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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밤8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2009 '지구를 위한 시간(Earth Hour)'은 잘 보내셨나요??

* http://www.voteearth2009.org/home/

최악의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깨어있는 전세계 도시와 시민들이 전등 스위치를 내리고, 촛불을 밝혀 지구와 인류의 공존을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전세계 주요도시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남산타워, 두산타워 등의 불이 꺼졌다고 합니다.

전세계 네티즌-블로거가 함께한 'Vote Earth'

올해 '지구를 위한 시간'은 "지구를 위해 투표하세요!(Vote Earth)"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되었습니다. 전세계인이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로 사라지고 짓밟히는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위해 그 의지를 모아 '지구적인 투표'를 하라는 의미였습니다. 캠페인에 동참의사를 밝힌 전세계 네티즌-블로거는 총 12,439명에 이릅니다.

전세계 네티즌과 블로거들도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
 전세계 네티즌과 블로거들도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
ⓒ vote earth 홈페이지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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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2009 '지구를 위한 시간' 소식은 일찍 접했지만 뒤늦게 블로그를 통해 전하면서, 메타블로그 올블로그 등에 이번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는 난데없는 제안을 27일 했습니다. 너무 촉박하고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측에서는 메인에 '지구를 위한 투표' 배너를 달아주기도 했습니다.

블로그칵테일 운영팀은 "좋은 취지의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좀 더 일찍 알게 되었더라면 좀 더 홍보에 도움을 드릴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앞으로도 좋은 캠페인이 있으면 저희쪽으로 메일 보내주시면 검토하고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말까지 남겨주었습니다.

나름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전지구적인 운동인 '지구를 위한 시간' 캠페인을 알린 뒤, 시간맞춰 방의 불도 끄고 블로그도 로그아웃하고 노트북도 끄고 저녁 7시30분께 똑딱이 카메라와 손전등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국내에서 이번 캠페인에 서울시와 창원시가 참여한다 했는데, 혹시 제가 살고 있는 인천은 어떨까 싶어 철마산 정상에 올라보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난개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인천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9인천세계도시축전' 등을 준비하면서 '80일간의 미래도시' '명품도시'라 선전하고 있어, 지구를 생각하는 전세계적인 도시들과 어떻게 다른지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에 올랐다.
 지구를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에 올랐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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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명품도시' '미래도시'가 될 수 없는 이유?!

집 뒷편의 오솔길을 따라 철마산 능선으로 향하는 길은 그리 어둡지 않아 손전등을 켤 필요가 없을 정도였고, 어둠이 내려앉은 숲은 바람조차 불지 않고 인적이 없어 참으로 고요했습니다. 다만 산 아래 마을에서 뿜어나오는 요란한 불빛들이 숲의 휴식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수많은 불들이 빛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서해 바다에서 세차게 불어오기 시작한 서늘한 산바람을 피하며 정상에서 '지구를 위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개발-성장에 의한 탐욕과 쾌락으로 물든 불빛들은 사그라들지 않고 더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철마산에서 내려다본 계양구 부평구 일대
 철마산에서 내려다본 계양구 부평구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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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시간이 다가왔지만, 탐욕과 쾌락의 불빛들은 더 거세졌다.
 지구를 위한 시간이 다가왔지만, 탐욕과 쾌락의 불빛들은 더 거세졌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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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을 밀어내고 산 아래까지 치고 들어온 신도시-택지개발로 치솟은 고층아파트단지에서 유흥업소가 밀집한 상가지대에서 삽질이 한창인 청라경제자유구역에서도 전등 스위치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그 아쉬움에 '인천이 호주 시드니처럼 전세계인이 찾는 유명한 도시가 되기란 어려울 듯 싶다'란 생각이 요란한 불빛들을 응시하다 문뜩 떠올랐습니다. 이는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의 주인이라는 시민들이, 지구를 위해 한 시간도 할애하거나 투자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치와 의식, 행동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내 고장 인천, 2010년 '지구를 위한 시간'에는 지구환경을 위해 한 시간만 투자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겉모습만 요란해서는 절대 세계적인 도시 '명품도시'가 될 수 없을테니까요! 부탁합니다!!

숲과 논밭을 밀어낸 뒤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곳곳에 불이 켜져있다.
 숲과 논밭을 밀어낸 뒤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곳곳에 불이 켜져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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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심곡동-연희동 일대
 인천 서구 심곡동-연희동 일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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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 #지구를위한시간, #철마산,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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