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의 천구만별(천 마리 거북이와 천 마리 자라)이라고 불리는 구간은, 양산시의 호포 지하철역에서 하차하여, 금호사를 거쳐 경주 이씨 묘에서 가산 소류지 지나 임도를 따라 큰 바위 그리고 흔들 바위, 전망대에서 산죽밭으로 주능선 방향의 무덤을 지나 제법 가팔라 보이는 정면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금정산 특유의 기암괴석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바위지만, 움직이는 동물 바위라서 꽤나 주의와 관심을 갖고 살피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 이 진귀한 풍경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금정산의 산행 등산로 중에 산꾼들의 입소문으로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꼽히는, 산행 구간은 호포역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이 코스는 천구만별 외 장군봉 아래의 수만평 습지가 있어서 생태계의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코스. 뿐만 아니라 개울이 청정하여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물을 떠서 그 청정한 물 맛을 보는 것이다. 울울한 소나무 숲 속에는 거북이와 자라 외도 많은 동물이 살고 있는 듯, 그림자처럼 어른대는 기묘묘한 기암괴석이 다양한 형상의 바위 모양을 하고 있어 산꾼에게 즐거운 산행코스다.
헉헉 숨이 차게 오르다 보면 큰 바위들이 쉬었다 가라고 산꾼들을 붙잡으며 큰 평상처럼 넓고 편안한 마음의 쉼터를 내준다. 바위는 옛부터 영험과 신격화된 인물이 태어나는 생명력을 상징한다. 민속 신앙에서는 바위나 돌은 마을 수호신으로 섬겨지면서 신격화 되었다. 이런 신격화된 바위는 산신, 토신, 산신(産神) 등으로 사람과 동물의 다산과 번식, 평화 등을 보장한다고 믿었다. 금정산의 바위들은 이런 생명 탄생의 상징적 바위이자, 보물이요, 문화재 같은 바위들이다.
금정산은 바위와 물이 그린 신의 정원. 그래서 계절이 없다. 계절이 다 공존하는 봄산이 더욱 좋다. 얼음에 실타래처럼 풀리는 청아한 물소리와 봄 바람이 초대하는 금정산 길에서 댕댕 울리는 암자의 종소리도 좋다. 금정산은 부산의 문화재다. 돌멩이도 문화재 같다.
금정산의 다양한 바위들은, 돌 속에 머물고 있는 거북이와 자라뿐만 아니다. 돌 속에 숨어 사는 토끼, 노루, 사슴 등이 눈을 감은 순간 내 안에 들어와서 뛰어논다. 바위가 아니라 움직이다가 사람을 만나면 바위가 되는 것이다. 대 자연 속의 만물상 바위들은 인간들이 사는 전생의 모습 같다.
금정산은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호포역에서 내려 올라가는 코스가 비교적 초행 산꾼에게는 좋다. 호포역에서 내려 공영주차장 쪽으로 나가면 임도에 개나리 벚꽃길이 산꾼을 반긴다. 산을 안내하는 이정표와 곳곳의 산행 안내 표식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다박다박 4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사진은 국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