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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이 '인터넷 통제'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한국 사이트의 실명제 도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코리아는 9일 "유튜브 한국 사이트에서 영상물이나 댓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대신 실명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글 코리아의 발표를 접한 누리꾼들은 '인터넷 강국 망신'이라는 표현으로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설명제 강화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 동안 많은 나라들이 특정 동영상을 차단하는 형식으로 통제했지만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아예 달지 못하는게 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이름에 먹칠한 것은 분명하다.

 

중국 정부는 티벳 시위와 달라이 라마의 미국 하원에서의 황금메달 수여 따위 민감한 이슈 동영상은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 터키 법원도 터기 국부였던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를 모독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막았다.

 

이슬람권 국가인 파키스탄, 이란은 '반이슬람권'을 담은 동영상은 차단했다. 태국은 신적 존재로 추앙받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을 모욕하는 사진을, 버마는 승려들의 민주화 시위 동영상을 차단했다. 동영상을 차단한 이유를 보면 자국의 이익과 종교를 모욕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차단하는 나라도 있는 반면 적극 활용하는 나라도 있다. 잘 알고 있듯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튜브로 매주 연설을 한다. 백악관에 채널까지 만들었다. 대통령이 되기전 유튜브를 적극 활용했던 그가 대통령이 되고나서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오바마 대통령 연설을 볼 수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유튜브로 질문과 답변을 한다. 일본도 총리와 함께 정당은 유튜브로 홍보하고 있다.

 

오바마와 고든 브라운, 일본까지 나서서 유튜브로 홍보하고 나서자 청와대도 6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부터 동영상을 영어자막 서비스와 함께 유튜브에도 올린다고 밝혔다. 라디오 연설에 담을 동영상 담는 것이 우스운 일지만 청와대가 유튜브를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알면 무엇하나. 구글 코리아가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는 바람에 청와대는 대통령라디오 동영상을 대한민국에서는 올릴 수 없다. 올릴 수 있는 길은 외국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실명제로 인터넷을 통제하려다가 대통령도 동영상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은 인터넷 실명제다.

 

자국에 불리하거나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유튜브 동영상을 차단하는 중국, 터키, 이란, 파키스탄, 버마와 국가 지도자가 유튜브 채널까지 만들어 자기 나라를 홍보하는 미국, 영국, 일본을 비교하면 구글 유튜브가 21세기 선진국과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가름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과연 어느 쪽인가?


태그:#구글, #인터넷실명제,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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