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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6개월만에 선보인 순천대학교 종합박물관 전경
▲ 박물관 2년6개월만에 선보인 순천대학교 종합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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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만 도시 전남 동부권의 문화와 역사를 총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1만여 년 전 고대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고 광범한 문화적 사료들을 발굴하고 수집·정리해 온 순천대학교 종합박물관이 8일 신축 개관식을 열고, 복합 문화 역사 교육기관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2년 6개월만에 완공된 박물관은 대지면적 30만9059㎡에 연건축면적 586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1994년 이후 순천, 광양, 여수, 보성, 고흥, 구례 등 전남 동부지역에서 학술 조사를 통해 얻어진 문화유적 성과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금귀걸이가 아직도 화려하다
▲ 금 귀걸이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금귀걸이가 아직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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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대학에 첫 박물관이 들어 선 이후 22년만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신축 박물관을 둘러 보자.

그동안 전남 동부지역에서 발굴 조사된 구석기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의 주요 유물을 전시한 2층 고고역사실과 강운 최승효 기증실.

고인돌, 가야 및 백제고분, 백제산성, 절터, 고문서 등이 전시된 이 역사실에서는 옛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중점적으로 조명해 볼 수 있다.

여수 화장동에서 출토된 화려하고 정교한 비파형동검과 옥을 비롯해 순천 조례동, 용당동, 광양 용강리 고인돌 유적이 한 눈에 들어 온다.

특히 가야계 고분인 순천 운평리 고분군은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엽에 전남동부지역이 대략 50여년간 가야영향권(경남 진주 함양, 전북 장수 지역 등)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자료로, 사료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릇을 받치는 쓰임새로 사용됐다.
▲ 기대 그릇을 받치는 쓰임새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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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계에선 전남동부지역은 마한시대에서 백제시대로 넘어 갔다는 게 통설로 여겨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제가 전남지역으로 진출한 시점(512년) 이후의 정치상황을 보여주는 광양 용강리 고분군, 6-7세기대의 백제산성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순천검단산성, 여수 고락산성, 광양 마로산성 등도 둘러 보아야할 유물이다.

6세기때에 축성된 백제후기의 석성으로 밝혀진 검단산성 내부에서는  집수정(물을 모아 하류로 보내는 큰 우물 )이 축조 당시 원형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백제시대의 목제 삽, 도끼, 화살촉, 창 등도 세월을 무색케 할 정도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검단산성은 그 구조와 유물이 탁월해 국가사적으로 지정돼있다.

백제시대 사용되던 것으로 순천검단산성에서 출토됐다.
▲ 나무 바가지 백제시대 사용되던 것으로 순천검단산성에서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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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시대 나무 삽으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 목제 삽 백제시대 나무 삽으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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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모아 다시 하류로 흘러 보내는 큰 우물이다
▲ 집수정 물을 모아 다시 하류로 흘러 보내는 큰 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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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룡사지, 장흥 보림사, 순천 금둔사지 등 절터도 볼거리다.

한 발짝 건너 강운 최승효 기증실로 가보자.

각종 서화작품을 비롯해 조선후기 유명화가들의 산수화 및 화조화, 한말 이후부터 해방직후까지의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보고가 다양하다.

강운 기증 유물가운데 빠뜨려서는 안 될  매천 황현선생의 사료들이 눈에 띈다.

매천 황현 선생은 조선왕조 최후의 대표적 시인이자 문장가로 1910년 일제에 의해 나라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식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절명시 4수와 유서를 남긴 채 독약을 마시고 자결 순국한 애국지사.

석정 이정식과 매천이 구안실에 모여 지은 시
▲ 구안실회작 석정 이정식과 매천이 구안실에 모여 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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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애국지사 매천 선생은 지리산 자락의 모덕봉 아래에 자리잡은 전남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서석마을 출신으로 과거에 급제하고도 벼슬길을 단념하고 구례 월곡마을에서 매천야록, 오하기문 등 저술에 전념했다.

지사의 기개를 굽히지 않고 장렬히 순직한 선생의 발자취에선 의로운 삶과 정의를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매서운 채찍질이 느껴질 정도다.

서화류, 간찰 등 무려 650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들이 모인 이 기증실은 순천 출신 고 최승효(전 광주문화방송 회장) 선생이 평생동안 수집한 자료들을 유가족들이 박물관에 선뜻 기증하면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양원옥(사범대학 영어교육과 교수) 박물관장은 "전남 동부 지역의 유일한 종합박물관 면모를 갖춘 만큼 더욱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유물 유적조사를 통해 이 지역 역사를 더욱 심층있게 조명해 갈 것"이라며 "특히 지역민들이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실물을 통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개방하고, 지역민 중심의 전통문화 교육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개관식은 8일 오후 3시 박물관 1층 현관 앞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태그:#박물관, #순천대종합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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