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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사진 한 장 부탁해요?"

"여기, 나도 한 장요"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사진 주문이 연달아 들어온다. 부부들끼리, 여성들끼리, 또는 혼자서, 화초가 자라고 나무가 자라는 커다란 돌에 구멍이 뻥 뚫려 있어서 너도나도 그 구멍에 얼굴을 디밀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아름다운 돌공원'에서다. 한라산을 등산하고 내려온 제주도 여행 둘째 날의 마지막 코스가 바로 이곳이었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바윗돌에 나무와 풀, 이끼, 그리고 화초를 심어 가꾼 작품들이 즐비했다.

 

"여기 진짜 멋진 작품들이 많네요. 입장료도 받지 않고."

"어제 들렀던 석부작테마공원보다 규모는 작지만 작품들은 훨씬 크고 대단한데요."

 

정말 그랬다. 석부작테마공원보다 공원의 규모는 훨씬 작았다. 그런데 정원에 전시해놓은 작품들은 오히려 훨씬 큰 것들이었다. 석부작테마공원의 작품들이 작고 아담하여 귀여운 모습이라면 이곳 돌공원의 작품들은 크고 당당했다.

 

더구나 이 돌공원은 개인소유라고 했다. 이틀 동안의 관광이 대부분 유료입장을 하는 곳들이 많았는데 이곳은 무료여서 더 반가웠을 것이다. 전시해 놓은 작품들을 둘러보며 이만하면 이곳도 입장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료입장이어서 공원 주인의 넉넉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돌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정말 그러네요. 죽은 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 같은 느낌말이에요."

 

화산섬 제주도의 특이한 검은 돌들이 풀과 나무, 꽃을 옷으로 입거나 움푹 파인 곳에 물이 고여 식물이 자생하는 모습은 정말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죽은 돌에 생명을 불어넣고 덧입혀 살려놓은 것이다.

 

정원 안쪽에 있는 비닐 하우스 안에는 예의 작은 석부작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작은 작품들은 석부작테마공원에서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일행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돌공원은 무료로 개방하여 누구나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으며 작품들을 직접 판매하기도 하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돌공원, #생명, #살아 숨 쉬는, #이승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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