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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과거 당의 대선후보와 현재 당대표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내부 논란에 대해서 서로 똑같다고 하거나 '큰일을 했고 해야할 사람'이 왜 그렇게 쪼잔하게 지역구 출마에 연연하느냐고 말을 보탠다.

 

뭐 이런 지적들은 정당할 수 있다. 그냥 '말' 그 자체로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논란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몰고 가는 것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첫째, 정세균 지도부가 출마선언을 하면서 지도부와 의논도 없었다며 이번 사태를 정 장관 책임론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 이의 있다.

 

우선 당에 공천 신청을 하는데 사전에 지도부와 협의를 하는 것이 민주정당에서 정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세균 대표가 속한 지역구에서 3선 단체장까지 한 임수진 예비후보 등 지역에서 선거 준비를 하고 있는 후보가 이미 여러 명 있는 마당에 지도부와 상의해서 공천 신청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 아닌가? 그러면 다른 예비 후보들도 사전에 협의해서 지도부의 OK를 받아서 지금 출마선언을 하고 예비후보로 등록을 한 것인가?

 

양보해서 대선후보였으니 다른 예비후보와 다르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래서 더욱 지도부와 협의라는 것은 해서는 안 될 문제 아닌가? 또한 출마선언시 공천을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분개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출마선언하면서 공천 안 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하겠는가?

 

둘째, 정세균 지도부는 이번 공천에 대해 DY와 대화가 아닌 언론과의 대화에 집중했다. 전주 덕진 선거구가 재보궐 선거 지역으로 결정되자마자 언론의 추측성 기사가 나갔다. 그러자 지금의 지도부는 마치 순번을 정한 듯 언론에 대고 DY 출마 부당성을 먼저 이야기 했다. 최소한 DY의 입장이 무엇인지 확인조차 없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떠난 정동영 전 장관에 대해 지역의 일부에서 전주 덕진 출마에 대해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을 수도 있다. 그 당시 정동영 전 장관은 지금 그런 이야길 할 때가 아니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음에도 지도부는 돌아가며 정동영 전 장관이 출마를 하면 소인배의 길이니 개혁공천을 해야하는데 DY로는 안된다느니 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워버렸다.

 

돌려서 지도부가 DY와 의논하지 않고 출마선언한 것에 대해서 불쾌했다는 논리라면 먼저 그런 기사가 나왔을 때 언론이 아닌 DY를 상대로 서로 소통을 하는 것이 맞지 않았는가? 당사자와의 대화보다 언론과의 대화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말하지 않아도 정세균 지도부는 DY흠집내기가 목표지 당을 먼저 생각하는 선당후사가 애초에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셋째, 송영길 최고위원의 10일 최고위 발언 또한 참으로 어이없다. 최병렬 안희정 김민석도 공천 못받았다며 당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단다. 맞다. 정당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그런 결정을 받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당연하다. 그리고 DY는 어떤 누구보다 민주주의 결과에 승복했다. 2002년 경선 좌초 위기에도 그는 유불리를 가리지 않고 경선을 끝까지 지켰다. 노무현 후보 흔들기에 맞서 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함께 했다. 그랬던 그다.

 

그러나 이번 공천 과정을 보자.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없다고들 했다. 앞서 언급했듯 정세균 지도부는 DY와의 대화가 아니라 언론과의 대화에만 골몰했다. 그리고 바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 애초에 공천신청서조차 내지 못하게 했다. 결국 60% 가까이 DY출마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지자의 뜻은 검토사항으로조차 여겨지지 않았다.

 

그 뿐인가? 당의 원로 중진들 의견마저 무시한 채 공천배제를 결정했다. 다음날 덕진 지역의 예비 후보자들마저 반발하는 '김근식 교수'를 공천 내정했다. 도대체 한 사람의 피선거권이 존중된 과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이참에 DY를 떼고 자기들만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큰 인물'의 '소인배적 행동'이 안타깝다느니 '전국정당화를 위해' 'DY는 안된다'느니... '말'이 아닌 '말'로 자신들의 비민주적인 탐욕적인 욕심을 감추려고만 한다.

 

 

 

10일 정동영 전 장관은 탈당을 결행했다. 안타깝지만 이해할 수 있다. 지지자의 한사람으로 나아가 민주주의와 진보를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지만 정말 이해가 된다.

 

그의 무소속 출마로 정당정치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그는 쫓겨났을 뿐 다시 들어갈 것이다. 지도부의 선심이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의 힘으로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가야만 한다. '위기'라는 명목으로 당의 의사 결정에서 당원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있는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서 그리고 대한민국 역주행을 막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도 지지자들과 함께 당으로 다시 되돌아 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당에 있으면서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뺄셈의 정치를 마다 않는 진정한 '해당 행위자'와는 다른 행보를 할 것이다. MB공안정부에 맞서 지지자와 함께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이 애국자가 아니듯 당에 있다고 모두 애당심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 지금의 정세균 지도부야말로 당원을 부끄럽게 만들고 지지율을 갉아먹는 '진짜 해당행위자'다.   

 

10일 정동영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대선 후보까지'한 사람이라고 혀를 차는 이들도 많겠지만 '대선후보까지 한사람'이 왜 당과 국민을 위해 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 지 한 번만 더 생각해주길 바랄 뿐이다.

 

DY는 친노도 반노도 아니다. 다만 MB와 대척점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웠고 앞으로도 가장 열심히 싸울 정치인이다. 왜 자기가 아니면 안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MB와 싸우지 않기 때문에 국민에게 무시당하고 당원들은 실망하는 것이다. 또한 DY는 당에서 책임있는 누구나가 힘을 모으자고 했다. 손학규 전 대표도 김근태 전 장관도 모두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일선에 나서자고 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자고 했다.

 

그런 그가 왜 쫓겨나야하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탈당계를 내지만 탈당하지 않았다. 모순이고 역설같지만 세상에 그런 일은 많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게 그것이다. 탈당계는 DY가 썼지만 탈당계를 쓰는 진짜 손은 '정세균 지도부'다.

 

DY 무소속 출마에 맞불작전으로 정세균 대표는 다음 총선에서 호남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쇼라는 생각이 스친다. 자신의 지역구를 양보하는 척하며 임수진 등 지금의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쇼일 뿐이다.

 

3년 뒤에 있을 선거에 대한 대표의 불출마가 그리 간단하게 결정되어야 할 문제인가? 지도부라면 개인의 출마여부보다 그 시기에 가장 필요한 선거 전략과 후보전술에 입각해서 결정해야할 중요한 문제다. 전략도 전술도 없는 불출마 선언에 감흥도 없고 책임감도 느낄 수 없다.

 

기왕에 출마를 선택한 정동영 전 장관이 전주시민의 애정과 선택으로 당선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함께 게재했습니다. 


태그:#정동영, #재보궐선거, #민주당,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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