와 인천시가 포기하지 않는, 행정절차를 몰래 진행해 현재 기로에 놓인 계양산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두어 차례 전화로 그와 이야기 나눈 바 있는 '주민소환제'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골프장 싸움)좀 더 집중력있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계양산 롯데골프장) 다들 말도 안된다고 생각들은 하고 있는데, 시민들의 의견과 힘, 의지를 어떻게 모을 것인가? 결정적인 계기나 연결끈을 만들어야 하지만 시민사회단체가 못하고 있어 아쉽다 "며 말문을 열었다.

 

 

 

"반환경 반시민 인천시장 주민소환 해보자!!"

 

계양산 골프장뿐만 아니라 가정오거리 뉴타운, 송도갯벌매립, 배다리 등 도심재생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서민도시' 인천이 아니라 반서민-반시민 도시로 전락하게 된 이유도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모든 문제를 행정관청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식으로는 안된다"며 "시민들의 뜻을 모을 수 있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내년 지방선거일 수도 있지만, 지금 시기에 주민소환을 추진하면 성공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주민소환 자체만으로도 인천시(장)에게 시민들의 뜻을 각인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인천시가 도시계획을 다시 세울 시기에 주민소환을 추진할 경우, 그동안 대책없는 개발사업으로 주민들에게 원성을 사온 인천시장은 "내년 선거에서 정치적인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다.

 

이럴 경우 한강유역환경청이 롯데가 제출한 사전환경성검토에 '조건부동의'를 해준다 해도, 주민소환을 받은 인천시장에게 '골프장 개발 안된다'는 결정을 하게 해 그간 문제되어 온 계양산 골프장 문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계양산 골프장뿐만 아니라 인천시장 주민소환까지 내세우며 강력 반발해온 가정뉴타운 등 막가파식 개발사업으로 시름하는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도 더불어 해결할 수 있을 거라 한다.

 

 

인천시장의 임기가 다가오는 6월로 1년이 되기 전에 주민소환을 위한 준비를 하고, 그간 각 지역구에서 산발적-개별적으로 인천시에 맞서온 싸움과 동력, 분위기를 모아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것에 "인천시장 주민소환제가 하나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하남시의 예를 들며 굳이 시민사회에 기대기보다, 나 같은 블로거나 인천시민들이 움직여 여론과 시민모임을 만들고 몇몇 활동력 있는 사람이나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정당과 전교조-민주노총 등 단체들이 결합해 지역서명 등을 벌이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와 이야기하던 중 롯데골프장 반대 서명을 한 시민에게 인천시장 주민소환에 물었더니, 계양산 아래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이렇게 시민들이 반대하는데도 한다면, 마지막 수단이라면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법을 몰라서 그런건지 열정이 없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으나 안타까움이 있다"며 계양산을 지키고자 하는 한승우 전 처장은 그간의 고민과 답답함을 계양산 등줄기를 타고 불어오는 봄바람에 풀어냈다.

그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고, 자신도 고민해왔던 부분이라 인천의 주요현안을 총체적으로 묶어 "반환경 반시민 인천시장"을 외쳐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 주민소환제 : 정치인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직접적인 통제수단으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독단적인 행정운영과 비리 등 지방자치제도의 폐단을 막기 위해 2007년 7월부터 실시되었다. 일정 수 또는 일정 선거인이 청원하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임기 전에 선거를 다시 실시하고, 선거에 지면 공직에서 파면시킬 수 있는 제도다.

 

선출직 지방공직자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 이상 서명을 받아 소환사유를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청구하면 되나(주민소환제에 관한 법률 제7조), 1) 해당 지방공직자가 임기 개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았거나 2) 해당 지방공직자의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았거나 3) 해당 지방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실시한 날부터 1년 이내인 때에는 주민소환투표의 실시를 청구할 수 없다. (동법 제8조)

 

한편, 주민소환투표의 실시가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지방공직자에 대한 소환은 유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동법 제22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인천지역의 각종문제를 함께 논의해볼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 단체나 조직,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공개된 연석회의를 가져봤으면 싶다. 꼭 주민소환을 위한 논의가 아니어도 좋다. 이해관계를 떠나(요게 쉽게 않은 이야기지만...) 인천시의 독단행정과 막개발에 맞설 동력과 힘을 모으는 자리를 말이다. 어떻게 안될까?? 이거 또 쥐뿔도 없는 까칠한 내가 총대 메야 하는건가?? ^-^


태그:#계양산, #롯데골프장, #인천시장, #주민소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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