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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민들레가 활짝 폈다.
▲ 민들레 봄의 전령 민들레가 활짝 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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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나가보니 며칠째 봄비가 내려 땅거죽이 축축해진 까닭에 겨우내 잔뜩 웅크렸던 민들레가 일제히 노오란 꽃잎을 달고 섰다. 여러해살이 풀 민들레는 추운 겨울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서 잎을 땅 위에 착 붙이고 있다가 봄이 오면 잎을 곧장 들어 올린다. 그리고 잎 틈새로 꽃을 피운다. 볕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든 잘 자란다. 줄기가 없고,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며, 옆으로 퍼지는 앉은뱅이꽃이다.

민들레는 안질방이·도끼밥·씬나물·씬냉이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원래는 씀바귀를 씬내이 혹은 씬냉이라고 부르지만, 경상도에서 '씬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경상도지방에서 씬내이라고 부르는 식물은 씀바귀는 물론이고, 먹어서 쓴 나물종류 전부를 '씬내이' 혹은 '씬냉이'라 일컫는다. 또한 경상도 지방에서는 민들래종류나 씀바귀종류는 물론, 고들베기도 씬내이라 부른다.

앉은뱅이꽃 민들레, '씬내이' '고들빼기'

민들레는 뿌리가 땅속 깊이 자라기 때문에 짓밟혀도 잘 죽지 않으며, 줄기가 부러지면 젖빛 즙이 나온다. 이 즙은 매우 쓰기 때문에 가축들이 잘 먹지 않는다. 민들레를 고채(苦菜)라고도 부르는데, 매우 쓴 즙을 지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이른봄에 들을 노랗게 뒤덮어 만지금(滿地金)이라고도 부른다.

경상도에서는 민들레를 '씬내이' 혹은 '고들빼기'라 부른다.
▲ 고들빼기 경상도에서는 민들레를 '씬내이' 혹은 '고들빼기'라 부른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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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지만, 요즘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서양민들레(T. officinalis)를 민들레보다 더 흔히 볼 수 있다.
▲ 서양민들레 민들레는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지만, 요즘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서양민들레(T. officinalis)를 민들레보다 더 흔히 볼 수 있다.
ⓒ 박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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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지만, 요즘에는 외국에서 들어온 서양민들레(T. officinalis)를 민들레보다 더 흔히 볼 수 있다. 서양민들레와 민들레는 거의 비슷하나, 서양민들레의 경우 두상꽃차례를 감싸는 꽃받침대(총포) 중 바깥쪽에 있는 것들이 뒤로 젖혀져 있는 데 비해 민들레는 모든 꽃받침대들이 곧게 서 있다.

예전부터 민들레는 구황식물의 하나로, 이른봄에 어린잎과 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는다. 쌉쓰레한 맛이 잃었던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뿌리는 가을이나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서도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조려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흔히 민들레를 씬내이라고 부른다. 씀바귀도 마찬가지다.
▲ 씬내이 경상도 지방에서는 흔히 민들레를 씬내이라고 부른다. 씀바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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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꽃이나 뿌리로는 술을 담근다. 꽃이나 뿌리에다 2∼2.5배의 소주를 부어서 20일쯤 두면 담황색으로 우러난다. 여기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한두 달 숙성시켰다가 조금씩 마시면 강정·강장제로 효과가 있다. 민들레를 유럽에서는 채소로 많이 먹는다. 프랑스 요리에 민들레 샐러드가 있다.

씁쓰레한 씬내이, 잃었던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

서양에서 민들레로 만드는 요리가 열 가지도 넘는데, 이중에서 민들레 커피는 오래전부터 인기가 좋다.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 커피와 비슷하여 '민들레 커피'라고 부른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 같은 유해물질도 없으며, 습관성·중독성도 없을 뿐더러 영양이 풍부하고 몸에 매우 유익하므로 한번 널리 마셔 봄직하다.

민들레는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유럽, 아메리카의 인디언들까지도 중요한 약으로 썼다. 옛 의서를 찾아봐도 민들레에 대한 기록이 적지 않을 만큼 여러 질병에 효과가 뛰어난 약초이다. 위염을 다스리고 암세포를 죽이며, 간은 보호하고, 머리카락을 검게하는 민들레, 우리나라 천지에 깔려 있는 것이 민들레이지만 사람들은 민들레가 그리 중요한 약재인 줄을 모르고 지낸다.

예전부터 민들레는 구황식물의 하나로, 이른봄에 어린잎과 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는다. 씁쓰레한 맛이 잃었던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 민들레 예전부터 민들레는 구황식물의 하나로, 이른봄에 어린잎과 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는다. 씁쓰레한 맛이 잃었던 식욕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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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서양에서 건너온 서양 민들레가 대부분이다.
▲ 민들레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서양에서 건너온 서양 민들레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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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쓰며, 열로 인한 종창·유방염·인후염·맹장염·복막염·급성간염·황달에 효과가 있다. 열로 인해 소변을 못 보는 증세에도 사용한다. 민간에서는 젖을 빨리 분비하게 하는 약제로도 사용하는 소중한 식물이다.

민들레는 여러 질병에 효과가 뛰어난 약초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으나, 서양 민들레보다는 토종 민들레, 흰꽃이 피는 흰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서양에서 건너온 서양 민들레가 대부분이다.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으나, 서양 민들레보다는 토종 민들레, 흰꽃이 피는 흰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어나다.
▲ 흰꽃민들레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으나, 서양 민들레보다는 토종 민들레, 흰꽃이 피는 흰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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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을 잘 쓴다. '일편단심 민들레'에서 말하는 민들레는 바로 토종민들레다. 그런데 토종 민들레는 서양 민들레와는 달리, '토종 민들레'끼리만 화분을 수정한다. 그래서 일편단심 민들레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민들레는 모두 서양민들레다. 토종 민들레는 설 자리를 잃고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오죽이나 귀화식물이 많은 까닭이다.   


태그:#민들레, #토종민들레, #서양민들레, #구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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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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