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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된 반달가슴곰 'NF-10'.
 폐사된 반달가슴곰 'NF-10'.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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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달가슴곰이 또 죽었다. 벌써 8마리 째다. 이번에는 지난 1월 새끼곰을 낳았던 어미 곰이 죽은 채 발견되어 더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어미곰(NF-10)이 지리산 해발 1100m 고지 동면굴 주변에서 폐사한 것을 지난 달 31일 오후 4시경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폐사한 어미곰 주변에서 새끼곰이 발견 되지 않아 계속 수색중이라고 발표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폐사한 반달가슴곰 활동을 촬영한 무인카메라 확인 결과, 해빙기에 눈이 녹고 빗물이 스며들어 동면굴에 습기가 차자 바깥의 낙엽을 계속 긁어모으고 새끼곰을 데리고 나와 몸을 핥아주는 등 정상적인 양육활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는 "동면굴이 물에 흥건히 고이는 상황에 이르자 결국 다른 동면장소를 찾아 약 150m 이동하여 활동 중 과도한 신체에너지 사용으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새끼를 낳은 뒤 데리고 나오는 어미곰.
 지난 1월 새끼를 낳은 뒤 데리고 나오는 어미곰.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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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정동혁 수의사는 "폐사한 개체에 별다른 외상흔적이 없으며 지방층이 거의 없는 신체 상태를 고려할 때, 새끼양육과 과도한 활동으로 탈진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일반적으로 동면중에 아무것도 먹지 않는 상태에서 새끼곰을 낳은 어미곰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새끼에게 젖먹이는 활동이외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폐사한 어미곰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실종된 새끼곰을 찾기 위한 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고지대 현장의 기상여건을 고려할 때 어미곰이 없는 상태에서 먹이부족과 추위로 새끼곰이 살아 있을 확률은 거의 없으며, 다른 야생동물에 의해 희생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새끼곰을 낳은 또 다른 어미곰은 현재의 동면지역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면하기 위해 낙엽을 긁어모으는 어미곰.
 동면하기 위해 낙엽을 긁어모으는 어미곰.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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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을 방사하는 사업은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 지리산에 방사됐다가 죽은 반달가슴곰은 현재까지 모두 8마리며, 1마리는 실종된 상태다. 그동안 곰은 밀렵꾼이 설치해 놓은 올무에 의해 죽거나 산을 다니다가 추락해 죽기도 했다.

또 북한에서 수입했던 어미곰 1마리는 방사는 하지 않고 사육장에 있다가 지난 해 5월 다른 곰과 다툼 끝에 상처를 입고 죽었으며, 지난해 7월 2일 1마리가 산청지역에서 폐사했다.

지리산에는 현재까지 15마리(실종 1마리 포함 안됨, 새끼곰 미포함)가 방사됐는데, 이번에 1마리가 죽으면서 14마리로 줄어들었다.


태그:#지리산,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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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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