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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 릴레이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 릴레이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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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등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인천의 진산'.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로 얼마남지 않은 녹지생태계와 숲을 간직하고 있어 수많은 인천경기 시민들이 찾아 쉬어가는 계양산.

소중히 아끼고 보존해야 할 계양산에 계양구-인천시-롯데재벌은 한통속이 되어 4년째 골프장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천시민들은 지난 3월 2일부터 다시 하느재고개 올라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4년째 인천시민들은 계양산을 롯데골프장으로부터 지켜내고 있다.
 4년째 인천시민들은 계양산을 롯데골프장으로부터 지켜내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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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1차 100인-100일 릴레이 단식농성에 이은 2차 단식농성 현장을 21일(토) 찾았습니다. 릴레이 단식농성 20일째인 이날은 화창한 봄날을 맞아 계양산을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산을 찾은 사람들은 따스한 봄으로 초록생명이 움트기 시작한 숲과 맑은 공기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계양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는 산림청 소속 협회 사람들이 '산불조심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고, 곳곳에 소풍을 나왔는지 초등학생들로 붐볐습니다.

아이와 함께 산을 찾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겹다.
 아이와 함께 산을 찾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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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데이'를 맞아 초등학생 아이들도 계양산을 찾았다.
 '헬스데이'를 맞아 초등학생 아이들도 계양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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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예방도 좋지만 산 자체를 파괴하는 막개발부터 막아야...

오가는 등산객을 붙잡고 '산불예방' 서명에 동참해 달라는 분들을 보면서, '산불보다 숲과 산을 파괴하는 개발행위 자체를 막는데 힘을 기울여야 하는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불예방도 정말 필요하지만 '녹색성장'이란 괴상한 구호아래 전국 곳곳의 그린벨트를 풀어가며 숲과 산 자체를 없애고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특히 '경제살리기'란 미명하에 수도권 주변 그린벨트를 무분별하게 해제하고 있어, 야생동식물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숨통마저 옥죄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수도권내 대기질은 엉망이고 녹지는 남아나질 않는데 저러고들 있습니다.

산불예방도 등산매너도 좋지만 숲과 산을 지키는게 우선이 아닐까?
 산불예방도 등산매너도 좋지만 숲과 산을 지키는게 우선이 아닐까?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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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점점 사라지는데 등산객만 늘어간다...
 산을 점점 사라지는데 등산객만 늘어간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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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잡동사니로 배부른 베낭을 짊어메고 사뿐사뿐 계단을 오르면서 나들이 나온 많은 등산객들과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발을 옮기며 골프장과 각종 개발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계양산의 봄을 찬찬히 느껴보았습니다.

산정상에 흉물스럽게 우뚝 솟은 송신탑에 시선이 꼽힌 순간 '산은 점점 사라지는데 등산객만 늘어나는구나!'란 암울한 생각도 스쳐 지나갔습니다. 봄기운에 살짝 땀을 흘려가며 오른 하느재고개에서 만난 릴레이 단식농성 중인 시민과도 이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계양산, 탐욕스런 골프장 안돼!

이날 릴레이 단식농성은 인천 부평구에 살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나준식님이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양산에서 자리를 펴고 오가는 시민들에게 골프장 반대서명을 받고 있던 그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데 정작 계양산은 골프장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겨울에는 솔직히 날이 추워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하기가 어려웠는데, 즐겨찾는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봄바람에 단식농성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그는 정상에서 내려온 초등학생 아이들과도 안면이 있었습니다. 인천 당산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었는데, 학교에서 '헬스데이'라는 것을 해서 계양산에 선생님과 찾았다 합니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근린공원은 모두 인천시가 포기할 수 있는 문제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근린공원은 모두 인천시가 포기할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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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골프장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계양산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골프장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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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계양산 품에 든 아이들도 이 곳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놀라고 분해하며, 서명에 동참했고 용돈을 쪼개어 모금도 했습니다. 한 여자아이는 나준식님에게 "저 150원 모금했습니다. 기억해주세요!"라며 응원을 보내고 친구들과 함께 산을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미래세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계양산을 재벌에게 넘길 수 없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고 "힘내세요!"라는 인사를 전한 뒤 고개를 내려왔습니다.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의 어리석음과 욕심 때문에 인천 계양산이 골프장과 경인운하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군당국은 군사시설보호구역내 골프장 '부동의' 입장 고수해야...

하오니 인천 시민 여러분!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이자 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인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한강유역환경청 현장실사를 앞두고 누군가에 의해 골프장 예정부지내 도롱뇽과 개구리까지 떼죽음 당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23일)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는 안양 비산동에 있는 수도군단사령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양산의 운명을 쥐고 있는 군당국이 롯데골프장에 '부동의'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인천시민위는 성명에서 "공군활주로를 3도 틀어 제2롯데월드를 지어주겠다고 했던 국방부가 골프장을 위해 사격중지 명령을 내리고, 계양산을 3도 틀어 골프장을 허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반복하지 마라!'고 경고했습니다. 대다수 인천 시민들의 골프장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돈과 권력 앞에선 군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경계하고 지켜볼 일입니다.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 때문에 자연과 아이들의 미래가 망가지고 있다.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 때문에 자연과 아이들의 미래가 망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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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 아고라에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임에도 골프장 개발을 막무가내로 추진해 온 롯데에게 '부동의' 입장을 표해온 군 당국이 '제2롯데월드'처럼 하지 말라는, "국방부님! 롯데에게 충성 그만하세요!"란 이슈 청원(서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69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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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계양산, #롯데골프장, #단식농성, #인천시,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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