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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이 15일로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16일 0시부터 28일 자정까지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 5곳, 기초단체장 1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교육감 2곳 등 모두 16곳에서 치러진다. 이 가운데 18대 총선 이후 1년여만에 처음으로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는 2년차를 맞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편집자말>

4.29 재보선 전주 덕진 후보자
이름 소속 경력
전희재(58) 한나라당 전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김근식(43) 민주당 경남대 신문방송정치외교학부 교수
염경석(48) 진보신당 진보신당 전북도당(준) 위원장
정동영(56) 무소속 전 민주당 상임고문

 

'정동영의 귀환'으로 주목 받는 전주 덕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보신당과 무소속 후보가 골고루 출사표를 던지면서 겉으로는 4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집안싸움'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민주당에서 '버림 받은' 정동영 후보와 민주당이 '선택한' 김근식 후보의 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에 쏠려 있다.

 

'돌아온 전주의 아들'을 표방하고 나선 정동영 후보가 일단 멀찍이 앞서는 양상이다. 김근식 후보는 후보등록 마지막날인 15일이 돼서야 후보등록을 하고 사무실을 열었다. 상대방은 벌써 골인지점에 다다랐는데,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형국이다. 따라서 2주일 밖에 안 되는 선거운동기간에 정 후보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후보의 출발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뒤늦게 주소지를 전주로 옮기는 바람에 4·29 재보선 투표권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자신의 1표마저 얻지 못하게 된 셈이다.

 

나머지 2명의 후보는 각각 '서민정치'와 '1당 독점 폐해 청산'을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정 후보에 비한다면 3명의 후보 모두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나마 민주당의 집중 지원을 받는 김 후보가 정 후보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요약하자면 '1강1중2약' 구도다.

 

'조용한' 정동영 캠프 "조용히, 넓고 깊게 유권자 만날 것"

 

앞서가는 정 후보는 수면 아래서 조용히 움직이는 게 선거전략이다. '정치적 재기'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어쨌든 정 후보에게는 자신을 대선후보로 키워준 당을 박차고 나왔다는 '원죄'가 있다. 화려한 선거운동과 쇼맨십은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 후보 캠프 이재균 공보실장은 "화려한 기자회견 같은 것은 가능한 하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히, 넓고 깊게 유권자들을 만나자는게 이번 선거 전략"이라고 밝혔다. 원내 진입이 가장 큰 목표인 정 후보는 '지역발전' 외에 특별히 눈에 띌 만한 공약은 내세우지 않았다. 

    

정 후보로선 이번 선거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패배 이후 고향에서마저 재기하지 못한다면 정치적으로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캠프에서는 정 후보를 "단 5분이라도 더 돌리자"는 각오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정 후보가 지방선거 때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하는 것처럼 구석구석 걷고 일일이 손을 잡고 다닌다"며 "전주시민들은 정 후보에게 동정을 보내기보다는 애정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텃밭 사수' 특명을 받고 내려온 김근식 후보는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정동영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김 후보 주위에 선거전문가를 대거 파견했다고 한다. 15일 사무실 개소식에는 박주선 최고위원과 이미경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16일에는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비장한 출정식'을 연다.

 

김 후보의 선거전략은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있다. 가깝게는 당을 박차고 나와 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는 정동영 후보를 쓰러뜨리는 일이다. 멀게는 민주당에 1석이라도 더 보태 'MB정권 심판론'과 전국정당화에 조금이라도 힘을 더 보태겠다는 것이다.

 

김근식 후보 "정동영, 반성이 없다"

 

김 후보는 15일 오후 개소식에서 "이번 재선거는 개인을 위한 게 아니라 전주 덕진과 민주당,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할 선거"라며 "반드시 승리해 민주당이 전국적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이 분당에 따른 절망과 아픔을 누구보다도 많이 겪었던 사람이면서도 철저한 반성이 없다"며 "대선후보가 나서니 무조건 공천을 주라고 압박한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운 전희재 후보는 '검증된 행정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전 후보는 민주당이 전주를 오랫동안 독점해 왔고 그 폐해가 '정동영 대 민주당'의 대결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 힘있는 여당의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슬로건도 '전주를 확 바꿀 새 인물'이다.

 

전 후보는 "지금 전주에는 대학생 실업이 심각하고, 빈 택시만 시내를 질주할 뿐"이라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인물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일꾼을 자처한 전 후보는 새만금 등 지역현안 해결과 주공.토공 통합본사 전주 이전, 전주 동북부 지역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았다. 그는 "과거에는 맹목적인 (민주당) 1당 지지가 있었고, 시민들도 그에 부화뇌동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실사구시할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진보신당이 '제2의 노회찬'으로 추켜세운 염경석 후보는 보수정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염 후보는 '노무현 비리의혹'이 터져 나오는데 주목하면서 "더 이상 한나라당, 민주당 등 보수정당으로는 안 된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염 후보는 "호남 유권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마저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은 상처받은 전주 덕진 유권자의 쓰린 가슴에 다시 한번 재를 뿌렸다"며 "재보선이 민주당 내부의 기득권세력 대 지역주의 패권세력의 아귀다툼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염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사회연대 생활임금 실시, 대학입시 폐지, 대운하 반대 등으로 지역 현안과는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


태그:#4.29 재보선, #민주당, #정동영, #김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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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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