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17, 18일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 정심화문화회관 백마홀에서 마당극단 '좋다'의 4번째 정기공연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대전시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열리는 것으로 공연명은 '본격추리코믹미스테리 수사마당극: 미래가 사라졌다'이다.
 

마당극단 '좋다'는 2003년 창단되어 그동안 통일, 농민, 환경, 여성, 민생 등 시대의 다양한 문제들을 특유의 입담과 재치, 다양한 춤과 노래들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단원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극단이지만 극작가와 연출, 안무가 등 실력 있는 창작자들이 작품에 직접 배우로 참여하여 인력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에 터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지만 활동 영역은 전국적인 범위로 왕성하며, 그 내적인 역량과 창작열은 평단에서도 이미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박세환(극작가) 대표는 "살면서 상식 밖의 일들이 어느새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한 아파트의 가상공간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재를 과감히 패러디하고자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출세지상주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경쟁 제일주의, 사교육 열풍 등과 같이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것이기에 다소 주제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작품 곳곳에 풍자와 해학을 통한 웃음과 감동의 요소를 배치해 공연을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2001년 과천세계마당극제 마당극대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전국순회공연을 다니며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마당극 '흥부네 박터졌네'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극작, 연출, 배우에 이르기까지 일인삼역을 맡았다. 박세환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 작품 창작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극작은 1월에 완성되었고, 2월에 단원들과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 이번 공연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이번 마당판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조금 더 입체적인 마당극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 마당판에 세울 아파트 모형을 만들고 있다. 무대 감독이나 기술적인 부분들 모두 단원들 자체 내에서 해결하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에서 조금씩 부족한 것들이 있다. 아파트 골격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엘리베이터 설치하는 것 때문에 아직까지 고민 중이다. 배우들이 연기에 몰두하면 좋을 시간을 뺏기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다른 어려움은 없다. 제법 여유도 생겼고 단원들끼리 즐겁고 재미나게 연습한다."

 

- 다른 마당극단들에 비해서 패러디, 풍자나 비판이 무척 강한 것 같다는 평이 있다. 어떤가?

"그렇지 않다. 전국에 많은 마당극단들이 있는데, 그 극단들의 작품을 관람해 보지 않아서 나온 말인 듯하다. 우리 극단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려고 한다. 우리의 색깔을 어떻게 규정짓고 싶지 않다. 다만 누가 봐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같이 "좋다"고 느껴야 서로 공감하면서 서로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같이 느껴야 할 부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마당극의 정신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는가?

"연극은 무대와 관객이 분리되어 진행되는데, 마당판은 평등하다. 관객이 배우가 될 수도 있고, 이쪽의 관객이 저쪽편의 관객을 보면서 서로 공감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마당극엔 평등의 정신이 있다. 내용적으로는 창작 당시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판에 끄집어낸다고 보면 된다. 관객과 같이 고민하고 한바탕 풀이를 해보는 것이다."

 

- 대전 지역 시민들의 문화적 성향은 어떻다고 보는가?

"전국을 돌아다녀 봐도 대전과 큰 차이는 없다. 굳이 찾으라면 대전은 뜨내기 성향이 있다. 먹고 살기 바쁜 행태들이 많다. 나름대로 자기가 가진 문화적인 삶을 영유하겠지만, 기껏해야 프로야구 경기 관람하는 정도가 문화생활의 전부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생활에서 문화적으로 놀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그것을 찾게 해주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다.

 

-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은?

"마음을 열어놓고 공연을 보셨으면 좋겠다. 그냥 부담 없이 와서 재미있게 보시고, 만약에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 저희에게 언제든 의견을 달라. 대안이 있는 비판이라면 언제든 열어두고 받아들일 것이다. 홈페이지에 소감을 올려 주어도 좋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공연을 보러 오는 관람객들 각자의 몫이라고 해도 좋겠다. 한번쯤 지역의 문화를 살찌우려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면 어떨까? 정돈된 도시의 시간에 따라 생활하다보면 정작 '내 발로 찾는 즐거움'을 잊고 살기 쉽다. 조금만 눈을 돌려 찾아보면 우리를 기다리는 놀이터가 있다. 혹시 이번 주말에 어디에서 어떻게 놀지 고민하고 있다면 마당극단 '좋다'가 마련한 놀이터를 떠올려 볼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 마당극단 <좋다>의 네 번째 정기공연 
제목: 미래가 사라졌다 -부제 : 반장님 가라사대
시간: 4월 17일(오후7:30), 18일(오후4:00/7:30)
장소: 대전충남대학교 내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백마홀
홈페이지: http:www.madangjota.co.kr


태그:#마당극단좋다, #마당극, #지역문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