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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자연형하천으로 조성된 굴포천에도 봄이 완연하다. 봄꽃과 더불어 굴포천에 수십 마리의 잉어 떼가 출현했다. 조그만 치어에서부터 30~40㎝에 육박하는 3년 이상 된 성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잉어 외에도 붕어 등의 민물고기가 나타났다.

잉어는 주로 바닥이 진흙이고 물 흐름이 느린 큰 강이나 호수에서 살며 물속 작은 동ㆍ식물을 먹고 사는 잡식성 어류다.

적응력이 뛰어나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다. 잉어 떼가 굴포천에 출현한 것은 잉어가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증거다. 잉어는 물속 미생물이나, 곤충, 작은 물고기, 물풀 등을 먹고 사는데 수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활동이 둔해지며 이듬해 봄이 되면 활동하기 시작한다.

굴포천 구간 중 부천구간에서 잉어를 비롯한 민물고기들이 출현한 것은 종종 목격됐으나 부평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천에서 한참을 거슬러 올라온 잉어 떼는 갈산동 배수펌프장까지 올라왔다. 굴포천에 출현한 잉어 떼는 산란을 위해 거슬러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산타운 근처에서 발견된 잉어 떼는 산란을 위해 암수가 무리지어 다니며 교미를 하느라 힘찬 물장구를 치며 거슬러 오르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이에 대해 박남수 굴포천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잉어는 원래 5~6월에 산란하는데 (이상기온으로) 날이 따뜻해 일찍 산란하기 위해 올라온 것 같다"며 "보통 성숙한 암컷은 약 30만개의 알을 강가 수초가 우거진 곳에 낳는다. 산란을 위해 상류로 올라온 잉어 떼가 굴포천에는 아직 수초가 없어 산란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9일 부평역사박물관 뒤편 굴포천에서 발견된 잉어 떼는 적당한 산란장소를 찾지 못해 몇 시간을 500여m 넘는 구간(삼산타운1단지~부천상동유수지공원)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며 교미를 위한 안타까운 몸부림을 쳤다.

이와 관련,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국장은 "잉어 떼가 우리 곁에 찾아온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았지만 잉어는 물속 작은 물고기나 새우류, 미생물 등을 먹고살기 때문에 서서히 굴포천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조만간 민물고기 전문가와 함께 복원된 굴포천의 수질과 생태환경을 조사하고, 잉어 떼의 서식환경을 위해 수초를 심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대표적인 겨울철새 청둥오리가 굴포천에 날아들었다. 이번 잉어 떼 출현으로 굴포천의 생태환경이 점차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잉어 떼 출현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낮에는 부평구에서 굴포천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밤에는 없는 터라 혹 잉어를 잡아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처장은 "생태하천은 복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복원이후 관리"라며 "시민과 행정이 복원된 굴포천을 보다 생태적으로 잘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그리고 굴포천에 올라온 잉어는 중금속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식용으로 포획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평구 관계자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굴포천은 시민들의 것"이라며 "부평구에서는 굴포천 감시단을 매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우리의 자산으로 생각하고 보호해야 한다. 더욱 관심을 갖고 굴포천 생태계를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굴포천 중상류에 해당하는 부평 삼산동 구간이다. 생태하천으로 조성 된지 얼마 안 돼 사진 처럼 물가에는 수초가 별로 없다. 잉어는 물 가상자리를 타고 거슬러 올라 온다.
▲ 굴포천 굴포천 중상류에 해당하는 부평 삼산동 구간이다. 생태하천으로 조성 된지 얼마 안 돼 사진 처럼 물가에는 수초가 별로 없다. 잉어는 물 가상자리를 타고 거슬러 올라 온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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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에 출현 한 잉어 떼가 산란을 우해 유유히 거슬러 오르고 있다.
▲ 잉어 떼 굴포천에 출현 한 잉어 떼가 산란을 우해 유유히 거슬러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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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떼가 산란을 위해 굴포천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 굴포천 잉어떼 잉어떼가 산란을 위해 굴포천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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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잉어 떼가 산란을 위해 교미를 하느라 물 장구를 치듯 물방울이 튀고 있다.
▲ 잉어 교미 굴포천 잉어 떼가 산란을 위해 교미를 하느라 물 장구를 치듯 물방울이 튀고 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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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에 실패 했는지 성공 했는지 알 순 없으나, 교미를 위해 몸 부림 치던 수컷이 암컷 옆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 잉어 교미 산란에 실패 했는지 성공 했는지 알 순 없으나, 교미를 위해 몸 부림 치던 수컷이 암컷 옆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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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산란 장소를 찾지 못 해서 인지 잉어 떼 들이 다시 부천 방향(하류)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 오르기를 그만두고 선회 하고 있다. 이날 잉어 떼는 수 없이 이 행동을 반복했다.
▲ 굴포천 잉어 떼 적당한 산란 장소를 찾지 못 해서 인지 잉어 떼 들이 다시 부천 방향(하류)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 오르기를 그만두고 선회 하고 있다. 이날 잉어 떼는 수 없이 이 행동을 반복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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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굴포천, #굴포천 잉어 떼 , #잉어 산란기, #굴포천네트워크,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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